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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2024] “제약·바이오 산업, 금리 인하 기대감”… 글로벌 제약사들 신약 연구 늘린다

산포로 2024. 1. 9. 09:47

[JPM2024] “제약·바이오 산업, 금리 인하 기대감”… 글로벌 제약사들 신약 연구 늘린다

JP모건, 개막식서 “헬스케어 시장 자금 조달 회복”
BMS·노바티스 등 M&A 확대
“암·당뇨·비만·자가면역·신경계 질환 파이프라인 강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개막한 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이 입장객으로 붐비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허지윤 기자

 

“제약·바이오 부문의 인수합병(M&A) 거래가 빠르게 소화되기 시작했다.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부문의 M&A가 지속될 것이며, 자금 조달이 회복되기에 좋은 시점에 있다.”

 

마이크 가이토(Mike Gaito) JP모건 글로벌헬스케어 투자금융 총괄은 8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올해는 금리가 내리고 시장이 안정되면서 전반적으로 강한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막이 오른 ‘제42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부문 투자 행사로 손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매년 1월 개최하는 행사로, 세계 주요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기업들의 새해 주요 계획과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미래 성장성과 경영·투자 방향성 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올해는 세계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올해 행사 참가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오전 7시 15분 시작되는 개막식을 앞둔 약 30분 전부터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신흥 바이오 기업, 전문 투자자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정장 차림의 참가자들이 2층 그랜드볼룸 행사장으로 모여들었다. 행사장 안은 9~10명씩 약 800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 나열돼 있는데, 행사가 시작되자 만석이 됐고, 행사장 뒤편 입구 쪽에 서서 발표를 듣는 청중도 다수였다.

 

◇ “금리 인하 수혜…당뇨·비만·면역질환 분야 혁신 기대”

 

올해 현장에서는 헬스케어 투자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란 전망과 기대 섞인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마이크 가이토(Mike Gaito) JP모건 글로벌헬스케어 투자금융 총괄은 “의료기기·진단·제약 서비스 부문의 펀더멘털이 상당히 견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또 한 번 어려운 해를 보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상장한 많은 회사가 성숙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헬스케어 부문이 2023년 하반기 매우 좋은 반등이 있었고, (올해) 지속적인 강세로 인해 올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적인 거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이토 총괄은 “당뇨병과 비만, 자가면역질환 및 중추신경계(CNS)질환 등과 같은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혁신에 의해 M&A 활동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은 거시경제 환경이 약간의 변동성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약가 인하 공약 등의 이슈가 부각될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글로벌 빅파마, M&A·파트너십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리더의 메인 트랙 발표에서도 각 기업의 파이프라인 강화하기 위한 투자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메인 트랙 첫 발표주자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Bristol Myers Squibb)였다. 크리스 보너 BM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수 사례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우리의 초점은 무엇보다도 파이프라인을 발전시키고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인공지능(AI)·머신러닝과 같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보너 BMS CEO. /BMS

 

지난해 연말 M&A 시장을 달군 BMS가 올해도 추가 인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BMS는 지난해 12월 신경과학 분야 신약개발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와 방사성의약품(RPT) 개발기업 레이즈바이오(RayzeBio)를 잇달아 인수했다. 같은 달 중국 바이오기업 ‘시스티뮨(SystImmune)’이 개발 중인 ‘이중특이항체 ADC’ 신약 후보물질 ‘BL-B01D1′을 도입했고, 이에 앞서 국내 바이오기업 오름테라퓨틱에 총 1억8000만달러(약 2364억원, 선급금 1억달러 포함) 규모의 급성골수성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인 ‘ORM-6151(BMS-986497)’을 확보했다.

 

이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조단위 수익을 거둬왔던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에 따른 위기 대응 전략이기도 하다. BMS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의 특허는 2025년 만료되고, 2028년에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특허 보호가 끝난다.

 

한 참가자가 JP모건을 통해 ‘BMS가 지난 몇 달 동안 M&A에 적극적이었는데, 성장성 해결에 대한 절박감이 더 커진 것을 의미하느냐’고 질의했는데, 보너 CEO는 “우리는 내부적으로도 훌륭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가진 훌륭한 R&D 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는 외부 환경과 소스의 혁신을 계속 내부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생명공학 기업 노바티스는 새로운 인수 및 파트너십 체결 소식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노바티스는 이날 네덜란드 바이오 회사 칼립소 바이오테크(Calypso Biotech)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칼립소는 다양한 면역질환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CALY-002′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계약에 따른 선급금 2억5000만달러(약 3294억원)를 칼립소에 지급하며, 추후 1억7500만달러(약 2356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날에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아이소모픽(Isomorphic)과 AI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이소모픽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선급금으로 3750만달러(약 495억원)이 지급됐다.

 

이날 발표 무대에 오른 바산트 나라시만 노바티스 CEO는 이를 언급하면서 “노바티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6000억 달러에 달하는 15개의 전략적 거래를 진행했다”며 “포트폴리오를 계속 구축하기 위해 20억 달러 미만의 공간에서 광범위한 거래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바티스의 경우 항암제를 개발한 주요 제약기업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를 사들이고 있는 것과 달리, 방사성리간드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전략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사성리간드 치료법은 특정 표면 분자를 가진 암세포를 표적할 수 있는 리간드(단백질 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링커로 연결한 약물을 투여해 방사선에 의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법이 암세포 주변에 인접한 건강한 정상세포들을 손상시키는 반면, 이 치료법은 암세포만을 표적한다.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노바티스 전경. /로이터

 

나라시만 CEO는 노바티스가 ADC 투자 유혹에 어떻게 저항했느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우리의 주요 전략 중 하나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고, 노바티스는 방사성리간드 치료법(radioligand therapies)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성리간드 요법이 일부 ADC에 비해 안전성이 더 뛰어날 수 있다”면서 “올바른 표적을 찾을 때 안전성 문제없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꽤 넓은 범위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암젠은 항암제뿐만 아니라 비만·심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브래드웨이 암젠 CEO는 비만 치료 신약 연구 개발과 관련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대해 고민 외에도 인간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하에 체중 감량 유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GLP-1 계열 약물은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글루카곤 분비를 줄여 혈당 수치를 낮추고 동시에 간에서 당 분비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어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약물 임상 연구에서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비만치료제 개발 열풍으로 이어졌다.

 

브래드웨이 암젠 CEO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크기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주주에게 수익을 창출하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 기술과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개막 첫날 메인 무대에 오른 글로벌 초대형 제약사들이 기술 이전 및 연구 개발 협력 사례로 국내 기업을 거론하기도 했다. BMS는 오름테라퓨틱스를, 노바티스는 종근당(118,300원 ▲ 1,100 0.94%) 기술 이전 물질은 언급했고, 존슨앤드존슨(J&J)은 유한양행(64,900원 ▲ 500 0.78%) 폐암 신약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시험 3상인 마리포사(MARIPOSA) 연구를 거론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이날부터 11일(현지 시각)까지 열리며, 세계 의료 시장을 좌우하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제약 바이오 기업 리더들이 직접 주요 파이프라인과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다. 이날 개막식에 이어 BMS와 노바티스, 암젠, 존슨앤드존슨(J&J), 리제네론, 화이자, 모더나, 머크, 다케다 등의 발표가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조선비즈(chosun.com) 샌프란시스코(미국)=허지윤 기자 입력 2024.01.09 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