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연륜 더할수록 깊어지는 '노인의 지혜' 왜?
상식·언어이해·판단력과 관련
결정형 지능, 나이들수록 강화
꾸준한 운동은 뇌기능 활성화
노년이 되면 두뇌의 능력이 저하된다는 통념과 달리, 노인들의 두뇌가 젊은 사람들의 두뇌보다 더 현명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토론토대 심리학과 린 해서(Hasher)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 파티에서 상대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두뇌 기능이 저하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우리 몸의 다른 부분처럼 늙으면 반드시 두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고 믿는다. 노인들의 지적 기능이 젊은 사람보다 퇴화해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몸은 나이 들면 그 기능이 심각하게 위축된다. 시력이 젊을 때를 100%라고 할 때 서서히 감퇴해 40대 초에는 90% 이하로 기능이 떨어지며 70, 80대에는 30%의 기능만을 가진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노인이 되면 뇌의 기능도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떨어질 거라고 믿는다. 과연 노인이 되면 두뇌의 지적 기능이 떨어질까?
우리가 아는 지적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으로 추리능력, 연산능력, 기억, 도형지각능력 등 경험과 무관한 지능이고, 다른 하나는 결정형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으로 어휘, 일반상식, 언어이해, 판단과 같이 경험, 훈련 및 교육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발달, 축적되는 문화적 지능이다.
사람이 어릴 때는 유동형 지능이 우세해 수학계산과 추리를 잘하고 기억력이 우수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결정형 지능이 강화되고 오히려 나이들수록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미국의 유명한 노화학자 애칠리(Atchley)는 주장한다.
오래전부터 계속된 지능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대 중반부터 70대 중반까지 지능의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 지능검사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언어의 이해력을 검사해보면 20대 중반보다 50대 중반에서 언어의 이해력이 풍부해지고 80대까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사람의 지능은 한창 배우고 경험을 익혀야 할 어리고 젊을 때 큰 역할을 하는 유동형 지능이 있고 나이 들어가면서는 사회생활과 일상적인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꼭 필요한 판단력의 기초가 되는 결정형 지능이 점차 활성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노화되더라도 사람의 지능은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문학, 과학, 예술 분야의 업적을 낸 유명인의 업적 형성 시기가 40대에서 70대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Wayne Dennis의 연구)
그러나 나이 들어가면서 누구나 이런 지적 건강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많은 노인들에게서 지적 기능이 쇠퇴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우리 주변에 그런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건강관리의 미흡과 질병으로 설명된다. 건강하지 못할 때는 정상보다 지적 기능이 빨리 쇠퇴한다. 흔한 이유는 동맥경화증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작은 중풍들이 발생한 경우나 알코올 중독, 치매 등이다. 이럴 경우 대뇌의 판단과 사고 기능이 저하되고 신체 운동능력도 감소한다.
불행히도 뇌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뇌 손상의 예방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평소에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은 몸의 심폐 기능뿐만 아니라 뇌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조경환·고려대 의대 교수 입력 : 2008.05.30 16:05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30/20080530009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