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뇌심부자극술 받은 파킨슨병 환자 대상145개월 장기 추적 결과 발표 누적 생존율, 1년98.8%, 5년95.1%,10년79%…40%는11년 경과 후에도 보행 가능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신경과 전범석·김한준 교수, 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 박혜란 교수(왼쪽부터)
파킨슨병은 몸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안정 시 떨림, 근육의 강직 등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중뇌 흑질 부위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점 사멸하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약물 치료 기간이 오래될 경우 약물에 의한 부작용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뇌 기저부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회로의 이상을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DeepBrainStimulation,DBS)이 대안적 치료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2005년부터 국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시상하핵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은 단기 및 중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인정돼 더 많은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중증 파킨슨병에 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 생존율 및 장기적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이 장기적으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심부자극술로 자극용 전극 삽입한 모식도
뇌심부자극술은 미세한 전극을 뇌의 깊은 핵 부위에 위치시켜 신경세포들의 활성을 자극하는 수술 방법으로 다양한 뇌신경 관련 질환들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10년 이상 장기적 효과에 대해서는 그간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신경과 전범석·김한준 교수, 순천향대 신경외과 박혜란 교수 공동 연구팀은2005년 3월부터2008년 3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을 받은81명(남자37명(45.7%), 여자44명(54.3%))의 중증 파킨슨병 환자의 현재 생존 여부와 수술 전·후 추적 검사를 분석한 결과,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이 중증 파킨슨병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파킨슨병의 진행에 대해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SCI저널인 'Neurosurgery'에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당시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62세였으며 병원에 내원해 추적 진료를 받은 기간의 중간값은145개월이었다.
표준 모집단(파란색 Expected)과 비교한 시상하핵 DBS 후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률(주황색 Observed). 수술 후 누적 생존율은 1년 98.8%, 5년 95.1%, 10년 79%.
수술 후 누적 생존율은 1년98.8%, 5년95.1%,10년79%였으며 수술을 받은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율은 일반인 생존율과 최소 5년 이상 비슷했다.11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35명(43%)이 사망했고,46명(57%)이 생존했다. 비생존자는 뇌심부자극술을 받고 평균110.46개월 동안 살았다.81명의 환자 중33명(40%)은11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됐다.
파킨슨병 증상의 중증도를 평가하는UPDRS척도는 수술 후 5년까지는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10년 경과 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최초 수술시 전극이 양측 하시상핵 내에 잘 들어간 환자일수록 더 높은 생존율과 보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범석 교수(신경과)는 "국내에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이 도입된 후 수술을 받은 파킨슨병 환자들을 추적해 최소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생존율과 장기적 예후 분석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백선하 교수(신경외과)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았던 많은 환자들이10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보행까지 가능한 상태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 연구 결과가 오랜 기간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