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포로산행기

[산포로기행 이한성 교수님과 함께 하는 이야기가 있는 길. 7월은 인왕산(340m)을 오릅니다]

산포로 2018. 7. 30. 18:16

[산포로기행 이한성 교수님과 함께 하는 이야기가 있는 길. 7월은 인왕산(340m)을 오릅니다]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7월에는 가까이 갑니다. 인왕산(340m)입니다.


서울 시내 한 가운데 있으면서도 그 속속들이 인왕산의 깊은 속살을 아는 이는 드믑니다.
비교적 편안히 자락길을 가면서 우대(서촌)으로 흘러내리는 인왕산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살펴 보겠습니다.


그 산줄기와  물줄기 사이에는 많은 역사와 사람, 예술이 있었습니다.
겸재의 그림들, 위항문학의 산실, 장동 김씨들, 친일파 매국노들, 배고프던 시절의 예술인들..


이런 공부는 향후 여러분의 공부거리로 남겨 놓겠습니다.


이번 답사는 산줄기와 물줄기 중심으로 하겠습니다.
이것이 안되면 서촌공부는 아는 것 같은데 모르는 것뿐이 되기 쉽습니다.


1. 가는 날 : 2018년 7월 28일(토)
2. 거리 및 날씨 : 7km, 최고기온 영상 35도, 흐린 후 한때 소나기
3. 소요시간 : 오전 9시 30분~오후 2시(4시간 30분)
4. 가는 곳 : 인왕산(340m) 자락길
5. 모이는 곳/시간 : 경복궁역 2번 출구  역 안 쪽, 오전 9시 30분.
6. 준비물 : 물, 중식, 갈아 입을 옷, 썬글라스, 썬 크림.
7. 복장 : 편한 복장
8. 식사 : 참가가능자 답사 후 함께 합니다. 비용 1/n
9. 기타 : 1) 코스: 2번 출구~ 박노수 미술관 앞~ 누각골~ 육강현~ 택견수련지~ 수성동 ~ 자락길~ 윤동주 동산~ 창의문
           2) 진행속도는 일반 트레킹의 80% 수준으로 진행합니다.            
           3) 별도 회비는 없습니다
           4) 우리 이야기길의 목표는 健康과 즐거움이고 공부는 덤이니 편한 마음으로 오십시요 
           5) 답사 중에는 음주하지 않습니다.
           6) 혹시 가능하면  수성동 계곡,  백사실 계곡에서 손 한 번 씼고 가겠습니다.



겸재 정선(1676∼1759년)의 인왕제색도. 사진 출처 = 문화재청


조선후기 인왕산 기슭 옥류동에 살던 閭巷 文人(여항 문인) 張混(장혼, 1759~1828)의 시를 읽으며 그당시 인왕산을 나름 그려보기도 합니다.


答賓(답빈)                   손님께


曲折澗道長(곡절간도장)  휘돌고 꺽어지며 긴 시내 길
沙泥行滿屣(사니행만사)  걷노라면 모래진흙 짚신에 가득,
猶勝市陌間(유승시맥간)  그래도 저자거리보단 나으리
須髮結塵滓(수발결진재)  수염이며 머리에 먼지 덮어쓴.


白茅十餘屋(백아십여옥)  흰 초가집 십여 채
上帶靑山色(상대청산색)  위로 푸른 산색 두르고.
稍轉衖南頭(초전항남두)  골목 남쪽 어귀 살짝 돌아들면
門內雙杏碧(문내쌍행벽)  문 안에 두 그루 푸른 은행 보이지.


篱角妻舂粟(이각처용속)  울타리 곁엔 아내가 절구질

樹根兒讀書(수근아독서)  나무 밑엔 아이가 글을 읽지.
不愁迷處所(불수미처소)  찾지 못할까 걱정할 것 없네.
卽此是吾廬(즉차시오려)  여기가 바로 내 오막살이니.


이시는 조선후기의 여항 문인인 장혼(張混, 1759~1828)의 시입니다.


인왕산 기슭 옥류동에 있는 자신의 거처인 “이이엄(而已广)”을 찾아오는 방식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시입니다.


옥류동은 인왕산의 북쪽에 있었으며 장혼의 집은 저자거리 속세의 욕망으로부터 멀리 벗어난 곳 이이엄에 있었습니다.


“뿐이다(而已)”라는 뜻의 그의 당호 이이엄(而已广)은 중국 당나라 한유(韓愈, 768~824)의 시구에서 나오는데 그의 “평생의 소원(平生志)”이라는 글에서 정체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찌 언덕과 수풀의 아름다움뿐일까?

혼자 사니 낡은 거문고를 쓰다듬고 고서를 열람하며 그 사이에서 앉았다가 누웠다가 할뿐이고, 생각나면 산언덕을 산책할 뿐이고, 손님이 오면 술을 차리게 하고 시를 지을 뿐이고, 흥이 극에 달하면 휘파람 불고 노래할 뿐이고, 배고프면 내 밥을 먹을 뿐이고, 목마르면 내 우물물을 마실 뿐이고, 추위와 더위에 따라 내 옷을 입을 뿐이고, 해가 지면 내 집에서 쉴 뿐이다.

비 오는 아침 눈 내리는 낮, 저녁볕과 새벽 달, 숨어사는 삶의 신비한 맛은 바깥사람에게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말해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날마다 혼자 즐기다 자손에게 남겨주니 이것이 평생의 소원이다. 이렇게 하면 다일 뿐이다.

얼마나 오래 누리느냐 하는 것은 내 운명에 따를 뿐이다.

그러므로 내 오두막에 “뿐이고(而已)”를 편액으로 달 뿐이다.“


“뿐이고”를 후렴처럼 반복하는 이 글은 처절한 단념 끝에 도달한 달관에서 나오는 자족한 삶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발합니다.


옛 인왕산 길로 향합니다.














겸재 정선(1676∼1759년)도 이곳에 올라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습니다. 























1791년 6월 보름날에 옥계에 모여서 술 마시며 시를 짓는 모습을 李寅文(이인문, 1745~1821)이 그렸는데, 바로 "松石園詩會圖(송석원시회도)입니다. 솔숲 큰 바위에 "松石園(송석원)"이라 쓴 곳이 바로 이들의 모임 장소입니다. 題詩(제시)는 馬聖麟(마성린, 1727~1798)이 썼는데, 당시 마성린은 외교문서를 관장하는 承文院(승문원) 서리 출신으로 살림이 넉넉하여 위항시인들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였습니다.


우상에는 "古松流水觀道 人李寅文文郁 寫於檀園所(고송유수관도 인이인문문욱 사어단원소)라는 3행의 관지가 있습니다.


또한 마성린의 제시는


謙玄以後不(겸현이후불)  정선과 심사정 이후
見山水善畵(견산수선화)  산수 잘 그리는 이를 보지 못했더니
者矣今覽此(자의금람차)  이제 이 첩을 보니

松水亦(첩즉송수역)  고송유수관 역시첩
是名不虛傳(시명불허전) 
그 이름이 헛되게 전하지 않는 것을 알겠다.


입니다. -<이야기길에서>











- 이한성 동국대 교수


* 교통편 -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 걷기 코스 - 경복궁역 2번 출구~ 박노수 미술관 앞~ 누각골~ 육강현~ 택견수련지~ 수성동 ~ 자락길~ 윤동주 동산~ 창의문

※‘이야기가 있는 길’ 답사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함께 모여 서울 근교의 옛절터 탐방을 합니다. 3, 4시간 정도 등산과 걷기를 하며 선인들의 숨겨진 발자취와 미의식을 찾아가니, 참가할 분은 comtou@hanmail.net
(CNB저널 = 이한성 동국대 교수) (정리 = 정의식 기자)


cnbnews 제401호 이한성 동국대 교수⁄ 2014.10.23 09:16:36
http://cafe.daum.net/storyroad1/IpOw/4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