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하늘 나는 익룡의 초기 조상 찾았다
날아다니는 공룡인 익룡과 진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척뻘인 척추동물이 발견됐다. ‘라게르페티드’라는 이름이 붙은 공룡의 친척으로 여겨지는 이 척추동물은 익룡처럼 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주 네이처는 하늘을 날 수 있는 공룡인 익룡의 초기 조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표지에 실었다. 연구논문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됐으며 네이처는 특별히 이번주 호 표지에 이 척추동물의 이미지를 표지에 담았다. 이번 발견은 날 수 있는 공룡의 기원과 신체 특성, 비행 능력을 연구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고생물학자들에게 익룡의 기원을 추적하는 연구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난제다. 익룡은 지금까지 공룡을 포함한 다양한 파충류 그룹의 가까운 친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익룡이 아닌 파충류 그룹과 익룡의 진화적 기원을 연결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영국 버밍엄대 소속 아르헨티나 출신 고생물학자인 마틴 에스큐라 박사는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등 국제공동연구진과 함께 공룡의 초기 조상으로 알려진 두 다리로 걷는 파충류 그룹인 ‘라게르페티드(lagerpetids)’가 익룡의 자매 그룹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익룡과 라게르페티드의 해부학적 유사성을 규명했다. 미세 컴퓨터단층촬영(CT)과 라게르페티드의 뼈 화석의 3차원(3D) 재개조를 분석한 결론이다. 분석 결과 라게르페티드는 날 수는 없었지만 내이의 모양 등 일부 독특한 특징이 익룡와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익룡이 날아다니는 데 필요한 감각 기능과 관련된 뇌 기능은 라게르페티드에도 존재했는데, 이는 익룡이 날 수 있기 전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척추동물 진화에서 가장 놀라운 혁신 중 하나인 하늘을 날 수 있도록 진화한 독특한 신체 구조의 첫 단계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진은 “육상의 척추동물과 날아다니는 척추동물 사이의 연결고리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는 가장 오래된 비행 동물인 익룡과 가장 가까운 친척 조상의 해부학적 유사성을 밝혀 향후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donga.com)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2020.12.19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