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 의대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손잡고 의대 교육과정에 ‘의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새로 개설한데 이어 의대 교육과정도 전면 개편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울산대 의대는 최근 토론과 발표처럼 학생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한 수업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교육 과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경쟁을 줄이는 대신 학업 성취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도입되는 새 교욱 과정은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하면서 전문직업 역량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대 의대는 이를 위해 수업 방식과 평가 방법 모두 바꿨다. 기존 등수를 정하는 평가 방식을합격과 불합격 방식으로 대부분 전환하기로 했다. 평가 기준도 목표로 하는 학습성과를 먼저 선정한 뒤, 이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방식으로 바꿨다. 학업성취도가 미흡할 때는 재교육과 재평가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존 각 학과로 나눠진 교육과정도 의사와 환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나눴다.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학습 방식을 선택하고 목표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인문사회학 영역의 교육도 강화했다. 김승후 울산대 의대 학장 “새로운 지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대 의학에서 완전한 지식을 주입한다는 것은 의미도 없고 불가능하다”며 “최신 정보통신(IT)기술을 활용해 의학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려 한다”라며 새 교육과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올초 16년만에 임상의학이 아닌 기초의학분야를 출신 교수를 학장으로 맞은 울산대 의대는 교육과정에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UNIST와 협력해 의대 예과부터 대학원 과정에 걸친 ‘한국형 의과학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울산대 의대생 및 석·박사생은 공학 관련한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다. UNIST에도 해부학 등 임상 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의 의과학자 양성 과정을 본딴 이 프로그램은 내년 하반기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 임상 분야에 한정된 의과학자가 아닌 공학 기반 의사과학자 교육과정이 나온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김 학장은 "의대 졸업생들이 병원으로만 진출하지 않고 의과학자의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학부 과정에서부터 연구, 의료기기의 중요성을 경험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2022.07.13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