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10세에 시력 잃는 희귀유전질환 치료법, 유전자 교정 복제 양으로 찾는다

산포로 2022. 10. 11. 09:47

10세에 시력 잃는 희귀유전질환 치료법, 유전자 교정 복제 양으로 찾는다

영국 로슬린연구소 연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희귀 소아유전질환인 '바텐 병'의 치료단서를 얻기 위해 유전자를 교정한 실험용 양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복제된 양은 바텐 병의 원인인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기존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치료법의 효과를 시험하는 데 사용됐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로슬린연구소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을 사용해 바텐 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 ‘CLN1’의 결함이 있는 양의 복제에 성공했다.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바텐 병은 통상 4~10세 소아에게서 발병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시력 약화로 10세쯤에 시력을 잃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 저하, 근육경직, 수면장애 등이 나타나며 이같은 합병증으로 20세 이전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흔하다.

 

바텐 병은 세포 내 기관인 리소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병한다. 리소좀은 세포에 쌓이는 노폐물이나 지방질을 분해하거나 재활용하는 기관이다. 유전자 중에는 리소좀의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로이드단백질(CLN) 유전자들이 있는데 이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리소좀의 기능이 저하된다. 바텐 병은 돌연변이가 생긴 CLN 유전자의 종류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CLN 유전자 중에서도 CLN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세포에 쌓인 이물질이나 노후화된 세포를 재활용하는 기능에 특화됐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사용해 CLN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양을 만들었다. 양의 난소를 추출해 CLN1 유전자에 변형을 가한 뒤 실험용 양에게 이식해 유전자 결함을 가진 양들을 낳게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에게 CLN1 유전자가 이물질 분해를 위해 생성해야 하는 효소를 주입했다.

효소를 주입한 양들은 병의 증상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효소의 적당한 주입량과 가장 적절한 주입 경로도 알아냈다.

 

앞선 쥐 실험에서 효소를 주입하는 방법은 CLN1 유전자가 맡은 분해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쥐의 경우 인간에 비해 장기의 크기가 너무 작아 연구결과를 치료제 개발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조나던 쿠퍼 미국 워싱턴의대 교수는 “양을 사용한 이번 실험은 쥐 실험에서 확인되지 않은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더 큰 장기를 가진 동물 실험을 통해 올바른 장소에 알맞은 양의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2.10.10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