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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생체검사로 파킨슨병 진단 가능...'초기 단계에서도 정확'

산포로 2024. 3. 25. 09:24

피부 생체검사로 파킨슨병 진단 가능...'초기 단계에서도 정확'

목, 무릎, 발목 등에서 피부 3mm 채취해 피부 생체검사

파킨슨병의 주범인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 응집 감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59세의 데비 루카스는 팔에 떨림이 있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갔다. 의사는 루카스가 수십 년 전 교통사고로 입은 외상성 뇌 손상과 관련이 있는 건지 복용하는 약때문인지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었다. 의사는 피부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한 결과 루카스가 파킨슨병에 걸린 것을 확인했다. 

#. 마이클 데일(77)은 최근 피부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초기 단계 진단을 받았다. 그는 "마치 볼펜이 피부를 밀어 넣는 느낌이었다"고 묘사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면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위 사례처럼 간단한 피부 생체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로이 프리먼 박사 연구팀은 피부 생검을 통해 파킨슨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알파 시누클레인'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의 응집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운동 장애의 일종으로 신경 신호 전달을 돕는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의 수석 연구원 크리스토퍼 기븐스 박사는 "질병의 복잡성으로 인해 환자들에 대한 진단이 지연되거나 오진을 받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피부 생체검사는 파킨슨병 뿐 아니라 루이소체 치매, 다계통 위축증, 순수 자율신경 부전 등의 질병 진단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시누클레인병증 가운데 하나를 진단받은 428명을 대상으로 목, 무릎, 발목 등 3개 부위의 피부 3mm를 채취해 피부 생체검사를 세 번 진행했다.

연구 결과 △파킨슨병 환자는 93% △루이소체 치매 환자 96% △다계통 위축증 환자에서는 98%가 비정상 알파 시누클레인이 검출됐다. 반면 건강한 사람들의 피부 생검에서는 3%만이 비정상 알파 시누클레인 양성 반응을 보였다.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의 선임 연구원 로이 프리먼 박사는 "오래전부터 피부 신경세포에 알파 시누클레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간단한 테스트로 이렇게 정확한 진단을 내릴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알파 시누클레인이 신경퇴행성 질환 초기 단계에서도 발견돼 놀랍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피부 검사를 통해 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가 좋은 치료약물 개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