산포로산행기 301

[겸재 그림 길 (67) 한벽루] 으뜸경치 청풍은 물에 잠기고 겸재 그림만 남았으니

[겸재 그림 길 (67) 한벽루] 으뜸경치 청풍은 물에 잠기고 겸재 그림만 남았으니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겸재의 그림을 따라 한강을 거슬러 오른 지도 긴 시간이 지났다. 행호관어의 현장 행주나루에서 출발하여 한강을 거슬러 올라 지난 회에는 황려호의 여주를 거쳤다. 당연히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겸재의 많은 그림이 그려지고 남았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렇지를 못하다. 훌쩍 건너뛰어 겸재의 그림 따라 도착한 곳은 청풍(淸風)의 한벽루(寒碧樓)다. 뚱딴지같이 별안간 청풍 한벽루라니, 우리 땅에 청풍명월(淸風明月)도 아니고 청풍이란 땅이 있었던가? 그렇다. 청풍이라는 꿈 같은 고장이 있었고 지금도 조금 남은 자투리땅이 제천시 청풍면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1985년 충주호가 세워지면서 2000년 ..

산포로산행기 2024.11.22

[매월당 싯길 (11) 소요산] 이성계 눈물, 매월당 발길 어려 더 붉은 소요산 단풍

[매월당 싯길 (11) 소요산] 이성계 눈물, 매월당 발길 어려 더 붉은 소요산 단풍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한탄강 남쪽 함밭이 마을을 떠난 매월당은 신천(莘川) 개울을 따라 남으로 내려온다. 나뭇잎들이 이미 붉게 물든 가을날이었다. 이 길은 우리 시대에 372번 지방도를 거쳐 368번 지방도로 이어진다.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연천 청산면 면소재지인 초성리에 닿는다. 경원선 초성리역이 있었는데 전철화가 된 이후에는 역이 옮겨가 청산역이 되었다. 예전에는 모두 양주 땅이었지만 이제는 초성리를 경계로 북쪽은 연천, 남쪽은 동두천이 되었다.이어 368번 지방도는 끊기고 3번 국도에 흡수된다. 모두 신천을 끼고 내려오는 길인데 매월당도 이 길을 따라 내려왔을 것이다. 이렇게 내려오다 보면 우리 ..

산포로산행기 2024.11.16

[겸재 그림 길 (66) 황려호] 여주 신륵사의 흑마(驪)와 재갈(勒)에 얽힌 사연들

[겸재 그림 길 (66) 황려호] 여주 신륵사의 흑마(驪)와 재갈(勒)에 얽힌 사연들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오늘은 이제까지 만났던 겸재 그림과는 사뭇 다른 그림과 접한다. 제(題)하여 ‘황려호(黃驪湖)’다. 황려호는 여주(驪州)를 흐르는 남한강을 이르는 지명이다. 행호(幸湖), 동호(東湖)에서 보듯 강의 유속이 느리고 그 폭이 넓어 마치 호수와 같은 강이라서 황려강 대신 황려호라 했다.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여주를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게 바뀌어 왔다. 골내근(骨乃斤), 황효(黃驍), 영의(永義), 황려(黃驪), 여강(驪江), 여흥(驪興), 여성(驪城), 황리(黃利) 등을 거쳐 여주(驪州)가 되었다. 이곳 지명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글자가 여(驪) 자이다. ‘검은 말’을 뜻하는 글자라 한다. 검..

산포로산행기 2024.11.08

[겸재 그림 길 (65) 독백탄 ③] 새재는 새가 넘는 고개일까, 새(新) 고개일까

[겸재 그림 길 (65) 독백탄 ③] 새재는 새가 넘는 고개일까, 새(新) 고개일까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지난번에 이어 예빈산 ~ 운길산 종주길을 이어간다. 적갑산 능선길을 내려와 운길산 능선길로 접어드는 안부가 고개4거리인데 여기에서 남쪽 계곡 길을 내려오면 조곡(鳥谷)골을 지나 운길산역에 닿는다. 이 남쪽 고갯길을 언제부터인가 새우젓고개라 부르고 있다. 반면 고개사거리 북쪽 길로 잠시 가면 천마지맥의 적갑산 능선과 갑산 능선이 이어지는 안부가 있는데 이 고개는 새재고개라 부르고 있다.그 길로 내려가면 도심역으로 향한다. 한편 옛 지도를 보면 이 위치쯤 되는 곳의 고개 이름을 시유치(時踰峙)로 표기하고 있다. 이제는 이 지역에 이런 이름의 고개가 없으니 의미나 유래를 알기는 어렵다. 그런..

산포로산행기 2024.11.02

[겸재 그림 길 (64) 독백탄 ②] 독백탄 위 산줄기를 걷는 구름길 20km

[겸재 그림 길 (64) 독백탄 ②] 독백탄 위 산줄기를 걷는 구름길 20km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겸재의 독백탄은 남종면 쪽 한강에서 족잣여울(족자섬, 두물머리) 방향을 바라보며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는 이들의 시각은 여울의 물과 섬, 그리고 주변 강가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이 그림의 또 한 부분은 그림의 배경을 이루는 산줄기이다. 독백탄도(獨柏灘圖) 위에 걸어 갈 산길을 표시해 보았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산행은 산줄기를 이어 가는 산행이다. 백두대간과 9정맥 길, 지맥 길을 이어 종주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산줄기를 이어 가는 산행은 가슴 설레는 레저가 되었다. 히말라야 트레킹, 돌로미테 트레킹 등등 해외 유명 트레킹과 아울러 우리 산줄기를 이어가는 트레킹이 백두대간..

산포로산행기 2024.10.26

[매월당 싯길 (10) 한탄강을 건너서] 매월 지난 함밭이에서 신라가 당군을 격파?

[매월당 싯길 (10) 한탄강을 건너서] 매월 지난 함밭이에서 신라가 당군을 격파?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보개산 심원사를 떠난 매월당은 개울길을 따라 한양을 향해 발길을 남으로 돌렸다. 아미천(峨嵋川) 길이다. 아미천은 고대산 남쪽 골짜기 이름 없는 샘에서 발원한 물줄기와, 보개산 석대암 지장샘에서 발원한 두 물이 합쳐 아미천을 이루어 남쪽으로 흐르는 물길이다. 굽이굽이 흐르니 구곡천(九曲川)이라고도 하고, 열두 구비를 흐른다 하여 열두 구비 개울이라고도 한다. 그 물가로는 매월당의 시대에도 사람들이 살았을 것이고 지금도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다. 잘 알려진 마을은 동막리(東幕里)인데, 아미천의 유명한 물놀이 유원지이다.언젠가부터 이 마을에서 독을 구우니 독막(甕幕)골이 되었는데 후세에 오..

산포로산행기 2024.10.18

[겸재 그림 길 간다 (63) 독백탄 ①] 북한강 산수와 남한강 습수가 만나는 ‘독백탄’

[겸재 그림 길 간다 (63) 독백탄 ①] 북한강 산수와 남한강 습수가 만나는 ‘독백탄’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오늘 찾아가는 겸재 그림 길도 경교명승첩 속 그림 독백탄(獨栢灘)이다. 지난 호(號)에 실은 녹운탄처럼 독백탄이라는 곳은 지도나 문헌 어디에도 없다. 요즈음의 지명으로 살피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치는 두물머리(兩水頭, 二水頭) 앞 두 물길이 합쳐 여울지던 그곳이었다. 지금이야 팔당댐이 물길을 가두어 잔잔한 호수가 되었지만 돌과 바위 바닥에 물결이 부딪쳐 사나운 곳이었다 한다. 그 시절 이 여울의 이름은 병탄(並灘)이었다. 두 물길이 어우러져 흐르는 여울이라는 뜻이었다. 병탄은 한자를 빌려 쓴 것일 터이고 분명 우리 아름다운 이름이 있었을 것인데 무어라 했었을까?지난 호에 소개했듯이..

산포로산행기 2024.10.11

[컬처투어] 동서양 아우르는 '춤의 정원'...고양무용페스타 무료공연

[컬처투어] 동서양 아우르는 '춤의 정원'...고양무용페스타 무료공연 ** 번개  가을 소풍ㅡ 가는 날 : 2024. 10/9 한글날ㅡ 모임 : 3호선 마두역 3출구 오후 2시ㅡ 소풍내용 : 호수공원 거북이 산책 3~4 키로쯤ㅡ '춤의 정원' 공연 감상,  아람누리 오후 4시 [이모작뉴스 최문섭 기자] 가을의 절정이던 10월 9일, 고양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된 '고양무용페스타'가 그 첫 막을 올렸다. 이번 페스타의 첫 번째 순서인 '춤의 정원'은 국내외 무용이 어우러지는 무용 공연 예술 축제이다.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이 공연은 1,887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동서양의 무용 예술을 한껏 선보였다.  고양무용페스타의 시작을 알린 '춤의 정원' 고양무용페스타는 고양시의 대표적인 무용단체인..

산포로산행기 2024.10.11

[겸재의 그림 속 길을 간다 (53) 압구정 ②] 압구정 아파트가 삼켜버린 ‘닥나무 섬’ 저자도

[겸재의 그림 속 길을 간다 (53) 압구정 ②] 압구정 아파트가 삼켜버린 ‘닥나무 섬’ 저자도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압구정 구지(舊址)를 나선다. 나서는 길에 강변 쪽 11동, 12동 지역을 돌아보고 나온다. 이 동들 바깥쪽으로 둑을 쌓아올리고 올림픽도로가 개설되어 있다.겸재의 압구정도를 보면 이 지점은 아마도 갈수기에는 모래펄이 되었다가 비라도 좀 오는 철에는 물길이 되었을 것이다. 겸재의 압구정도 두 점 모두 압구정이 있는 높은 대(臺) 아래는 한강 물길이다. 74동 앞은 그랬던 것이다.이 곳에 집 지을 터를 만드느라 한강에 오래오래 자리 잡았던 저자도(楮子島)가 애꿎게 수난을 당했다. 잠시 후에 이야기하겠지만 저자도를 파서 이 땅을 메우고 아파트를 세운 것이다. 요즈음 같이 환경에 ..

산포로산행기 2024.10.04

[겸재 그림 길 (52) 압구정(狎鷗亭) ①] 자연과 ‘압구’하랴던 한명회, 피비린내 정치만

[겸재 그림 길 (52) 압구정(狎鷗亭) ①] 자연과 ‘압구’하랴던 한명회, 피비린내 정치만 (문화경제 = 이한성 옛길 답사가) 코로나로 마음은 얼어붙어도 봄 길은 화사하다. 오늘은 겸재의 압구정도(狎鷗亭圖)를 찾아 길을 걷는다. 언제부터인가 압구정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집값이 서울에서 가장 비싼 동네라는 점이 되었으나 오늘은 그런 마음 내려놓고 겸재의 그림 따라 길을 나서 보련다.겸재의 압구정도는 두 점이 있다. 한 점은 간송미술관 소장본으로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그림인데, 한강과 중랑천이 합류하는 지점 언저리에서 지금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방향을 바라보며 그린 그림이다. 그러니까 동북 방향에서 비스듬히 서남을 바라보며 그린 것이다. 압구정(狎鷗亭)은 바로 지금의 현대아파트 구역 내 ..

산포로산행기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