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R&D 성과내는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 스타 바이오텍 한가득
바이오텍 창업 뿌리는 대덕연구단지… 활발한 R&D 연구원·교원 창업
히트뉴스 연재 K제약바이오 미래 성지 순례
① 서울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 맺힌 '혁신신약 봉오리 40송이'
② 마곡 바이오 클러스터, 바이오텍과 제약사의 'R&D 콜라보'
③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밸류체인 갖춘 '글로벌 바이오 시티' 꿈꿔
④ 광교 클러스터, 바이오기업 200곳 모여 '신약 R&D 허브'로 도약
⑤ 'R&D 전진기지' 포항 클러스터, 구조 기반 신약 개발 꽃 피운다
⑥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
[끝까지HIT 10호] 대전에는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텍,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의료기기 벤처,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정출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산학연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다. 특히 대전은 국내 1호 바이오 벤처인 바이오니아를 비롯해 바이오 분야 스타 기업으로 우뚝 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큐로셀 등 상장 바이오텍들이 모여있는 지역이다.
주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살펴보면 (가나다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 △바이오니아 △바이오오케스트라 △수젠텍 △신테카바이오 △아이빔테크놀로지 △알테오젠 △와이바이오로직스 △인게니움테라퓨틱스 △인투셀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지노믹트리 △진코어 △칼리시 △큐로셀 △토모큐브 △파멥신 △펩트론 등이 있다.
대전 소재 바이오텍 관계자들은 상장 바이오텍들과 비상장 벤처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는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등 성공한 바이오텍들이 모여있다. 또 대덕연구단지 내 정출연 연구원 및 KAIST 교원들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 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탄탄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매주 진행되는 바이오헬스케어협회 교류회를 통해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전테크노파크 등을 포함한 대전시 산하 공공기관들의 지원도 꾸준한 편"이라며 "대전광역시청 내 여러 부서들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개발비 지원부터 초기 창업 공간 제공 및 산업 단지 조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의 뿌리는 대덕연구단지다. 과거 이곳에는 국책연구기관, 대학, 민간 대기업 연구소들이 포진했었다"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출신들과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출신들이 대전에 여러 바이오텍을 창업했다. 최근 KAIST 교원 창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 분야 리더 기업으로 성장한 리가켐바이오·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와 알테오젠은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를 대표하는 바이오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전 2030(VISION 2030)'을 조기 달성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지난 1월 19일 '오리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투자 배경 및 성장 전략'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업설명회(IR)에서 "(오리온그룹과의 딜 체결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활용해 차질 없이 ADC 임상 개발을 수행해 향후 4~5년 내 시가총액 10조~2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2~3년 내 기술이전(L/O) 수익으로만 흑자 달성이 가능한 바이오텍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리온은 같은 달 15일 약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로 글로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오리온은 지난 3월 말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 인수를 위한 주식대금 5485억원의 납입을완료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 받았으며, 창업자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구주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한편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이하 얀센)과 ADC 후보물질인 'LCB84(Trop2-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17억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리가켐바이오는 얀센에 LCB84의 전 세계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리가켐바이오는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를 얀센으로부터 수령했으며, 향후 단독개발 권리행사금 2억달러(약 2600억원)도 받게 될 예정이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49억원, 영업이익 172억원, 당기순이익 209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3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번 1분기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은 지난 2월 미국 머크(MSD)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ALT-B4'에 대한 독점 계약 체결에 따른 계약금 2000만달러(약 260억원) 수령에 있다. 파트너사와 체결한 기술용역 330만달러(약 42억9000만원)도 매출로 인식됐다. ALT-B4는 알테오젠이 2018년 개발한 SC 제형 변경 플랫폼인 히알루로니다제다.
수젠텍·지노믹트리 등 경쟁력 갖춘 의료기기 기업 포진
생명연 연구원, KAIST 교수 출신 바이오텍 창업 눈에 띄어
수젠텍은 LG생명과학 연구원 출신인 손미진 대표가 2011년 12월 창업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2019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재 △다중 면역블롯 전자동화 시스템 △현장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등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젠텍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통해 뚜렷한 매출 성장을 일으켰고, 엔데믹 이후 여성 호르몬 및 알레르기 진단기기 등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월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1014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달성해 창사 후 첫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안성환 대표가 이끄는 지노믹트리는 '건강한 삶의 질 개선과 총 의료비 절약에 기여'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암 환자를 조기에 식별해 낼 수 있는 혁신적인 바이오마커 기반의 체외 암 조기진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방광암 조기진단을 위한 체외분자진단법 '얼리텍-B'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 받았다.
정출연 연구원 및 대학 교수들이 창업한 바이오텍, 의료기기 벤처들도 눈에 띈다. 초소형 유전자 가위 플랫폼 'TaRGET(Tiny nuclease, augment RNAbased Genome Editing Technology)'을 개발하는 진코어는 2022년 말 한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3억50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제3자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를 이끄는 김용삼 대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장 출신으로, 2019년 진코어를 창업했다.

현재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서고 있는 아이빔테크놀로지와 토모큐브는 40대 젊은 교수 출신들이 창업했다는 공통점이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살아있는 생체 내부 장기의 세포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생체현미경을 개발해 상용화한 기업이다. 1978년생인 김필한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2017년 교원 창업을 통해 아이빔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주요 성과로는 지난해 미국 존스홉킨스 어린이병원에 생체현미경 'IVM-CM3'를 공급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토모큐브는 홀로그래피와 토모그래피 기술을 활용한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솔루션을 바탕으로 세포와 조직의 3차원 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1980년생인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2015년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공동창업자 출신인 홍기현 대표와 의기투합해 토모큐브를 창업했다.
독일 머크, 4300억 투자해 바이오프로세싱 생산 센터 설립
업계 "정주여건 우수한 산업지구 조성해야"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대표 마티아스 하인젤·이하 머크)는 대전에 바이오프로세싱 생산 센터를 설립한다. 머크는 지난 3월 대전에 새로운 바이오프로세싱 생산 센터 건립을 위해 3억유로(약 43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머크의 바이오프로세싱 생산 센터는 대전 유성구 둔곡지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약 4만3000㎡(약 1만3000평) 규모로 건설돼 보다 진화한 생산 및 유통시설과 자동화된 창고 시설의 글로벌 수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바이오프로세싱 생산 센터는 지난 5월 말 공사를 착공했으며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대전은 혁신 바이오텍, 의료기기 기업들을 품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생산 센터도 들어서게 돼 다양성이 깃든 바이오 클러스터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가 수도권 소재 기업들보다 연구개발(R&D) 연구원을 제외한 다른 직군의 인력 채용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 비상장 의료기기 벤처 대표는 "대전 소재 기업들은 수도권 기업들보다 사업개발(BD), IR, 경영지원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어렵다"며 "정주여건이 뛰어난 산업지구 조성이 필요하고 KAIST, 정출연, 바이오텍 및 의료기기 기업들 간 협력을 지원하는 제도 및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또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지역 내 투자 펀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히트뉴스(hitnews.co.kr) 남대열 기자 입력 2024.07.15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