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해구신과 노화방지
구약성서 열왕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이스라엘의 다비드 왕이 불로장수하기 위하여 젊은 처녀를 데리고 잤다고 한다: “ 다윗 왕이 나이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아니 한 지라 그 신복들이 왕께 고하되 우리 주 왕을 위하여 젊은 처녀 하나를 구하여 저로 하여 왕을 모셔 봉양하고 왕의 품에 누워 우리 주 왕을 모셔 봉양하고 왕의 품에 누워 우리 주 왕을 따뜻하시게 하나이다. 하고 이스라엘 사방 경내에서 아리따운 동녀를 구하다가 수넴여자 아비삭을 얻어 왕에 데려 왔으니 이 동녀는 심히 아름다운자라 저가 왕을 봉양하고 수종하였으나 왕이 더불어 동침하지 아니 하였더라”
다비드왕의 체온이 떨어져서 몸이 추웠다면 장작을 때어서 실온을 올리면 되는 것이므로 이 열왕기가 정말로 뜻하는 것은 젊은 처녀와 자리를 같이 함으로서 그가 호흡하는 공기 속에 포함되는 “젊음”의 엣센스를 흡수하고 장수하겠다는데 그 진실이 있다.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다비드왕 같은 호색한이 젊은 처자를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플레이보이 잡지를 창간한 휴 헤프너는 시카고 교외에 자리 잡은 그의 호화주택에 이른바 플레이걸이라는 젊은 미혼의 미녀들을 수십 명 모아놓고 플레이보이 클럽 남자 멤버들과 친지들과 같이 아름다운 음악, 댄스, 음식으로 호화파티를 열어서 구가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다비드왕 처럼 “젊음”의 엣센스를 맛보자는 것이라 하겠다. 노인들이 젊은 남녀들과 자리를 같이하고 섹스를 함으로서 젊음을 되찾으려는 것을 제로코미(Gerocomy)라 한다. 그 동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 하나는 젊은 여성과 행동을 같이함으로서 젊음을 함께 느끼고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노화를 지연 시키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젊은 이성과 섹스를 하면 성기를 통하여 “젊음”의 엣센스, “젊음”의 정기가 흘러 들어온다는 믿음이다. 섹스가 불안이나 긴장을 풀어내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서 일시적인 수명연장에 효과가 있으나 젊은 이상과의 섹스에 의하여 젊음이 돌아온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미신이라 하겠다.
과거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성정력이 “젊음”의 근원이라 믿어 왔으며 그 엣센스가 남자의 고환 즉 불알 속에 있다고 믿어왔다. 19세기말 독일 겟팅겐대학의 아놀드 벨트루트 박사는 고환 이식과 고환 엑스트랙트 주사에 의하여 사람에서 노화방지 요법을 시작하였다. 벨트루트 박사는 거세된(고화를 제거함) 수탉의 복강 안에 다른 수탉에서 분리한 고환을 이식 하였더니 이 거세된 수탉이 다시 암탉을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고환이식이 남성을 되찾는 길 이오 노화 방지의 길이라 믿은 것이다. 그는 노인들에게 고환 엑스트랙트 주사를 시행하여 노화 방지에는 효과가 없었으나 다른 의미로는 근대 호르몬 요법의 창시자
가 되었다.
19세기 프랑스의 생리학자 샤르르 브롱세칼은 인도양의 작은 섬인 모리셔스섬에 태어나고 의사가 된 다음 하버드 교수와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 교수가 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브롱세칼 교수는 파리생물학회에서 정액 (semen)속에 신경계를 비롯한 신체 각 기관에 활력을 주는 물질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브롱세칼 교수는 72세 인 자신이 개의 고환 엑스트랙트를 10번에 걸쳐서 피하주사 하여 성불능이 치유되었고 평상시의 피로도 많이 없어졌다고 하였다. 그리고 오줌의 방사 거리를 측정하여서 주사후의 오줌 방사거리가 주사전 보다 적어도 20% 길어졌다고 하였다. 이 브롱세칼의 고환 엑스트랙트의 기적적인 효과는 일반대중이 오래 믿어 왔고 엉터리 의사나 가짜 의사의 좋은 수입원이 되었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알렉산더 폰펠은 고환의 유효성분을 정제하여 스펠민이라 이름하고 약으로 시판하고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현대과학의 눈에서 보면 이러한 고환 엑스트랙트 즉 남성 호르몬을 추출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아니한다. 고환에서는 남성호르몬을 만들면 즉시 혈류로 내어 보내어서 고환 자체에는 전혀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고환 엑스트랙트는 무의미한 단백질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해구신”이란 정체불명의 약(?)이 강장정력제 라는 이름으로 시판이 되고 있고 심지어는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에서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다. 해양 동물 인 해구 즉 물개가 하렘처럼 많은 암놈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정력이 왕성하리라는 믿음아래 그러한 해구의 수놈 성기와 고환을 건조시켜서 정력 강정제로 쓴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짓과 잘못된 생각과 믿음이 팽배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정력회복, 불로장수를 가져오는 생약과 생물제제가 수없이 시장에 나와 있어서 바로 사용되어야 할 의료비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텔레비전을 켜면 10개가 넘는 홈쇼핑 채널에서 로얄제리, 영지버섯, 재배산삼, 녹용 등의 그 약효가 전혀 실증되지 않은 생약, 생물제제 광고가 24시간 방송되고 이에 혹한 소비자가 막대한 금액을 헛되이 낭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구우(물개 피부에서 뽑아낸 기름)를 강장제라 파는 경우가 있는데 동물기름이 보약으로 쓰인다는 것은 사기꾼의 속임수의 하나라 하겠다. 동물 지방이 정력 강장이나 노화방지에 효력이 있다는 선전에 넘어가서 이를 사서 먹는 일반 대중에 대한 교육을 널리 시행함으로서 민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