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국인 장내 유익균의 진화와 경쟁우위 규명

산포로 2022. 4. 11. 14:09

한국인 장내 유익균의 진화와 경쟁우위 규명

 

국내 연구진이 건강한 한국인의 장에서 서식하는 유익균의 유전체적 차이와 진화를 규명하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생물자원센터 이정숙 박사팀은 장내 미생물 중 하나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이하 아커만시아) 균주의 유전체 비교 분석을 통해, 해당 균주의 특징과 다른 균주들과의 경쟁우위를 규명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한국인 맞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개발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커만시아는 장 점막에 서식하는 균주로서 장 건강을 비롯하여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다양한 대사장애와 폐암, 피부암 환자의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의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기업에서 연구개발 및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커만시아 균주의 치료 효능이 균주의 유래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나 그 원인에 관해서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한 한국인의 분변으로부터 아커만시아 균주를 확보하고 해외 유래 균주들과의 전장 유전체 비교 분석(whole-genome sequencing)을 통해, 한국인 유래 아커만시아 균주에만 특이적으로 설파타제라는 효소의 활성 조절 유전자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인 유래 아커만시아 균주가 영양분인 점액(musin)의 분해력이 우수하여 그 부산물을 주변의 유익균에게 제공할 수 있고, 

장내 병원균의 생장을 저해하여 장내 정착과 다른 장내 미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진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이정숙 박사는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로 각광받는 아커만시아의 치료 효능이 균주별로 상이하고 대부분의 연구가 해외 유래 균주로 수행되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한국인으로부터 분리한 아커만시아 균주의 경쟁우위를 토대로 한국인 맞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개발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Gut Microbes(IF 10.245) 3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The evolution and competitive strategies of Akkermansia muciniphila in gut,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9490976.2021.2025017 / 교신저자 : 이정숙 박사 / 제1저자 : 김지선 박사)

과기정통부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바이오 연구소재 활용기반조성)과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   구   결   과   개   요

연구배경

 ○ 인체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은 인체 안팎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그들의 유전정보 전체를 말한다. 인체 내 미생물의 수의 인간의 세포 수보다 10배 이상 된다고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20년에 이스라엘과 캐나다의 공동연구로 인간의 세포 수는 약 30조로 추정되고, 인체 내 미생물의 총합은 이보다 많은 39조 정도라고 보고하였다. 기존의 10대 1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인체 내에서 미생물의 비율이 인간 세포 수보다는 많다는 것이다. 인체 중, 장관 내에는 가장 많은 수의 미생물들이 높은 다양성을 가지고 서식하고 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대표하고 있으며, 그 수와 다양성이 매우 커서 인간의 제2의 게놈(Second Genome) 또는 잊혀진 장기(forgotten orga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장내미생물이 처음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06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미국 워싱턴의 Jeffory Gordon 연구팀이 "비만이 장내세균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한 것이었다. 이 논문은 정상 쥐와 비만 쥐의 장내세균 분포를 비교하여 비만 쥐에서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균은 적고 퍼미큐티스(Fermicutes)에 해당하는 세균들이 증가한 것을 규명했다. 그 후 10년 뒤인 2016년에는 예일대학교의 Gerald Shulman 연구팀이 네이처(nature)지에 논문을 실어 구체적으로 장내세균이 비만을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 장내미생물은 장 내 영양소의 흡수와 분해에 관여한다. 장내미생물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신생아 설사, 영아 산통, 대장 직장암과 같은 다양한 장 질환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유전자 발현 조절, 염증 신호 전달체계에 관여하는 매개체 분비 등을 통해 장 질환 이외에도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러지성 질환의 발생, 우울증,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의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장내미생물 중 특히, Akkermansia muciniphila는 체내의 장 건강 유지에 중요하며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다양한 대사장애 및 암 환자의 항-PD1과의 병용 투여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이 균주는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및 치료제 개발 타겟으로 주목받고 있다. 
 ○ 그러나, Akkermansia muciniphila의 항암 및 대사장애 치료 효과가 균주와, 유래에 따라 상이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그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내용

 ○ 연구팀은 건강한 한국인의 분변으로부터 Akkermansia muciniphila균주들을 분리하여 확보하고 표준균주를 포함한 해외 유래 균주들과 전장 유전체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완전유전체(complete genome)만을 포함하여 계통도를 그려본 결과, Akkermansia muciniphila는 동일한 조상 균주(MRCA)로부터 진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유래 균주들이 포함된 A그룹(Group A)과 표준균주 및 해외 유래 균주들이 포함된 B그룹(Group B)의 두 개의 아종(subspecies)로 나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은 B그룹에 포함된 표준 균주 및 해외 유래 균주들과 유전체 유사도(ANI value와 dDDH)가 상당히 낮았다(97.44-97.66%, 77.70-78.90%). 이는 Akkermansia muciniphila가 균주와 유래에 따라 기능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 본 연구팀이 분리한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전장 유전체에는 특이적으로 주변 미생물의 생장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WapA와 mucin의 이용에 중요한 sulfatase 활성 조절 효소인 anSME이 추가적으로 존재하고 이는 진화적으로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가 장 내 병원균의 생장을 저해하고 영양분인 mucin의 분해력이 우수하여 그 부산물을 주변의 유익균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구체적인 실험이 현재 진행 중이다. 

연구성과의 의미

 ○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와 해외 유래 균주들과의 유전체적 차이와 진화 과정 규명 

 ○ Akkermansia muciniphila의 장 정착 및 타 장내미생물들과의 경쟁 전략 규명

  - 건강한 한국인으로부터 분리한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는 국외 유래 균주와는 차별적으로 활성형 sulfatase 효소를 이용하여 생장에 필요한 mucin 이용을 좀 더 용이하게 되었고 주변의 장내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여 장내 정착 및 타 장내미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음을 규명하였다. 

 ○ 한국인 맞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개발 연구에 활용

  - 비교유전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국인 맞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개발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와 국외 유래 균주간의 유전체적 차이와 특성을 최초로 밝힘
2.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가 진화적으로 타 장내미생물들과의 경쟁관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최초로 규명

어디에 쓸 수 있나

1. 대사질환 및 면역항암치료 효과를 보이는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가 균주와 유래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이는 원인을 제시함으로서 향후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타겟 균주의 선정에 활용 가능
2. 건강한 한국인 맞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개발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는 식약처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는 전세계 연구자들에 의해 일관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되어 인과관계가 증명되고 있기 때문에 일관된 임상시험 데이터가 나온다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대사질환, 면역항암치료 및 뇌질환 등에 대한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의 치료 효과 및 표준균주와의 비교 연구 과제가 수행되어야 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건강한 한국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실물자원 뱅크 구축 사업으로 다양한 장내 미생물을 확보, 보존하고, 산학연에 지원하면서, 분리된 미생물들의 특성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대변 이식을 통한 난치성질환 치료 연구를 접하면서 실제 분변에서 난치성질환에 효과가 있는 장내미생물들을 확보하여 관련 연구에 기여하고자 함

에피소드가 있다면

대부분의 장내미생물들은 절대혐기 및 통성혐기이므로 산소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실험은 산소가 제거된 혐기장비에서 특수제작된 두꺼운 고무장갑을 끼고 수행하므로 처음 실험을 시작했을 때 적응하는 데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음. 또한, 처음 인체 분변으로부터 장내미생물을 분리할 때 시각적, 후각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수행하는 산학연 연구자들에게 우수한 실물자원을 지원하여 관련 분야 연구와 실용화가 활성화되도록 기여하고, 장내미생물들을 이용한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난치성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장내미생물을 확보하고 그 기작을 규명하여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하고자 함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인간, 동물, 식물, 환경 등 전지구적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융합연구 분야이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됨
다양한 연구 분야의 연구자들이 ‘마이크로바이옴’ 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타분야와 협력하는 확장된 융합연구에 참여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함.

 

그림1.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KGMB01988)의 전장 유전체 기반 계통분류학적 위치
          27개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전장 유전체 기반 계통분류학적 분석 결과 그룹A(Group A)와 그룹B(Group B)의  2개의 아종(subspecies)으로 구분

 

그림 2.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간 유전체 유사도 분석
       그룹A에 포함된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KGMB01988)는 그룹B의 국외 유래 균주들과 낮은 유전체 유사도 (ANI와 dDDH)를 보임

 

그림 3. 27개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완전유전체(complete genome) 기반 범유전체(pan-genome) 분석
        27개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완전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범유전체분석 결과, Akkermansia muciniphila의 유전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유전체의 크기가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함

 

그림 4.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의 전장 유전체 분석 및 sulfatase 활성 
        (A)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에는 국외 유래 균주들 대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특징적인 유전자들이 추가로 존재함을 확인함
        (B) 건강한 한국인 유래 Akkermansia muciniphila 균주들(1-4)은 sulfatase 활성조절 유전자(anSME)를 발현시켜 sulfatase 활성을 보이는 데 반해, 해외 유래 표준 균주(5)는 anSME 유전자 부재로 인해 sulfatase 활성이 없음을 규명함

 

생명과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2-04-11)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40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