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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인간 활동에 대한 강의 ‘반격’

산포로 2021. 5. 17. 11:51

[표지로 읽는 과학] 인간 활동에 대한 강의 ‘반격’

 

사이언스 제공.

이번 주 사이언스는 마치 복잡한 미로처럼 보이는 수로가 그려진 지도를 표지에 담았다. 이 지도는 1944년 미국 미시시피강을 보여준다. 지도는 현재 하천의 제어 구조물이 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하천의 제어 구조물은 미시시피강이 지류인 아차팔라야 강으로 합류하려는 자연적인 움직임과 맞서기 위한 공학자들의 노력의 흔적이다. 아차팔라야 강은 한때 미시시피강의 본류였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프레드 피어스는 이번주 사이언스 특집 기사를 통해 과학자들이 미시시피강의 제방과 하천 제어 구조물이 결국 두 강을 다시 분리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인도의 코시강 사례에서 많은 이해를 얻고 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2008년 인도 북동부와 네팔을 넘나드는 강인 코시강은 결국 범람할 것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강의 제방은 빠르게 침식되고 있었다. 갠지스강의 가장 큰 지류인 코시강은 결국 범람했다. 공학자들이 이전 경로로 되돌릴 때까지 800여개의 마을이 파괴됐고 3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인도 정부와 과학자들은 폭우와 제방의 열악한 유지 보수가 홍수의 원인이라고 했다. 둘의 역할을 무시하긴 어렵지만 라히브 신하 인도기술연구원 연구원을 포함한 하천학자들은 이를 자세히 연구했다. 

 

코시강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침식된 약 1억t의 퇴적물을 매년 운반하는 강이다. 평지로 흐르며 속도가 느려지고 강바닥에 퇴적물들이 쌓인다. 운반 능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면 강은 결국 새로운 경로를 찾는다. 수세기 동안 코시강은 수십년마다 제방을 파괴해 왔다. 

 

최근 10년간 연구에 따르면 코시강의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컴퓨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실험 모델을 통해 강이 언제 어디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밤시 갠티 미국 산타바바라캘리포니아대(UC산타바바라) 연구원은 “이제 프로세스를 모델링하고 강 줄기가 바뀌는 핫스팟을 규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이라는 변수가 있다. 강 상류의 삼림 벌채와 개발은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강에 퇴적물을 추가하고 있다. 제방과 댐이 있지만 이들은 때로는 위협을 악화시키고 있다. 인도의 신하 연구원은 “공학자가 하천의 기본적인 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또다른 변수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강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면 퇴적물을 침전시키기 때문이다. 자이아 시비츠키 미국 콜로라도대의 수문학자는 “인간이 강에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형성된 해안 삼각주는 세계의 많은 습지에 영양을 공급하고 비옥한 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예상치 못한 변형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학자들은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강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미시시피강이 형성하는 삼각주의 입구에서 약 500km 상류에 강줄기의 변화 지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범람과 홍수, 예측하기 어려운 퇴적물에 의한 본류와 지류의 분리와 결합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강의 움직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도 인간 활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하천 시스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 활동의 영향을 예측하는 모든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donga.com) 2021.05.1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