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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뇌의 노화

산포로 2008. 2. 11. 12:39

 

노화의 특징은 신체를 구성하는 체세포 수가 감소하고 세포기능 그 자체도 저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계통이나 외계와의 관계를 조절하는 면역계의 기능도 저하된다. 개체의 죽음은 심장, 신장, 간, 혈관, 뇌 등의 각종 장기의 기능 저하에 의해서 일어나고 그 가운데서 가장 짧은 수명을 가진 장기의 기능 저하와 사멸에 의해서 그 개체의 죽음이 일어난다. 세균 같은 단세포생물에는 좋은 환경아래에서는 계속해서 세포분열을 하지만 나쁜 환경에서는 죽어버린다. 이 같이 단세포 생물에서는 생(生)과 사(死) 두 가지 조건만 존재하고 다세포 생물에서 보듯 노화 란 현상이 없다. 개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가 하나의 통일된 증식이나 대사를 수행함으로써 생존할 수가 있기 때문에 각 세포가 제멋대로 증식하지 못하게 하는 조절 기능이 갖추어져 있다. 이 조절기능이 깨어지면 세포는 무한히 증식을 계속하고 개체의 통제가 완전히 깨어진다. 이것이 바로 암이다. 따라서 노화의 시스템은 암 발병 방지시스템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사람 과 같은 다세포 생물이 그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상처 입은 세포를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노화한 조직이나 장기에서는 상처 입은 병든 세포를 제어하는 기능이나 상처 입은 세포를 고쳐서 보상하는 기능이 크게 저하 되어 있다. 이렇게 다세포 생물에서 생존기구에 문제가 있을 때 이것을 노화라 한다.

 

뇌의 노화가 다른 장기에서의 노화와 다른 이유는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가 다른 체세포와 달라서 분열해서 증식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즉 신경세포가 상처를 입거나 죽게 되면 재생하는 능력이 없다. 세포에는 테로미어 라는 세포의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세포내 구성구조 가 있어서 테로미어의 길이가 세포의 수명을 결정한다. 따라서 어린아이 체세포의 테로미어는 노인 체세포의 테로미어에 비하여 크게 길고 세포가 증식 할 때 마다 단축이 된다. 그러나 사람 신경세포의 테로미어는 젊은 사람이나 노인이나 알츠하이머병·치매 환자에서나 그 길이가 같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체세포의 수명을 결정하는 테로미어는 뇌의 신경세포의 생사나 노화와 관계가 없다. 신경세포의 죽엄에는 급성사의 경우에는 뇌의 영 양을 조절하는 혈관의 장애에 의한 것이 많고 만성사의 경우에는 활성산소 (프리라디칼) 나 신경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공장) 기능저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죽엄에는 아포토시스 (apoptosis, 자멸사)와 네크로시스 (necrosis, 괴사)의 두 가지가 있어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만성 신경변성질환에서는 아포토시스 그리고 급성으로 일어나는 뇌졸중이나 뇌외상에서는 네크로시스에 의한 신경세포사가 주체가 된다. 뇌의 노화에서는 아포토시스가 대단히 중요하다. 신경세포의 세포대사가 급격하게 저하되면 세포막의 기능이 상실되고 세포막이 터져서 세포질이 밖으로 세어나와서 세포의 붕괴가 일어난다. 이것이 네크로시스 (세포괴사) 이다.

 

최근에 세포가죽을 때에 네크로시스 이외에도 아포토시스 (자멸사) 라는 다른 양식의 세포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포토시스는 세포의 내인성 메카니즘에 의해서 세포가 가진 세포사 시스템이 가동되어서 일어나는 세포의 죽엄이다. 아포토시스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신경변성질환 에서의 신경세포사나 노화에 따른 신경세포사에서 특히 중요하다. 아포토시스를 시작하는 혹은 억제하는 여러 가지 분자 제어시스템이 밝혀짐에 따라서 신경 변성질환이나 노화의 진행을 억제하고 그 과정을 늦추어 지연시키는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http://bric.postech.ac.kr/biotrend/batong/article_detail.php?nNum=5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