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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꽃가루' 이용해 3D프린터로 의료 소재 찍어낸다

산포로 2021. 8. 30. 11:08

'해바라기 꽃가루' 이용해 3D프린터로 의료 소재 찍어낸다

 

해바라기 꽃가루를 3차원(3D) 프린팅 잉크재료로 활용해 의료용 소재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제공

해바라기 꽃가루를 3차원(3D) 프린팅 잉크재료로 활용해 의료용 소재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재료과학공학과 조남준∙송주하 교수와 조선대 장태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해바라기 꽃가루를 3D 프린팅 잉크재료로 활용해 의료 소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이달 25일 공개했다.


꽃가루는 식물의 정자를 품고 있다가 암술에 닿으면 꽃가루관을 내밀어 정자를 넘긴다. 꽃가루는 정자를 품고 있어 외부 세포벽은 매우 단단한 편이다. 세포벽은 스포로폴레닌이라는 단단한 단백질로 쌓여 있어 황산에도 녹지 않고 고온고압 상태에서도 수 만년 보존된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폴리라틱산(PLA) 원료 가격이 1kg에 3달러(약3510원)인 반면 꽃가루는 0.01달러(약11원)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약물 등을 신체에 전달하는 바이오 나노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해바라기 꽃가루는 알칼리성 용액을 만나면 단단했던 외막이 흐물흐물한 젤로 변하는 성질을 가진다. 이 때문에 꽃가루 안에 약물을 넣고 환부에서 산성도를 조절해 약물을 방출하는 의료용 약물 전달체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알칼리성 용액에 꽃가루를 6시간 동안 반응시켜 꽃가루 마이크로겔 입자를 형성한 뒤 알긴산이나 히알루론산과 혼합했다. 이렇게 만든 3D 프린팅 잉크는 출력 후에도 3D 형태와 구조를 유지한 것을 확인됐다. 기존의 하이드로젤 기반의 3D 프린팅 잉크는 출력 후 형상 유지가 어려웠다.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섬유나 다른 입자를 추가할 경우, 3D프린터 노즐이 막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꽃가루 잉크에 형광염료를 섞어 세포 배양틀을 인쇄하고 산성도를 조절한 결과, 염료를 빠르게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D프린터 노즐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조남준 교수는 “꽃가루 기반 잉크를 만드는 과정이 간단하고 저렴하기 때문에 3D 프린팅에 꽃가루를 활용하는 것은 경제성,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큰 성과”라며 “크기, 모양, 표면 특성이 다양한 꽃가루 종이 수없이 많다는 점에서 꽃가루 마이크로겔 서스펜션을 활용해 새로운 차원의 친환경 3D 프린팅 소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제프리 글렌 미국 스탠포드대 간염및간조직공학센터 소장은 “이번 연구결과가환경 친화적이고 저렴하며 독성이 없는 재료로약물 전달을 위한 맞춤형 구조체를 3D프린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조남준∙송주하 싱가포르 난양공대 재료과학공학과 교수와 장태식 조선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 싱가포르 난양공대 제공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1.08.29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