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첨가제 ‘비스페놀 A’의 대체제인 ‘비스페놀 F’의 신경독성을 밝혀내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실험동물로 주목받고 있는 제브라피쉬 동물모델을 활용한 대사체분석 플랫폼을 통해, 플라스틱 첨가제 물질인 '비스페놀 A(bisphenol A)*'의 대체제인 '비스페놀 F(bisphenol F)**'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
* 비스페놀 A : 투명하고 높은 강도 및 내열성을 갖는 소재임. 물병, 유아용 젖병, 식품보관 용기, CD나 DVD, 건축용 패널까지 널리 사용으나, 체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구조와 유사하여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유아용 젖병 등에는 사용이 금지되고 이외의 제품에도 제한적으로 사용됨.
** 비스페놀 F : '비스페놀 A'의 대체재로, 화학적 구조와 물성이 유사한 물질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배명애·조성희 박사 연구팀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기태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하여 기존 유해물질의 대체물질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대응 측면에서, 대체물질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 신속 규명 기술'을 통해서 플라스틱 첨가제, 가소제 등 산업계의 다양한 대체물질들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규명하여, 보다 안전한 국민 생활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40 과학기술미래비전* 하의 '안전한 생활환경구축 기술' 및 '유해성 물질 관리 기술'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들의 독성평가 및 기전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2040 과학기술미래비전 : 2040년 바람직한 미래 한국사회의 모습을 전망하고 이를 과학 기술적 측면에서 달성하기 위해 수립된 국가차원의 목표와 전략
특히 체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구조와 유사하여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유아용 젖병 등에는 사용이 금지된 '비스페놀 A'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제들이 개발되어 왔지만, 이러한 대체재들 역시 '비스페놀 A'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여 생식 독성이 그대로 보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경 및 행동계에서의 교란 장애 및 독성 기전은 명확하게 규명한 사례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일반 생활환경 중에서 존재하는 ‘비스페놀 F’의 실제 농도(0.001~0.1mg/L)를 모사하여 생태 독성 평가 모델인 제브라피쉬에 28일 동안 노출하였고, 행동학·대사체학·전사체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비스페놀 F' 노출에 의한 뇌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환경 중 존재하는 미량의 '비스페놀 F'가 뇌 신경계 교란을 일으키기 위해 생체 내, 특히 뇌로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미량의 '비스페놀 F'가 제브라피쉬의 '혈-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투과하여 실제 뇌 조직에 축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후 다양한 행동학적 검사를 통하여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 반응이 증가하며, 먹이 탐색을 위한 인지·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본 성과를 토대로, 향후 기존 유해 화학물질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물질 개발 분야에서 신경독성 평가를 위한 플랫폼 표준화를 통해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 신속 규명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예정이다.
화학연 이미혜 원장은 “이번 결과는 대체 화학물질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 규명 연구의 대표적 성공 사례이며,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대체물질에 의한 신경독성 평가 플랫폼을 조속히 표준화하여,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 개발을 앞당기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성과는 환경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IF:10.7)' 8월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영) : Mechanismof action and neurotoxic effects of chronic exposure to bisphenol F in adult zebrafish(ScienceDirect)
- 논문명(국) : 비스페놀 F에 만성 노출된 제브라피쉬 모델에서의 신경 독성 및 작용 기전 규명
또한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및 환경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가 기존과 다른 점은?
(기존 기술과 차이 비교)
-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들의 독성평가 및 기전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선제대응 측면에서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
- 본 기술은 제브라피쉬 모델 및 대사체분석 플랫폼을 융합하여 기존의 단편적인 독성평가 연구에서 벗어나 행동학·대사체학·전사체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BPF(BPA의 대체제) 노출에 의한 뇌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규명한 점에서 차이가 있음
- 본 기술은 생체 내 축적 검사 (bioaccumulation test)를 통해 제브라피쉬의 혈-뇌 장벽 (blood-brain barrier)을 투과하여 뇌 조직에 축적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다양한 행동분석(불안 반응 검사, 운동성 검사, 인지 및 기억 검사)을 통해 행동학적 신경독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행동 패턴의 변화는 대사체분석 플랫폼을 통해 설명될 수 있으며 본 기술은 독성기전 규명을 위한 통합 모델로서 활용 가능함
어디에 쓸 수 있나?
(활용 분야 및 제품)
-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제들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규명하는데 활용될 수 있음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제들에 의한 독성평가에 활용되기 위하여 표준화된 플랫폼의 구축
실용화 가능 시기는?
- 대체물질에 의한 신경독성 평가를 위한 대체물질에 적용시키기 위해, 신경독성 평가 validation 및 SOP 등의 플랫폼의 표준화를 마친 후 실용화 가능
산업적, 경제적 파급효과는?
- 2040 과학기술미래비전 하의 ‘안전한 생활환경구축 기술’ 및 ‘유해성 물질 관리기술’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들의 독성평가 및 기전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본 기술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선제대응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됨.
뇌 조직 내 축적된 ‘비스페놀 F’ 농도 분석
▲‘비스페놀 F’는 외부물질의 침투를 막고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혈-뇌 장벽 (Blood-brain barrier)을 쉽게 투과하고, 제브라피쉬 뇌 조직에 축적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비스페놀 F’에 처리에 의한 행동 변화 관찰
▲‘비스페놀 F’ 노출에 의한 행동 장애를 조사하기 위해, 제브라피쉬를 새로운 환경으로 옮긴 후, 이동성을 조사하였다. 새로운 환경 적응 검사 (novel tank test)는 상부층 / 하부층으로 구획을 나눈 후, 동물모델이 선호하는 구획에서의 이동 거리, 속도 등을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제브라피쉬 모델에서는 불안 반응이 증가하였을 때, 하부층에 머무는 습성이 크다.
▲ 실험 결과, ‘비스페놀 F’에 노출된 제브라피쉬는 상부층에서의 이동 거리와 횟수가 크게 감소하며, 주로 상부층에 머무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비스페놀 F’에 의해 불안 반응이 유도된 것으로 판별된다.
기억력 및 인지능 변화 관찰
▲‘비스페놀 F’ 노출에 의한 기억력 및 인지능력을 조사하기 위해, T자형 미로에서 제브라피쉬 모델에 먹이 학습-보상운동을 수행한다. 1일 차에 왼팔(좌측 상단 방향)과 오른팔(우측 상단 방향)을 문을 열고 T자형 미로에 충분히 적응시킨다. 2~3일 차에는 오른팔 방향 입구에 벽을 세우고, 왼팔 방향으로의 진입을 유도한 후, 학습이 끝나면 먹이 보상을 준다. 4일 차에는 오른팔 문을 제거하고, 제브라피쉬의 먹이-학습 보상 반응에 의한 방향성을 기록하고, 왼팔 혹은 오른팔에서의 머무는 시간, 각 팔에 도달하는 시간 및 이동 거리 등을 측정한다.
▲ 실험 결과, ‘비스페놀 F’에 노출된 제브라피쉬는 먹이-보상 훈련에도 불구하고, 왼팔에서의 이동 거리 및 머무는 시간이 감소한 것을 관찰하였으며, 이는 ‘비스페놀 F’에 의해 동물 모델에서의 기억력이 감퇴된 것을 의미한다.
신경화학 대사체 분석을 통한 신경계 변화 확인
▲‘비스페놀 F’ 노출에 의한 행동 양식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신경계에 존재하는 31 종 신경전달물질 및 40종 신경스테로이드 (전구체와 대사체 포함) 를 질량분석기를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분석하였다. 뇌 조직에서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스테로이드는 신경세포의 수용체 혹은 수송체에 직접적으로 결합하거나, 이온 채널에서의 전압을 조절하여 신경 및 행동 시스템의 균형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 시스템은 한국화학연구원 배명애·조성희 박사팀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질량분석 기반 신경 대사체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행되었다.
▲ 실험 결과, ‘비스페놀 F’에 노출된 제브라피쉬는 신경전달물질 대사체인 콜린(choline), 키뉴레닌 (kynurenine), 17베타 에스트라디올 (17β-estradiol), 코르티졸 (cortisol) 등 다양한 신경화학 시스템에서의 비정상적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신경계 대사체의 변화는 전사체학 관점에 신경세포 수용체의 유전자 발현 변화 (칼슘 신호전달 이상, NMDA 용체 기능 이상) 와도 연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생명과학 한국화학연구원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