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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 후보물질 발굴

산포로 2024. 11. 12. 13:10

- 3차원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초기의 위 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인산화효소 저해제 ʻMLN8054ʼ의 치료 효과 검증
- 기존 항생제 치료와 함께 활용 시 치료 효과 극대화 기대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이다. 위암 발병을 높이는 요인으로 식습관, 음주, 신체활동 부족 등과 함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국가아젠다연구부 손미영 박사 연구팀은 위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이하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 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치료하는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의 항생제를 이용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와 병용 활용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의 하나로 헬리코박터균이 위장 점막에서 기생하며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및 위선암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감염률 역시 40~50%로 추정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헬리코박터균은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 보건 기구)가 지정 1급 발암물질이며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도가 3~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위암 예방과 위암의 진행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 발굴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헬리코박터균 감염증 치료에는 항생제로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의 표면이나 위의 점액에 존재하여 치료약물이 균이 있는 곳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여러 차례 항생제에 노출이 된 적이 있는 경우에는 내성이 생겨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제균 치료만으로는 손상된 위 점막을 복구할 수 없고, 유익균까지 제거되는 부작용이 있어 손상된 위 점막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연구팀은 3차원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초기에 일어나는 위 점액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감염으로 손상된 위 세포를 회복하게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였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체내에 침입 시 처음 자리 잡는 위 전정부(antrum)의 특징을 갖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3차원 위 오가노이드 제작에 성공하며 헬리코박터균이 분비하는 VacA(Vacuolating cytotoxin A, 세포 공포화독소)에 의한 변화를 관찰하여 위 점막 세포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 현상을 밝혀내었다.

 

나아가 오가노이드 모델과 생쥐 모델에서 인산화효소(kinase) 저해제인 MLN8054가 VacA 독소뿐만 아니라 미생물 감염으로 손상된 위 상피세포를 회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 손상 치료 후보물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손비영 박사는 “그동안 헬리코박터균 관련 연구에는 주로 암 세포주나 마우스 모델이 활용되었는데 이번 위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로 한계로 지적되던 종간 특이성과 같은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라며, “향후,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인체 반응 예측을 통해 유효성분을 빠르고 정확하게 도출하여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9월 26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Biomaterials (IF 12.8)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Helicobacter pylori VacA-induced mitochondrial damage in the gastric pit cells of the antrum and therapeutic rescue / 교신저자 : 생명연 손미영‧박두상‧손명진 박사 / 제1저자 : 생명연 손예슬‧이무승 박사, 경북대 권용환 교수)

과기정통부 Korea Bio Grand Challenge사업,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식약처 첨단 독성평가기술 기반구축사업,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 연구배경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위 점막에 기생하는 나선균으로 강력한 위산과 두꺼운 점액으로 인해 미생물이 위 표면에 접근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효소들을 활용하여 위장 내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특징을 가진다.

 

 ○ 전 세계적으로 50%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어 있으며, 소화성 궤양, 위점막 연관 림프종, 위암 등 다양한 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제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 

 

 ○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은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국내 위암 발생률은 매우 높으므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 발굴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 현재까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증 치료에는 삼제요법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와 2종의 항생제(amoxicllin, clarithromycin)를 처리하는 것으로 제균을 목적으로 한다.

 

 ○ 그러나 삼제요법은 치료 성공률이 항생제 내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제균율 80%를 넘지 못하며 근본적인 항생제 내성 발생 등 부작용을 수반하며, 깊은 점막층에 존재하는 균의 제거가 어려우므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 또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cytotoxin associated-antigen(CagA), vacuolating cytotoxin A(VacA) 등 병원성 독성 인자를 분비하여 직접 숙주 위 점막의 염증반응, 상피세포 결합손상 및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치료제 발굴 측면에서는 항균제 발굴과 같은 제균 치료에 편중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및 독소에 의한 위 상피세포 손상 기전을 발굴하고, 손상된 위 상피를 회복할 수 있는 약물을 스크리닝하여 기존 삼제요법과 함께 병용치료가 가능한 위 손상 복구 치료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하였다.

 

□ 연구내용

 

 ○ 본 연구진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최초로 부착 및 증식하는 부위인 위 전정(antrum) 특징을 가지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3차원 전정 위 오가노이드(antrum gastric organoid) 제작에 성공하였다.

 

 ○ 전정 위 오가노이드의 구조적 특성을 기반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유래 VacA 독소에 의한 위 상피 두께 감소, 오가노이드 표면적 감소, 밀접접합 손상, 염증반응,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같은 표현형을 관찰하였다.

 

 ○ 위 오가노이드의 세포 다양성 특성을 활용하여 표면 위 점막 세포(surface gastric pit cell)-특이적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현상을 규명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인간 위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 3차원 전정 위 오가노이드를 2차원으로 변형 배양하여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하였고, 150개의 자가포식(autophagy)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독소에 의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성능을 회복시키는 최종 1종의 약물을 선별하였다.

 

 ○ MLN8054라는 오로라 키네이스 A 억제제(Aurora kinase A inhibitor)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VacA에 의해 나타났던 표현형을 회복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고,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성능 회복, 미토콘드리아 연장(elongation), 상피세포 밀접접합 및 뮤신층 형성능을 회복 등을 관찰하였다.

 

 ○ MLN8054는 오가노이드 모델과 생쥐 모델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유래 VacA 독소 노출 뿐 아니라 미생물 감염 시에도 손상된 위 상피세포를 보구하는 역할을 나타냄을 검증하였다.

 

□ 연구성과의 의미

 

 ○ 3차원 위 오가노이드 질환 모델을 기반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에 의한 손상된 위 상피세포를 복구하는 새로운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 기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구는 대부분이 암 세포주나 쥐 모델을 활용했기 때문에 구조적 특성·세포의 다양성 부재, 그리고 종간 차이로 인해 위 점막 세포에서 나타나는 질환 표현형 분석 및 타겟 치료제 개발의 한계가 있었다.

 

 - 본 연구를 통해 전정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초기 감염 질환 모델을 제작하였고, 손상된 위 상피를 회복하는 약물 스크리닝을 통해 치료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하였다. 

 

 -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기반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거 치료와 함께 위 상피조직 기능을 복구하여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며, 위 상피 손상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치료를 줄여 환자의 복지 증진 및 의료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3차원 전정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세포 특이적 질환 표현형을 관찰하고, 3차원-2차원 세포배양 전환기술을 기반으로 약물 스크리닝을 수행하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초기 감염 위 상피조직 회복을 위한 치료제를 발굴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기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삼제요법(양성자펌프 억제제, 2종의 항생제)과 함께 손상된 위 상피조직 복구를 위하여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본 연구에서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이 임상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심층 분석과 더불어 안전성을 검증하는 신약개발 절차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신규 타겟의 유효성 검증과 더불어 안전성과 재현성 검증을 위한 전임상 및 임상 시험이 필요합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위장관계를 생체외에서 모사하는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하며 가장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에 대하여 조사를 하던 중, 국내외 감염률이 높고 암의 주요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증에 관심을 갖게되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장 오가노이드 연구를 병행하며 다양한 장내 미생물을 배양해보았기 때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도 쉽게 배양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막상 조사해보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구하기도 어렵고 배양이 까다롭다고 잘 알려진 병원균이었습니다. 그때 주변 선배님들께서 다방면에서 도움을 주신 덕분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확보부터 배양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져 연구를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인간의 위장관에는 다양한 공생미생물과 병원균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기술의 한계로 소수의 공생 미생물만 단독으로 숙주-미생물 상호작용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Organ-on-a- chip이나 진보된 형태의 오가노이드 배양기술을 개발하여 인체의 다양한 미생물 네트워크를 생체 외에서 모사하고 인체와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자연에는 아직도 연구되지 않은 무궁무진한 연구소재가 있는 것처럼 연구를 시작하는 모두에게 발전할 가능성과 기회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를 수행함에 주변 동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여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면 더욱 발전된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림1.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VacA 독소 노출 시 인산화효소(키네이스) 저해제의 효능 모식도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림2.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VacA 독소에 의한 위 표면 점액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손상 관찰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A.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3차원 위 전정 오가노이드(Antrum gastric organoid) 제작과정 모식도 및 세포 사진
B. 정상 및 VacA 처리 전정 위 오가노이드의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한 t-Stochastic Neighbor Embedding (t-SNE) 분석 및 주요 세포 클러스터 분석
C. 정상 및 VacA 처리 전정 위 오가노이드에서의 MUC5AC+, MUC6+, SOX9+, SST+ 세포 마커 발현 분석
D. 면역염색을 활용한 정상 및 VacA 처리 전정 위 오가노이드의 세포 타입 별 미토콘드리아 역동성 조사 결과
E. 면역염색 기반 세포타입 별 미토콘드리아 길이 정량화 그래프

 

그림3. 정상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의 위 조직을 기반으로 전정 위 오가노이드에서 관찰했던 표현형이 동일하게 재현되는지 검증하여 오가노이드 모델의 유효성을 검증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A. 정상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 위 조직을 활용한 VacA 독소 면역조직화학염색 결과
B. 정상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 위 조직을 활용한 밀접접합 마커 면역조직화학염색 및 유전자 발현 분석 결과
C. 정상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환자 위 조직을 활용한 PAS 염색, 면역염색(뮤신, 미토콘드리아) 결과 및 뮤신 발현·미토콘드리아 길이 정량 분석 결과  

 

그림4.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위 오가노이드 및 생쥐 모델에서 MLN8054 약물의 위벽 기능 회복 확인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A, C. 전정 위 오가노이드와 생쥐 모델 기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및 MLN8054 처리 조건에 관한 모식도
B, D. 면역형광염색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위 상피세포, 미토콘드리아, 뮤신 염색
E. 미감염 대조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및 MLN8054 처리 전정 위 오가노이드의 뮤신 형성능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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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 Bio통신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록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