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바이러스 초고감도 검출 기술 개발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핵산의 절단 및 중합 연쇄반응 시스템을 활용해 RNA 바이러스의 표적 RNA를 초고감도로 검출하는 새로운 등온 핵산 증폭(NESBA, Nicking and Extension chain reaction System-Based Amplification)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주용 박사과정, 김효용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 (Nanoscale)'에 2021년도 24호 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지난달 16일 선정됐다. (논문명: Ultrasensitive version of 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 (NASBA) utilizing nicking and extension chain reaction system, 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1/nr/d1nr00564b#!divAbstract)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Pandemic)을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한 표준 진단 방법은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qRT-PCR)이다. 이러한 표준 분자진단 방법은 면역진단 방법과 비교해 진단의 정확도는 매우 우수하지만 정교한 온도 조절 장치가 필요하고 진단에 드는 시간이 길어 장비의 소형화에 제약이 있으며 전문 진단 설비가 갖추어진 대형 병원 또는 전문 임상검사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핵산의 절단 및 중합 연쇄반응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 초고감도의 신개념 등온 핵산 증폭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별도의 온도 변환 과정 없이 동일 온도에서 표적 바이러스의 RNA를 초고감도로(검출 한계: 1 아토 몰 (aM)) 매우 신속하게(20분 이내)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 나스바(NASBA, 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 등온 증폭 기술에 절단효소 인식 염기서열이 수식된 프라이머를 도입함으로써, 절단효소 및 DNA 중합효소 활성을 기반으로 T7 프로모터를 포함하는 이중가닥 DNA를 지수함수적으로 증폭할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표적 RNA를 기존의 NASBA 기술에 비해 100배 이상 향상된 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서,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의 유전 RNA(genomic RNA)를 별도의 전처리 없이 매우 신속하고 고감도로 검출함으로써, 기술의 실용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현장 검사(POCT) 기술로서의 높은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현규 교수는 "이번 신개념 등온 핵산 증폭 기술은 현재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들을 신속하게 조기 진단 할 수 있는 분자진단 시스템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큰 기술ˮ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으며, 현재 코로나19의 임상 샘플 테스트에서도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프런티어사업과 경남제약(주)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최근 해외 유입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AI, SARS, MERS, 및 COVID-19)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및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그 중, RNA 바이러스는 DNA에 비해 돌연변이 발생이 빈번하며 높은 감염성으로 인해, 신속하고 정확한 검출을 통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체외시료 내 미량으로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정확한 검출 및 분석을 위한 고감도 분자진단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 (qRT-PCR)을 이용한다. 이러한 분자진단 방법은, 면역진단 방법에 비해서 진단의 정확도는 매우 우수하지만 정교한 온도 조절을 위한 고가의 분석 장치 및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여 현장에서 신속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진단기기의 소형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진단 설비가 갖추어진 대형 병원 또는 전문 진단 센터 등의 의료시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온도 조절 장치가 필요로 하는 PCR 기반 기술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 검사(POCT) 기술에 필요한 소형화를 구현할 수 있는 대체 기술인 등온 핵산 증폭 기술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등온 핵산 증폭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RNA 검출 방법 중 하나로, 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NASBA)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방법은 등온 조건(41 ℃)에서 표적 RNA로부터 T7 프로모터를 포함하는 이중가닥 DNA 생성 후, T7 RNA 중합효소의 전사 반응에 의해 표적 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갖는 RNA 산물이 대량으로 생성되는 반응을 기반으로 하며, 상기 생성된 RNA 산물은 다시 반응의 기질로 사용됨으로써 증폭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RNA 산물 생성 반응이 오직 T7 RNA 중합효소의 전사 반응에만 의존한다는 단점이 있어, 표적 RNA로부터 T7 프로모터를 포함하는 이중가닥 DNA가 생성되는 반응의 효율이 낮을 경우, 이는 착오 신호(false signal)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팀은 핵산의 절단 및 중합연쇄반응 시스템에 의해서 구동되는 초고감도의 NASBA 반응을 이용하여 표적 RNA를 검출하는 새로운 등온 핵산증폭 기술인 NESBA 기술을 개발하였다.
2. 연구 내용
핵산의 절단 및 중합연쇄반응 시스템을 활용하여 RNA 바이러스의 표적 RNA를 초고감도로 검출하는 새로운 등온 핵산증폭 기술인 NESBA 기술은 크게 두 가지의 증폭 반응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기존 NASBA 기술에 절단효소 인식 염기서열이 수식된 프라이머를 도입함으로써, 절단효소 및 DNA 중합효소 활성을 기반으로 T7 프로모터를 포함하는 이중가닥 DNA의 지수함수적 증폭 반응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증폭된 이중가닥 DNA는 T7 RNA 중합효소의 전사 반응에 의해 RNA 산물을 대량으로 생성하게 되고, 이는 다시 반응의 기질로 사용됨으로써 다시 증폭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반응의 최종 결과물인 단일가닥 RNA 산물에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형광물질이 수식된 프로브가 결합하여 강한 형광 신호를 냄으로써, 표적 RNA를 초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다.
3. 기대 효과
이 연구에서 개발된, 초고감도로 표적 RNA를 등온에서 증폭할 수 있는 NESBA 기술은 기존의 핵산 증폭 기술 대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해당 기술은 등온에서 반응하기 때문에, 별도의 온도 조절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진단 장비의 소형화 및 경량화에 유리하다. 둘째, 해당 기술은, 핵산의 절단 및 중합연쇄반응 시스템을 활용하여 기존 기술에 비해 매우 높은 증폭 효율로 표적 RNA를 검출할 수 있다. 셋째, 해당 기술은 표적 유전자 서열에 따라 프라이머를 재설계함으로써 다양한 병원체를 진단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이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RNA 바이러스 유래 질병을 초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보다 높은 범용성 및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크게 활용될 수 있다.
생명과학 KAIST (2021-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