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로 에너지 문제 해결
리튬·태양전지, 인체이식 배터리, 고효율 단열재 등
대한민국 녹색기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지난 2009년 ‘나노기초·원천 중기전략’을 통해 향후 5년 간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할 7대 중점분야 35개 그린 나노후보기술을 선정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교과부가 지원을 확정한 연구과제는 ▲ 반도체 공정 기반 고효율 나노선 열전소자·모듈 기술개발 ▲ 그린환경 공간 확보를 위한 바이러스 포집·제거용 나노복합소재 개발 ▲ 하이브리드 형 III-V 나노선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등이다.
이들 연구과제들은 나노 기술이 최첨단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공정은 물론,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나노기술의 적용 범위는 예상을 뛰어넘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나노코팅기술은 신개념의 기술
지난 2월 9~12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1 녹색기술 포럼’에서 이 나노반도체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이중기 KIST 에너지본부 책임연구원은 이차전지용 음전극 표면 나노코팅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나노코팅이란 10억분의 1m의 나노 수준에서의 코팅기술을 말한다.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나노방수페인터는 나노 수준에서 물방울을 밀어내는 연잎의 성질을 재현한 것이다.
이 박사는 “이 기술을 이차전지에 적용, 효율을 크게 높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는 최근 전기자동차에 적용되면서 용량과 수명을 늘리고, 안전성을 높이는 등의 과제가 도출되고 있다. 이차전지를 전기자동차에 적용할 경우 고출력, 안전성, 수명 등에 있어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것.
이 박사는 “그러나 나노코팅기술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기술을 반도체에 적용할 경우 노트북, PC 등의 CPU(중앙처리장치)를 고속화해 소비전력량을 줄일 수 있으며,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 적용할 경우 기능을 다양화, 소형화, 슬림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이 코팅기술은 기존 코팅의 개념을 넘어선 신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차전지에는 비활동(inactive) 물질을 코팅하거나 물리적·화학적으로 결합시켜 부피팽창을 방지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현재 개발 중인 방식은 충·방전 시 발생하는 부피 팽창·수축 현상을 자체 구조로 완화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소재 자체의 형상제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론용량을 100%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의 안정된 사이클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박사는 이에 대해 “전기자동차, IT제품은 물론 로봇, 인공위성 등에 사용하는 각종 기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첨단기술로 향후 에너지, 자원 문제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 장착이 가능한 인체이식용 배터리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이창희 교수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나노 복합구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태양전지란 스위스의 그렛젤(Graetzel) 박사가 매우 싼 가격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색소증감형 그레텔 셀이라 습식 태양전지를 제안한데서 비롯됐다.
태양전지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교수는 “나노 복합구조기술을 활용할 경우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 안효준 교수는 “현재 인체 이식이 가능한 융합형 나노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체 이식형 의료장비로는 캡슐형 내시경, 바이오 보청기, 심장박동조절 장치, 인공심장 등이 개발돼 있다. 미래에는 인공망막, 인공고막까지 등장할 예정이지만 문제는 인체 내에서 작동할 수 있는 파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전원의 경우 부피가 크기 때문에 인체 이식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고, 교체를 위해 수술을 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나노 기술을 이용한 나노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는 것.
나노기술의 이용은 운송수단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영 박사는 “현재 나노기술을 이용해 융합형 고효율철도 집전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철도(이하 전철)의 핵심기술은 전기를 공급하는 철도 집전시스템이다. 기계적 접촉에 의해 전기를 접촉받는 장치를 말하는데 전차선이 마모되거나 접촉 불량 등으로 인해 유지보수비만 매년 2천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박 박사는 이에 대해 “나노기술을 적용, 고효율의 철도 집전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중간실험 결과 전도성, 경도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이어 “현재 다양한 나노금속재료를 활용해 철도 집전시스템의 효율을 더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우년 교수는 “나노기술을 이용, 절약형 난연성 단열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노 단위의 셀 크기를 조정해 열전도율을 대폭 낮춘 단열재가 개발 중인데, 김 교수는 이런 유형의 단열재들이 미래 건축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2011.02.22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48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