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북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 ‘안드로포곤 제라르디(Andropogon gerardii)’의 줄기를 10일 표지로 실었다. 안드로포곤 제라디는 뿌리가 1~3m, 높이도 토양과 수분 조건에 따라 최소 1m에서 최대 3m까지 자라난다. 줄기의 색이 파란색 또는 보라색을 나타내 ‘큰 파란색의 줄기(Big Bluestem)’라고도 불린다.
안드로포곤 제라디의 줄기는 기다란 원통 형태의 잎으로 자라난다. 다른 ‘외떡잎식물’과 동일한 형태다. 외떡잎식물은 종자식물의 씨앗 속에 들어있는 배에서 처음 형성된 떡잎이 한 개인 식물이다. 외떡잎식물의 잎들은 ‘진정쌍떡잎식물’이 가지는 크고 납작한 형태의 잎과는 차이가 있다. 진정쌍떡잎식물은 씨앗의 배에서 처음 나오는 떡잎이 두 장인 식물이다.
사라 하케 미국 농무부 유전자발현센터 농업연구서비스 연구원과 엔리코 코엔 영국 노르위치연구센터 존이네스센터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렇게 시각적으로 서로 달라 보이는 외떡잎식물과 진정쌍떡잎식물 간 유사성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이번 주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발달 유전학적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외떡잎식물과 진정쌍떡잎식물이 잎의 발달 과정에서 서로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식물의 초기 성장 때 잎이 V자 형태로 자라났다”며 “이후 V자 형태가 잎의 중심으로 확장돼 잎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떡잎 식물의 경우, 이런 형태의 성장이 결국 원통형 잎의 발달을 이끌었다”며 “진정쌍떡잎식물의 경우, 이런 형태의 성장이 크고 납작한 형태의 잎으로의 발달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기다란 원통 형태의 잎은 진정쌍떡잎식물의 크고 납작한 형태의 잎과는 다소 다르게 보였다”며 “하지만 분석결과 외떡잎식물과 진정쌍떡잎식물이 잎을 성장시키는 동일한 방법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1.12.11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