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다각화하는 빅파마, 국내 기업 기술수출 ‘훈풍’
계약 규모, 2022년 급감 후 지난해부터 회복세 보여
리가켐바이오, 최근 3년 새 계약 금액 7조 원 돌파

[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면서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사의 기술수출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외부로부터 물질과 기술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FOCUS’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술 라이선싱 동향 및 제언’이라는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외국 제약바이오사들과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총 104건(비공개 포함), 47조 7,693억 원(비공개 제외) 규모의 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이선싱 아웃 계약 규모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 8조4,315억 원이던 계약 규모는 2020년 10조9,782억 원, 2021년 14조516억 원까지 상승했지만 지난 2022년 6조3,458억 원을 기록하며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7조9,622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ADC 등 글로벌 수요가 높은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을 통해 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늘리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조사한 국내 라이선싱 규모 상위 10개 기업(2021년~2023년)을 살펴보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前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3년간 7조5,098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에 강점을 가진 바이오기업이다. 이 회사는 ADC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 가운데 손꼽히는 업체 중 한 곳으로, 암특이적 톡신방출이 가능한 링커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항체-약물접합(ADC) 플랫폼 기술에 대한 계약을 다수 체결하면서 라이선싱 아웃 실적을 축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ADC 후보물질, ADC 원천기술 등 ADC 플랫폼 기술을 포함해 총 7건의 라이선싱 아웃을 기록했다. 7건 중 6건이 ADC 기술에 대한 것이다.
대형 바이오 기업도 ADC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 출자해 만든 투자 펀드인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의 경우 지난해 9월 ADC 개발 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한 바 있다.
김용우 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기업들에게 있어 라이선싱을 단순히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기술라이선싱을 통해 자체적인 연구개발능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들은 라이선싱 파트너를 선정하고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