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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가짜 마약과 파킨슨병

산포로 2008. 2. 11. 13:04

 

1982년 캘리포니아 주 사크로멘토 근처에서 파킨슨병의 운동장애 증세를 일으킨 20-40대 의 젊은 환자가 7명이 발견되었다 (파킨슨병은 50대 이후에 발병 한다). 마약중독자가 히로인-유사 가짜 마약을 만들어 팔았는데, 약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무엇인지 잘못하여 사람의 뇌에 극히 해로운 신경독이 섞인 파우더를 만들어서 판 것이다. 그 파우더를 정밀검사 하였던바 신경독인 MPTP (1-메칠-4-페닐- 1,2,3,6 테트라하이드로 피리딘)가 소량 들어 있었다. 발견된 환자 7명 외에도 120~500명 의 사람들이 소량의 이 가짜 마약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며 그 중에서 최근에 20명이 역시 가벼운 파킨슨병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가짜 마약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10년, 20년이 지나서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되고 있다.

 

파킨슨병(Parkinson disease)은 노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신경계 질환으로, 50대에 주로 발병하고 60세 이상에서는 발병률이 2%이다. 미국에서는 2억 인구 중에 50만 명 즉 400명 중에 한 명 꼴로 파킨슨병이 발병한다. 세계적으로 10만 명 중에 한 사람의 발병률을 보이고 한국에서는 1000명의 환자 가 있는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병리 부검하여 조사해 본 결과 중뇌에 있는 흑질 (substantia nigra)의 멜라닌 색소를 가진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대량으로 죽어 있는 것이 판명되었다. 도파민성 신경세포는 대뇌의 중앙에 위치한 선조체 (corpus striatum)란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에 신경 말단이 연결되어 있어 흑질-선조체 연락계라 불리며 손, 발 등의 운동 계통을 조절한다. 따라서 흑질의 신경세포가 죽어 버리면 손, 발 등 사지 운동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오랫동안 치료약이 없어서 고생했는데, 1960년대 중반에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부족한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하여 전구 물질인 엘도파를 투약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증세가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엘도파를 5년 이상 계속 사용하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심하게 발생한다. 최근에는 심부뇌자극 (DBS, deep brain stimulation)의 수술로 치료효과가 양호하다. 이것은 극소 전극을 뇌심부에 이식하고 미량의 전기로 자극하 여 신경세포를 억제하는 것으로 한국에서도 4년 전 부터 보험이 적용되어 이미 400 케이스가 넘었다. 파킨슨병의 말기가 되면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파킨슨병에서 보는 흑질의 신경세포 파괴원인이 대뇌피질이나 해마의 콜린성 신경세포를 파괴하여 발생하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MPTP 중독으로 인하여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 두 사람에게 6~8주일 태아의 중뇌 신경 조직을 이식한 결과 임상 증상이 극적으로 가벼워졌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약 중독에 의한 파킨슨병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태아의 뇌 조직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300케이스가 된다고 보고 되어 있다. 우연한 사건으로 발견된 MPTP를 원숭이에게 주사하여 파킨슨병과 똑같은 증상을 볼 수 있었고, 최근 나는 미국의 공동연구자와 이 MPTP 파킨슨병 모델 원숭이에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이식하여 질병치료에 성공하였다, 지난 7월 PNAS 란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이 발표 되었다.

 

http://bric.postech.ac.kr/biotrend/batong/article_detail.php?nNum=5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