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과학 사진'을 공개했다. 총 18장으로 구성된 이미지는 산불, 화산과 같은 자연재해부터 고대시대의 화석, 우주, 세포 등 다양한 과학을 담아내고 있다.
네이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은 올해에도 역사상 가장 장엄한 우주 이미지를 선보이며 계속해서 눈부신 빛을 발했다"며 "우리 주변에선 많은 연구자들이 알려지지 않은 종과 과학에 숨겨진 미세한 장면들을 포착했다"고 소개했다.
아래는 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과학 사진.
미국 북동부는 지난 6월 일어난 캐나다의 극심한 산불로 인해 하늘이 연기로 뒤덮였다. 뉴욕시의 브루클린 브릿지의 하늘은 온통 주황색이다. 시민들은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점점 더 덥고 건조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네이처]
노르웨이 노르아우스틀라네 섬의 만년설인 에우스트포나(Austfonna)가 쏟아져 녹고 있다. 이 사진은 네이처 토크스의 2023년 올해의 자연 사진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우스트포나는 지구상에서 3번째로 큰 얼음 표면이다. 사진작가 토마스 비자얀(Thomas Vijayan)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했지만 지난해 6월 초 해빙이 녹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사진=네이처]
중국 산시성에서 발견된 이 미세화석은 지름이 약 2mm로 초기 동물의 근육 구조가 보존된 희귀한 예를 보여준다. 이 표본은 약 5억3500만년 전의 것으로, 회충을 포함하는 동물군인 순환신경증에 속한다. 고생물학자들은 근육이 운동과 먹이 섭취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네이처]
천체 사진작가 에두아르도 샤베르거 푸포(Eduardo Schaberger Poupeau)에 의해 포착된 거대한 뱀 모양의 태양 필라멘트. 2023년 올해의 천문학 사진작가 대회에서 우리 태양(Our Sun)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필라멘트는 자기장에 의해 형성돼 태양 표면에서 튀어나온 플라즈마로 만들어진다. [사진=네이처]
초파리는 자연에서 가장 긴 2mm의 정자를 가지고 있다. 고환에서 자라는 파리 정자의 이미지는 2023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코흐연구소 사진 대회에서 우승했다. 각각의 성숙한 정자(파란색)는 줄기 세포(위)에서 시작해 늘어난다. 흰색은 세포핵이다. 자홍색과 노란색은 정자 발달에 필수적인 RNA 발현을 보여준다. [사진=네이처]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이 이미지는 별이 탄생하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뱀주인자리로 구름 단지에서 별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소 가스 제트(빨간색)는 어린 별에서 분출돼 성간 가스를 밝게 비춘다. 아래 빛나는 '동굴'은 어린 별에서 분출되는 항성풍에 의해 형성됐다. [사진=네이처]
올해 과학자들은 날아다니는 도마뱀의 새로운 종인 '게코 미조라멘시스(Gekko mizoramensis)를 발견했다. 도마뱀은 인도 북동부의 미조람주에 살고 있다. 이들은 다리와 발의 날개 모양의 피부 덮개를 사용해 숲 속을 나무에서 나무로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이 발견은 해당 지역의 식물과 동물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종이 더 많이 숨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네이처]
하와이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인 킬라우에아(Kīlauea)는 6월에 폭발해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분화구에 용암 웅덩이를 만들었다. 화산에는 지면 변형과 지진 활동을 측정하는 카메라와 장비가 가득하다. [사진=네이처]
이 별처럼 빛나는 효모 세포 클러스터는 다세포 유기체의 진화를 조사한 실험의 결과다. [사진=네이처]
목성의 54번째 궤도에서 NASA의 주노(Juno) 우주탐사선은 목성의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폭풍을 클로즈업해 포착했다. [사진=네이처]
이 매혹적인 노틸러스 문어는 필리핀 앞바다 태평양의 어둠 속에서 막대기를 타고 히치하이킹하고 있다. 카메라 빛에 반짝이는 화산 폭발로 인한 퇴적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 [사진=네이처]
설탕 시럽을 확대한 모습. 결정화된 설탕 시럽 물질을 편광현미경으로 25배 확대하면 물질의 뾰족한 층 구조가 드러난다. 이 반직관적인 이미지는 2023년 니콘 스몰월드 2022 현미경 사진대회에서 공개됐다. [사진=네이처]
3D 프린팅 부품으로 만든 로켓인 테란 1호는 지난 3월 플로리다에서 첫 발사되며 밤하늘을 밝게 비췄다. 테란 1호는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있는 항공우주회사인 Relativity Space에서 제작했다. [사진=네이처]
아래는 네이처의 미디어 편집자들이 각자 자신이 특별하게 생각해 선정한 사진과 그에 대한 의견(캡션).
대서양과 나미브 사막 사이에 자리 잡은 기다란 해안인 스켈레톤코스트는 해골 해안이라고도 불린다. 거친 바다, 짙은 안개와 날카로운 암초 등으로 수많은 난파선 잔해와 유골 등이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은 2023년 올해의 천문학 사진작가 대회 우승작 중 하나다. 사진 속 좌초돼 있는 배는 흐린 하늘을 통해 빛나는 별의 궤적에 의해 밝혀진 안개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은 지난 1년 동안 우리 모두가 경험했던 불안한 감정 중 일부를 전달한다. 지진, 홍수, 전쟁, 불평등 심화, 기후 위기 상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상과 동떨어진 마음을 안정시키는 감정적 '안개' 속에 숨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한다. 우리가 안갯속에서 일어날 것인지, 아니면 그 속으로 가라앉을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네이처]
지난 8월, 미국 역사상 10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낸 하와이 산불 당시. 라하이나 마을엔 한 채의 집만이 남아 있고 주변 지역은 그을린 잔해로 둘러싸인 모습이다. 이 사진은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파괴의 규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네이처]
지구의 천연자원이 줄어들면서 야생종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리랑카 암파라에 있는 코끼리들은 서식지가 너무 많이 사라진 탓에 쓰레기장에서 먹이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일부 국가들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금지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자연 서식지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시 야생 동물 보호 구역 근처에서 인간과 코끼리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사진=네이처]
사진작가 알키스 콘스탄티니디스(Alkis Konstantinidis)는 지난 8월 그리스 아테네 근처 하시아 마을에서 산불이 휩쓸고 간 연민의 순간을 포착했다. 두 명의 자원봉사자는 맹렬한 불길과 연기 속에서 구조한 양에게 손으로 물을 먹이고 있다. [사진=네이처]
썰물에 비친 산호를 포착한 이 사진은 올해의 해양 사진작가 대회의 '보존(희망)'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완벽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물속에서 최대한 가만히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방식으로 촬영된 아름답고 깨끗한 산호초를 보는 것은 나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었다. [사진=네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