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헤르츠파로 코로나바이러스 변종, 신속·정확하게 판별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는 높은 전염성을 가진데다, 지속적인 변이종의 출현과 무증상 감염으로 인해 의료진 및 방역 당국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병 전파를 조기 차단 및 발견하여 의료현장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서민아 박사(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송현석 박사(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팀이 코로나바이러스를 구별하기 위하여 고감도 비표지식(Label-free)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센서를 이용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 시 감염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 단위체를 판별하는 새로운 타입의 진단 마커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SARS-CoV-2 검출법으로는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가 있다. PCR검사는 정확성이 높으나 4시간 이상의 긴 검사시간이 소요되고, 신속항원검사는 검출시간이 20분 내로 짧지만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갖는 시료들을 구별하기 어려워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SARS-CoV-2가 포함된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속(genus)의 바이러스들은 82% 이상의 유사한 아미노산 배열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신속하게 검출할 진단 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주파수 대역이 매우 넓어 생체분자의 고유 진동에 민감한 분광법에 활용할 경우 DNA, 아미노산, 단위체와 같은 생체시료들의 미세한 고유 정보 및 차이점까지 해석이 가능한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테라헤르츠파는 극미량 존재하는 바이오 시료와의 낮은 상호작용 확률, 신호 증폭 기술의 부재 등의 측정 환경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미량의 생체 내 시료를 직접 검출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전자기파의 특정 대역 신호를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이용하여 시료의 고유 정보가 반영된 테라헤르츠 광신호를 미량에서도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생체 분자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우선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우수한 흡수율을 갖는 아미노산을 특정한 후, 해당 신호를 증폭할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그리고 테라헤르츠 신호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하여 메타물질 표면에 시료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후 시료의 광학 상숫값을 분석함으로써 수 분 이내로 단위체의 검출 및 전하량, 극성, 소수성 지표와 같은 시료 특성 및 양을 추론할 수 있었다. 또한, 아미노산 단위의 변화를 감지하여 유사한 구조를 갖는 변이 바이러스들을 특정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었다.
KIST 서민아 박사는 “향후 발생할 전염병과 그 변이들을 추적하는 진단 기술 개발에 테라헤르츠 분석법이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 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상위 국제 학술지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IF: 10.618, JCR 분야 상위 2.87%)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tection and discrimination of SARS-CoV-2 spike protein-derived peptides using THz metamaterials(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566322000203)
- (공동제1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수현 박사후연구원
- (공동제1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연경 학생연구원(박사과정)
- (공동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송현석 선임연구원
- (공동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서민아 책임연구원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생체분자의 고유 진동에 민감한 분광법들 중 낮은 주파수를 갖는 테라헤르츠파는 물질 내 수소결합, 분자간력 정보도 분석할 수 있어 비표지식(Label-free) 바이오 진단 및 특성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낮은 신호 대 잡음비, 신호 증폭기술의 부재, 극저온 측정환경은 생체시료의 미세한 변화를 상온에서 관찰하기에 커다란 도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정 대역에서의 전자기파를 집속시킬 수 있는 고감도 ‘메타물질’을 도입하여 바이오 진단 기술 개발을 시도하였다. 테라헤르츠 분석 기술은 기본 단백질 구조에서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 SARS-CoV-2와 그로부터 파생한 변이바이러스들을 판별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 전염병 진단에서는 특이점을 갖는 핵심 인자들을 저농도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진은 SARS-CoV-2와 SARS-CoV에서 핵심 단백질 단위체들을 각각 추출하고, 서로 다른 공진주파수를 갖는 메타물질들을 활용해 시료들의 신호를 관찰 및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2. 연구내용
생체시료의 아미노산 단위의 변화를 인지하기 위하여 SARS-CoV와 SARS-CoV-2의 수용체 결합 영역에서 유사성이 높은 2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두 쌍의 단위체들을 준비하였다.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우수한 흡수율을 갖는 leucine과 asparagine과 같은 아미노산들을 특정하고, 해당 신호를 증폭할 테라헤르츠 메타물질들을 개발하였다. 제작한 메타물질은 일정한 주기를 가진 비대칭성 나노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노갭의 길이를 조절하여 공진주파수를 천이할 수 있다. 또한, 입사 편광에 따라 센서 동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광 손실이 적은 투과형 테라헤르츠 시스템을 구성하여 시료 검출의 민감도를 향상시켰다.
단위체의 흡수율은 구성성분과 주변 온도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테라헤르츠 신호의 세기 변화와 관련이 있다. 신호의 주파수 변화는 굴절률과 나노갭 내부에 포집된 분자의 수와 비례하기에 정량검출분석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테라헤르츠 신호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하여 메타물질 표면에 액상 속 시료가 동일한 면적에 균일하게 분배되도록 메타물질의 표면처리기법 및 건조방식의 최적화를 선행하였다. 시료분산기법을 적용하여 재현성과 신뢰성이 우수한 테라헤르츠 신호를 확보하였다.
양전하량을 갖는 단위체의 경우 금으로 구성된 메타물질 표면에 균일하게 분산되었다. 특정 아미노산의 테라헤르츠 흡수 대역과 일치하는 공진주파수를 갖는 메타물질로부터 아미노산 구성비에 따른 신호 변화가 뚜렷하게 관측된 반면 공진주파수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샘플 유무에 따른 신호 변화가 크지 않다. 한편, 음의 전하량을 갖는 단위체는 메타물질 표면과의 반발력과 급속건조로 인하여 불균일한 분산이 이뤄진다. 메타물질 표면상의 유효굴절률의 불일치는 테라헤르츠 신호 변화를 급격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보였다. 모든 단위체의 정량분석결과로부터 농도변화 대비 선형적인 신호 변화를 확인하였으며, 41.7 μM의 검출한계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테라헤르츠 분광법과 메타물질을 이용하여 유사한 아미노산 구성비를 갖는 단위체들의 판별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SARS-CoV-2를 구성하는 일부 아미노산의 변화로 급격하게 발생한 변이들로 인하여 방역 활동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신속하게 핵심 단위체를 특정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분석 기술은 질병 조기 진단 및 대처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새롭게 출현할 질병 인자들과 그들의 변이도 추적할 수 있다는 부분이 차세대 바이오 진단 기술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개발된 투과형 테라헤르츠 시스템의 소형화로 이동식, 현장 현시 검사가 이뤄진다면 특정 질병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다중 공진주파수 특성을 갖는 새로운 메타물질의 개발 및 테라헤르츠 분자지문 라이브러리 구축은 기존 바이오 진단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연구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급격하게 발생한 변이들로 인하여 방역 활동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신속하게 핵심 단위체를 특정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분석 기술 필요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생체분자의 고유 진동에 민감한 분광법들 중 낮은 주파수를 갖는 테라헤르츠파는 비표지식(Label-free) 바이오 진단 및 특성 분석이 가능하나, 낮은 신호 대 잡음비, 신호 증폭기술의 부재, 극저온 측정환경은 생체시료의 미세한 변화를 상온에서 관찰하기에 커다란 도전임.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정 대역에서의 전자기파를 집속 시킬 수 있는 고감도 ‘메타물질’을 도입하여 바이오 진단 기술 개발을 시도함.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신속하게 핵심 단위체를 특정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분석 기술은 질병 조기 진단 및 대처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새롭게 출현할 질병 인자들과 그들의 변이도 추적할 수 있다는 부분이 차세대 바이오 진단 기술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함
□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에서 개발된 투과형 테라헤르츠 시스템이 소형화된다면 이동식, 현장 현시 검사가 가능하여 특정 질병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함. 또한, 다중 공진주파수 특성을 갖는 새로운 메타물질의 개발 및 테라헤르츠 분자지문 라이브러리 구축은 기존 바이오 진단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음.
생명과학 KIST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