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항암제 내성 치료 실마리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폐암 환자의 항암제 내성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 타겟을 발견하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미랑․김선영 박사 공동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체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역성형 림프종 인산화효소)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항암제 내성 기전을 규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항암제 내성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체 암 사망자의 22.7% 달하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종인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암세포의 크기가 작은 것은 소세포폐암이라고 하고 작지 않은 것을 비소세포폐암이라고 하며, 전체 폐암 환자의 80~85%이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 중 약 5% 정도에서 ALK 유전자의 변이로 인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이 발병하며, 주로 50대 이하의 젊은 연령대나 비흡연 폐암환자에게서 발견된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표적항암제를 투여하면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지속적인 투여 시, 항암제 내성이 생겨 재발과 이후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
항암제 내성 원인으로 2차 돌연변이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그 기전을 모르는 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달로 개별 세포의 유전자 발현 분석이 가능해지며 항암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희귀 암세포를 구별해 내는 연구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단일세포 유전체 기술을 통해 항암제 내성 세포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하여 내성 원인을 규명하였다.
CDA(Cytidine deaminase, 시티딘 탈아미노효소)는 암세포의 증식과 이동성을 높여 전이를 유발하는 효소로, 표적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 내 CDA가 활성화되어 항암제를 회피하고 증식하며 항암제의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CDA를 억제제를 이용하여 내성이 생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김미랑 박사는 “본 연구 결과가 임상에 실제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안전성 및 유효성 등 여러 검증 절차와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 국제저널인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IF 12.178), 2022년 8월 2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DNA methylome and single-cell transcriptome analyses reveal CDA as a potential druggable target for ALK inhibitor–resistant lung cancer therapy, (nature.com) / 교신저자 : 생명연 김미랑․김선영 박사 /제1저자 : UST 생명연캠퍼스 허해정 박사과정생, 생명연 김종환 박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포스트게놈유전체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유전자의약산업진흥 유전체분석시스템구축사업, UST Young Scientist 양성사업, 그리고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ALK 유전자 돌연변이 폐암의 치료제로 세리티닙과 같은 ALK 저해제가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1년 이내에 내성이 발생하고 암이 재발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
○ 기존의 유전체분석은 수백만 개 세포를 한꺼번에 갈아서 분석함으로써 암세포의 이질성을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음
○ 최근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달로 개별세포 하나하나의 유전자 발현 분석이 가능해짐으로써 항암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희귀 암세포를 구별해 내는 연구가 가능함
□ 연구내용
○ 본 연구에서 항암제 내성 폐암세포 모델의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피리미딘 회수경로 효소인 시티딘 탈아미노효소(CDA)의 발현이 높은 암세포가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살아남는 것을 확인함
○ CDA 발현이 높은 암세포는 빠르게 증식할 뿐만 아니라, 암 전이를 조절하는 전사인자의 활성으로 인해 암세포의 이동성과 침윤성이 높아짐
○ 내성 암세포에 CDA 발현을 감소시키자, 암세포의 증식이 감소하였으며, 세포 이동성과 침윤성이 감소하고, 항암제에 대한 민감성이 회복되는 것을 발견함
○ CDA 억제제인 테트라하이드로우리딘 또는 CDA 유도 대사를 표적으로 하는 5-formyl-2'deoxycytidine(5fdC)는 CDA 발현이 높은 항암제 내성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음을 발견함
□ 연구성과의 의미
○ 난체성 폐암의 항암제 내성 원인 규명 및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
- ALK 표적항암제에 대해 내성이 발생한 폐암 환자 중, CDA 발현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여 CDA 억제제를 기존 항암제와 병용투여 함으로써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시사함.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기존에 측정할 수 없었던 암세포 이질성을 분석하였음
2. 새로운 항암제 내성 원인 유전자를 찾았음
3.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제시함
어디에 쓸 수 있나
1. ALK 저해제 내성 폐암 환자의 치료 약물 선택을 위한 진단에 활용
2. 항암제 내성 폐암 치료용 약물 개발에 활용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결과는 특허 등록되었으며, 실용화를 위한 기술이전을 준비 중입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은 CDA 억제제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되어야 합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본 연구진은 후성유전학에 전문성을 가지고 항암제 내성 기전을 후성유전학적 측면에서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습니다. 암세포는 항암제에 노출되면 후성유전학적 변이를 통해 항암제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법을 획득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런 세포가 소수 존재하지만 지속적인 항암제 투여를 하게 되면 내성 세포가 선택적으로 살아남게 되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런 다이나믹한 변화를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본 연구는 생명연 유전체맞춤의료전문연구단에서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시범적으로 분석된 데이터를 토대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및 환자 시료에서의 검증으로까지 이어져 특허 등록되고 논문으로 게재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실험 수행으로 고생이 많았던 제1저자 허해정 학생은 본 연구내용으로 UST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였고, 8월 31일 졸업식에서 우수연구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난치질환의 진단마커를 찾고 새로운 치료표적을 발굴하여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정밀의료의 실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과학도 결국엔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있지 않고 늘 열린 마음으로 새로워질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림1. ALK 표적항암제 내성 폐암의 항암제 내성 원인 규명
Cytidine deaminase (CDA)를 과발현하는 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의 암세포 집단에서도 소수 존재하며, 항암제를 투여하면 항암제로부터 회피하여 활발히 증식함으로써 항암제 내성의 원인이 됨.
그림2. ALK 표적항암제 내성 폐암 세포의 단일세포 유전체분석
ALK 변이 폐암세포(H3122) 4,835개와 항암제 내성 폐암세포(LR) 4,566개를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하여, CDA의 발현이 내성 세포에서 증가함을 확인.약물 투여 전 암세포에서도 CDA발현이 높은 세포가 소수지만 이미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림3. CDA를 표적 약물 처리로 ALK 표적항암제 내성 폐암 세포의 선택적 사멸
CDA를 표적으로 테트라하이드로우리딘 등 CDA 억제제를 이용(아래)하거나, 뉴클레오시드의 후성유전적 변이체인 5fdC를 이용(위)하여 내성 세포의 사멸을 선택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
의학약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