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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은 세계 몇 등일까

산포로 2011. 1. 21. 11:59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은 세계 몇 등일까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 이모저모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S&T FOCUS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IT 제품들은 세계시장에서 일류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사회 인프라나 경제적인 성과에서는 정보화 사회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인데, 과학기술 경쟁력의 상징인 노벨상 수상은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 어쩌면 우리의 객관적인 과학기술 수준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것은 아닐까? 과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역량은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일까?

과학기술 부문의 객관적·종합적 평가체제의 구축

과학기술력을 평가하기 위해 기존에는 주로 국제경영개발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연감(보고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IMD의 경우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국가경영능력 평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WEF는 ‘국가의 지속적 성장 잠재력 평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즉 이 두 체제는 전반적인 국가경쟁력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종합적인 평가가 미흡하다. 더욱이 과학기술 경쟁력과 관련된 평가항목 중 설문조사 비중이 높아 응답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순위변동이 심하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IMD나 WEF 평가로는 과학기술분야만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 과학기술혁신역량을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2004~2005 2년간의 사전연구를 거쳐 과학기술혁신역량지수(COSTII, COmposite Sciencd and Technology Innovation Index)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2006년도부터 본격적인 평가를 실시해 왔다.

COSTII는 2004년도 ‘국가혁신평가지표 개발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가과학기술혁신시스템(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을 상시적으로 진단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데 필요한 지표의 개발·운용 필요성을 배경으로, 선진국들이 개발하여 운용중인 기술혁신지표를 조사·분석하고, NIS 개념에 입각하여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지표에 대한 개념 및 세부 측정항목을 설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개발됐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온 COSTII는 과학기술의 종합적 진단 모형이라는 취지에 맞게 NIS에 기초하여 전주기적 활동을 5개 부문(자원, 환경, 네트워크, 활동, 성과), 31개 지표(정성지표 5개, 정량지표 26개)로 구성하고, OECD 30개국을 대상으로 비교·분석하여 지수 및 순위를 산출했다. 적용된 자료는 OECD, IMD, WEF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최신 국제 통계 자료고,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종합적 검토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

2010년도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의 개선 사항과 결과

올해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는 5년간의 진행과정을 평가하고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동안 면밀한 검토를 통해 지표체계를 개선하고, 데이터 분석 및 평가 적용방식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했다.

31개의 세부지표 중 13개 지표에 3년전 자료를 사용하던 것을 2년전 자료를 적용하여 시의성을 높였고, 연도나 항목에 따라 분석기준이 들쭉날쭉하던 것을 일관성 있게 통일하여 객관성을 높였다. 기존 분석에서는 OECD, IMD, WEF 등 원천자료가 변경되더라도 평가 완료된 과거의 데이터에 변경하여 적용하지 않았지만 금년도 평가에서는 5개년 전부를 업데이트하여 적용했다. 또한 특허출원 건수를 기준으로 하던 것을 특허등록 건수로 적용함으로써 기술경쟁력에 보다 더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일부 세부지표를 개선했다.

방법론 및 세부지표의 변화로 인해 올해 평가결과에서는 2006~2010년의 전체 데이터를 수정한 결과 순위에 다소 변동이 있었다. 기존 순위와 지수가 변했지만 이는 방법론이 변한 결과일 뿐, 종전의 지표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즉, 바뀐 기준에 따라 연도별로 일관된 방법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일 뿐 객관적인 과학기술성과가 변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IMD나 OECD 등이 지속적으로 5년전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실시된 2010년도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OECD 30개국 중 11위를 차지하였고, 미국, 스위스, 일본, 핀란드, 독일이 각각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이들 중 일본을 제외한 국가는 5개 평가부문이 모두 OECD 평균 이상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결국 최상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자원이나 성과뿐 아니라 기반이 되는 환경과 네트워크 등 전 부문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역량지수(COSTII)는 11.671점(31점 만점)으로 OECD 전체 국가 평균인 10.311점보다 높은 수준이며, 1위국 미국과의 COSTII 지수 차이는 ’06년 10.394, ’07년 9.440, ’08년 9.328, ’09년 9.122, ’10년 8.576점으로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문별로는 우리나라는 활동부문이 7위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환경부문은 21위로 5개 부문 중 가장 역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총연구원수(5위), GDP대비 연구개발투자 총액 비율(4위), 연간 특허수(4위)와 같은 양적 투입·성과나 물적 인프라에서는 상위권에 해당하지만, 기업간기술협력(24위), GDP대비(해외+외국인) 투자비율(27위), 기술수출액(20위), 연구원1인당 SCI 논문수 및 인용도(30위) 등 국내외 협력 및 연구 성과의 질적 측면에서는 지속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다.


강점 부문의 질적 전환 및 약점 부분의 적극적 개선

이번 평가 결과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77전략(2012년까지 GDP 대비 5% R&D 투자달성, 7대 분야 중점 육성, 7대 과학기술강국 실현) 중 과학기술투자 확대,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육성, R&D기획 및 성과확산 시스템 선진화 등에 공을 들인 결과로서 과학기술정책이 자원, 활동, 성과 부문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다 부각되고 있는 ‘창업활동’이나 ‘기업간협력’ 항목은 매우 저조한데, 향후 기술이전 등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과학기술 활동의 저변이 되는 ‘지원제도’, ‘문화’ 항목 등도 지속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는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점인 연구인력에 대한 처우가 아직은 다소 열악하고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투자가 미흡하다는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

특히 5개 부문 중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환경 부문은 제도적 뒷받침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제고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역량에 대한 적극적인 대내외 홍보를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할 숙제이다.

교과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10년도 평가 결과(2010.12.9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보고)를 기초로 다각적인 심층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실천과제를 2011년 2월까지 도출할 예정이다. 향후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 수립, 특히 중장기적인 기반 역량 강화의 중요한 지침이 되고 우리와 비슷한 경로를 걷는 동아시아 국가의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과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제공: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 |

글: 주혜정(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보분석실 부연구위원) 사진: 동아일보 DB

저작권자 2011.0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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