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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빛으로 쏘고 직접 공격해 치료

산포로 2024. 5. 10. 09:01

헬리코박터균, 빛으로 쏘고 직접 공격해 치료

 

항생제 내성에서 자유로운 헬리코박터균 치료법이 개발됐다. 위(胃) 정상 조직에 부작용 없이 표적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가톨릭대학교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안지용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위 내의 점액층에 체류하면서 헬리코박터균을 표적하는 멀티리간드* 구조의 광감각제** 접합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리간드(ligand) : 배위결합하고 있는 화합물의 중심금속 이온의 주위에 결합하고 있는 분자나 이온. 배위결합은 두 원자가 공유결합할 때 전자가 형식적으로 한쪽 원자에서만 제공된 경우다.
** 광감각제 : 자신이 흡수한 레이저 빛으로 주변 산소를 활성산소로 바꾸는 물질. 활성산소의 강력한 산화력으로 세균을 공격해 죽일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 및 위 내 염증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감염률은 40~50%로 나타난다. 보균자의 대부분은 평생 아무런 증상 없이 살아가지만 소화성 궤양, 조기위암, 위의 림프종이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된다.  이 같은 치료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헬리코박터균이 증가하면서 표준삼제요법에 의한 제균율이 81.8%로 과거에 비해 점차 감소하는 상황이다. 특히 항생제 내성 여부에 따라 제균 치료 성적은 크게 달라진다.  * 표준삼제요법 : 헤리코박터균 제균요법의 표준으로 제시되는 약제의 투약 회수와 용량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 메커니즘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직접 표적할 수 있는 광역학치료법을 적용했다. 광역학치료는 내시경을 통해 특정 파장의 빛을 위 상피세포에 있는 헬리코박터균에 직접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이 개발한 광감각제는 헬리코박터균 외막의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생체 내 수용체를 이용, 표적 치료가 가능한 양이온성 고분자 기반 멀티리간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항생제에 의한 제균 치료와 달리 광감각제가 활성산소를 생성해 헬리코박터균의 외막 구조를 붕괴, 사멸효과를 유도한다. 또한 광역학치료는 내성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광감각제가 접합된 양이온성 고분자는 음이온성 위 점액층과 정전기적 인력으로 부착되어 위 내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위 점액층에 부착 가능한 광감각제를 실제 생쥐 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위 내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헬리코박터균 감염 동물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평균 98.7%의 제균 효과를 보였다. 나건 교수는 “광역학치료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균할 수 있는 기술로써, 의약품의 내성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에 2024년 3월 25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논문명 Overcoming antibiotic resistance caused by genetic mutations of Helicobacter pylori with mucin adhesive polymer-based therapeutics

 

저널명 바이오머터리얼스(Biomaterials)

 

키워드 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Antibiotics resistance (항생제 내성), Mucin adhesive polymer (점액 부착 고분자), Antibacterial photodynamic therapy (항균 광역학 치료)

 

DOI https://doi.org/10.1016/j.biomaterials.2024.122541

 

저  자 나건 교수(교신저자/가톨릭대학교), 임병준 박사(제1저자/가톨릭대학교), 김경섭 교수 (제1저자/가톨릭대학교), 안지용 교수(참여저자/울산대학교 의과대학)

 

1. 연구의 필요성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말트 림프종 및 위선암 발생에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그람 음성 나선형 균으로, 2015~2016년 시행된 대한 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주도 전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병률은 51%로 나타났다.

 

 ○ 국내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일차 치료로 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아목시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을 포함하는 표준 삼제요법을 권고하며,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이 의심되는 경우 비스무트 기반 사제요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균 치료 실패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복약 순응도와 항생제 내성을 들 수 있으며, 특히 항생제 내성 여부에 따라 제균 치료 성적이 크게 달라진다. 

 

 ○ 2019년 발표된 학회 주도 국내 다기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클래리스로마이신과 메트로니다졸 내성은 각각 17.8%, 29.5%로 보고된다. 또한 아목시실린 내성 역시 2003~2005년 6.3%, 2006~2008년 8.9%, 2009~2012년 14.5%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으며, 그 외에도 제균 치료에 사용되는 빈도는 다소 낮으나 테트라사이클린, 레보플록사신 등에 대한 내성 역시 뚜렷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 두 가지 이상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를 다제내성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주로 정의하며, 2011~2012년 23.4%까지 확인된 바 있으며, 내성을 보이는 항생제 조합 역시 매우 다양하여 효과적인 제균 치료를 방해하는 큰 요인이 된다.

 

 ○ 광역학치료법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표면에서 활성산소를 발생하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외막을 붕괴시킴으로써 사멸을 유도한다. 이는 내성을 유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 및 장내 미생물에 부작용을 유도할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된다. 광역학치료법을 다제내성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에 적용함으로써 항생제 내성과 관계없이 효과적인 제균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2. 연구내용 

 

 ○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안지용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하여 기존 표준삼제요법의 문제점인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항생제 내성은 주로 유전자적 변이로 인한 항생제의 부착 부위의 변형으로 인해 항생제의 순응도가 감소함으로써 발생한다. 그러므로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 메커니즘으로 제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광역학치료를 적용하였다.

 

 ○ 경구 복용을 통한 항생제는 위 내의 산성 환경 및 점액층으로 인해 감염부위에 효과적으로 도달하기 어렵다. 그 결과, 항생제의 복용량 및 복용 기간을 늘어나 매스꺼움, 항생제 내성 발생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 본 연구는 광역학치료법을 이용하였으며, 이는 기존 항생제에 의한 제균 메커니즘과 다르게 항생제 외막 붕괴, 유전자 변형 등의 메커니즘으로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균할 수 있다. 또한, 광역학치료는 내성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또한, 헬리코박터균의 주요 서식지인 위 내의 점액층 및 위장상피세포에 서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음이온성 점액층에 정전기적 인력으로  효과적으로 부착할 수 있는 양이온성 고분자를 사용하여 위 내에 체류시간을 상승시켰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헬리코박터균 외막의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수용체를 이용하여 헬리코박터균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양이온성 고분자 기반 멀티리간드 구조의 광감각제를 제작했다.

 

 ○ 음이온성을 띄는 점액층과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상호작용하여 투과 및 장시간 체류할 수 있는 성질을 나타내어 효과적으로 헬리코박터균과 접촉할 수 있으며, 외막 단백질 표적 물질에 의해 헬리코박터균에 부착할 수 있다. 

 

 ○ 점액층에 의한 항생제 저해 효과를 극복할 수 있으며, 정상 조직에 부작용 없이 위 내의 헬리코박터균을 효율적으로 표적 및 제거 할 수 있다. 

 

  ○ 광역학치료법은 일반적인 약물에 의한 내성 유발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내성 유발 및 치료 효과 감소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한, 기존 항생제와 다른 제균 메커니즘을 가지기 때문에 항생제 유무에 상관없이 완전한 제균을 할 수 있는 신규 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1) 헬리코박터균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위 점액층에 부착 가능한 멀티리간드 구조의 광감각제를 이용한 헬리코박터균 표적 치료 전략의 개략도
헬리코박터균 외막 단백질과 부착할 수 있는 표적 물질과 음이온성 점액층과 부착할 수 있는 고분자를 이용하여 헬리코박터균을 표적 할 수 있음. 위 점액층 부착 가능 멀티리간드 구조의 광감각제는 위 내의 점액층과 정전기적 인력으로 상호작용함. 점액층 및 위 상피세포층에 체류하면서 헬리코박터균에 부착할 기회를 늘려 헬리코박터 외막 단백질에 효과적으로 부착될 수 있음. 그 후 특정 파장대의 레이저를 조사하여 광역학치료를 통해 제균 효과를 유도함.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그림2) 주사전자현미경(SEM) 이미지를 통한 위 점액층 부착 가능한 광감각제의 헬리코박터균 광역학 제균 효과 확인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를 통해 광역학 제균 효과를 확인하였음. 대조군, 레이저만 조사한 그룹, 위 점액층 부착가능한 광감각제를 처리 후 레이저 조사 유무에 따른 그룹으로 실험을 진행하였음. 또한, 항생제 내성을 갖은 헬리코박터균을 사용하였음. 레이저 자체, 위 점액층 부착 가능한 광감각제에 의해서는 헬리코박터균을 사멸시킬 수 없었으며, 레이저 조사에 의해 헬리코박터균의 외막 붕괴를 유도하여 사멸시킬 수 있음. 항생제 내성을 갖은 헬리코박터균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 것을 보아 광역학치료는 항생제 내성 유무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확인됨.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과 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한 병인 중 하나입니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위한 기존의 항생제 치료법은 항생제 내성 발생과 함께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광역학치료는 광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광 활성화된 물질을 이용하여 균 또는 종양을 표적으로 파괴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여 헬리코박터균을 표적으로 치료하는 아이디어가 발전하였습니다. 이전 연구를 통해 본 연구실은 기능성 생체재료와 광역학치료의 기술을 융합하여 헬리코박터균을 표적치료 할 수 있는 광역학치료제에 대한 가능성을 확보하였지만, 위장점막에 감염된 헬리코박터균의 위치적인 특성상 광역학치료제의 효능이 감소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광역악치료제에 위잠점막 투과율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어떠했는지?

 

본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광역학 치료를 기반으로 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제균치료법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서울아산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내성 보유균주를 확보하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내성 균주를 활용하여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기존 치료법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연구 결과의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검증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향후 연구 방향으로는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는 환자들의 치료 옵션을 확장시키고,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본 연구는 기존의 광역학치료를 통한 헬리코박터균 제균에 이어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의 내성을 유도하거나 내성 보유균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의 안지용 교수님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내성 보유균주를 확보하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연구들은 항생제를 약물전달시스템 통해 전달 효율이나 경로를 변경하여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항생제 내성 여부에 따라 제균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이전 연구를 통해 제균 메커니즘이 다른 광역학치료를 도입하여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표적하고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위장점막에 감염되며, 위장점막은 끈끈한 점액 단백질인 뮤신층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개발된 광역학치료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위장점막의 뮤신층을 통과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양이온성 고분자를 이용하여 광역학치료제가 뮤신층에 체류하는 시간을 개선시킴으로써, 헬리코박터 제균효능을 개선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항생제 내성 보유 균주에서도 광역학치료를 통해 내성 여부와 상관없이 효과적인 제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현재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는 항생제 기반의 삼제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양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합니다. 그 결과, 번거로운 복용과정과 내성 유발로 인한 제균율 감소 및 추가적인 내성균주 유발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개발된 제형은 내성을 유발하지 않으며, 내성 유무에 상관없이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형이 실용화된다면, 기존 항생제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하여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로는 대량 생산 및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치료제를 대규모로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법의 효능과 안전성이 우선 입증되어야 할 것입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본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헬리코박터균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 균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법은 장기적인 항생제 복용을 요구하며, 이는 항생제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효과적이고 부작용 없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이를 상용화하여 진료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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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등록일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