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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디지털 치료기기 시대 개막, 기대감과 과제 공존

산포로 2023. 12. 20. 09:25

[2023년 결산] 디지털 치료기기 시대 개막, 기대감과 과제 공존

임상 패러다임 변화, 치료 기회 확대 전망…의료체계와 연계, 가격 책정, 절차 간소화 고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전세계적으로 고령화와 동반한 만성질환 발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기관에서의 일시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지속적인 관리‧치료가 요구되는 가운데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3세대 치료요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35억 3,729만 달러로 연평균 약 20.6%의 성장률 예상되며 2030년까지 약 235억 6,938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도 첫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로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질환과 질병의 치료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임메드가 개발해 제조 품목허가를 신청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제품명 Somzz)를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3월 15일 허가했다.

 

이 제품은 불면증 환자가 모바일 앱이 제공하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함으로써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에임메드의 만성 불면증 개선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 화면

 

대한디지털치료학회 김재진 학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은 “이번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로 불면증 환자 치료 기회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다양한 질병에 의약품 이외에 새 치료 수단으로써 임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웰트가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WELT-I’도 허가를 획득했다. 인지행동치료를 환자의 수면 패턴에 따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웰트가 불면증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수면 효율을 유의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효율은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 정량적 지표이다.

 

하지만 성장세를 바라보는 기대감만큼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산업브리프를 통해 △현 의료시스템과 연계 구축 △제삼자 보상이나 보험 체제 마련 △DTx에 대한 적절한 가격 책정 △지속적인 사용을 위한 제품 디자인 및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진흥원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소비자 제공 및 데이터 관리 등 미정인 부분이 많다”며 “얼마나 효율적으로 현 의료체계와 연결될 수 있는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디지털 치료기기는 환자가 직접 사용해야 그 효과를 바랄 수 있는 만큼 동기를 가지고 일관적‧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한 질병을 타깃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또한 그를 가능케 하는 적절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웰트의 만성 불면증 개선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 화면

 

한편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가 전통적 의료기기 규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다양한 규제혁신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진입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에서 신의료기술평가가 진입을 막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거세게 질의한바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문제 인식에 동의하고,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경우는 건강보험 임시 등재를 허용하는 등 이제 가이드라인을 8월에 바꿨다”며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그 다음에 이러한 절차 간소화가 더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건강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혁신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도 “의원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디지털 치료기기와 비침습적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계속 확대를 하겠다”며 “최근에 식약처장과 만나서 식약처 허가 과정에서 임상적 유용성까지 판단해 안전하다고 허가하면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의학신문(bosa.co.kr)  오인규 기자 입력 2023.12.19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