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TV프로그램처럼"… 캠핑 붐
최근 거세진 캠핑에 대한 관심은 TV의 영향이 크다.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한동안 외국을 찾아가는 각종 프로그램이 봇물이더니, 최근에는 TV 프로그램들이 앞다퉈 국내 캠핑 여행을 소재로 선택하고 있다.
요즘 인기 정상인 KBS 2TV < 해피선데이 > 의 '1박 2일' 코너의 역할도 크다. 6명의 연예인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박 2일, 때로는 2박 3일 동안 여행을 하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은 최근 코너 시청률 30% 이상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박 2일'의 매력은 무엇보다 일반 대중이 평범하게 떠날 수 있는 캠핑 여행을 대리 체험하게 한다는 데 있다. 최소한의 준비만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일들이 시청자들에게 '진짜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1박 2일'의 나영석 PD는 "젊었을 때 여행가면서 모든 걸 다 준비하고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깨끗한 숙박시설 대신 텐트에서 자고 가끔 밥을 굶기도 한다. 그런 느낌을 그대로 살리다보니 시청자들이 몰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박 2일'의 출연자들이 야참으로 라면을 끓여 먹으면 시청자들 역시 "TV를 보다 참지 못하고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캠핑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농촌의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농사일을 도우면서, 도시인들에게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MBC 프로그램 < 무한도전 > 에서는 정반대로 출연자들이 MBC 본사 건물에서 1박 2일 동안 시간을 보내는 도심 속의 캠핑 여행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려한 자연 경관을 찾아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 무리를 지어 방송사 곳곳을 돌아다니고, 텐트 앞에서 야참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정겨운 분위기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의 '간다 투어' 역시 이경규 김구라 등 중년의 MC들이 산사 체험 등을 하는 캠핑 여행의 재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레저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기도 했지만, 캠핑 여행은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다양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얼리티 쇼 형식이 유행인 요즘 방송 트렌드와도 어울린다"며 "특히 시청자들은 TV에서 캠핑 여행을 보며 사라져가는 공동체문화를 대리체험하고, 직접 캠핑을 떠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