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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6일 신석기 시대와 철기 시대 사이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표지에 묘사했다. 왼쪽부터 미케네, 미노아, 히타이트, 아르메니아, 우라르티아의 사람이다.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6세기부터 기원전 12세기까지 그리스 남부의 미케네를 중심으로 발달한 청동기 문명이다. 해상 교역권을 확보하고 전성기를 이뤘다. 미노아 문명은 그리스 최초이자 유럽에서 처음 나타난 문명이다. 지중해의 크레타섬에서 번영했으며 기원전 2000년경부터 기원전 1400년경까지 존속했다.
히타이트는 세계 최초로 철제 무기를 개발하며 후기 청동기를 호령했던 국가, 아르메니아는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문명의 교차로의 역할을 한 국가다. 우라르투 역시 현재의 터키 동부와 아르메니아에 걸쳐 있던 고대 왕국이다.
스벤트 한센 독일 고고학연구소 연구원팀은 서구 문명의 요람으로 여겨지는 청동기 시대 문명과 국가들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이번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기원전 약 1만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약 1700년전 사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 1317명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청동기 시대 문명과 국가를 형성해온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이동들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분석에 따르면 청동기 시대 번성했던 문명과 국가의 사람들이 서아시아와 유럽에 대거 이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원전 약 1만년~6500년 전 사이 적어도 두번의 대거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이런 이주로 인해 교류가 생겼고 농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기존의 고고학적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이동이 인도유럽어족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인도유럽어족은 유럽과 서아시아,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분포한 인구어족으로 사용 인구수 기준 세계 최대의 어족이다. 연구팀은 “흑해 대초원이 인도유럽어족의 발상지가 아니라 현대의 아르메니아 주변이 발상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2.08.2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