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 놔두면 2주 후에도 하루 800명대...젊은층 확산·변이 못막으면 1500명까지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현재와 같은 확산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2주 뒤에도 하루 8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과 전파력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델타 변이가 확산세를 가속한다면 하루 확진자가 1500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공동 운영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2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팀,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 이효정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팀,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팀 등 9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연구팀들은 2일 기준 코로나19의 감염재생산지수(R) 값을 1.04~1.31로 추정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사람이 몇 명에게 코로나19를 옮기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1보다 크면 감염병이 확산한다고 본다. 지난 주 분석에서는 R 값이 1 전후를 기록했는데 1주일 만에 급격히 확산세가 빨라진 것이다.
최근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의 확산세가 더 거셌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R값은 전국 R값에 비해 0.07~0.0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정 수리연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연구팀은 전국 R을 1.2, 수도권 R을 1.27로 분석했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도 전국 R을 1.04, 수도권 R을 1.13으로 분석했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향후 2주간 적어도 600~800명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2주 후인 16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834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최선화 수리연 선임연구원팀도 현재 확산세가 이어지면 2주 후 확진자가 하루 814명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효정 센터장팀은 현재 상황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하루 확진자가 4주 후인 30일 927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일 전국에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확산세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은옥 교수팀은 올해 초 3차 유행 정도의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전국에서 2주 후 하루 1568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팀은 현재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라면 백신 효과가 90%라고 단순 가정해도 2주 후 전국 하루 확진자가 1575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가팔라진 확산세에 대해 방역당국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20~30대층을 중심으로 한 빠른 확산과 델타 변이의 확산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수도권에서 특별히 젊은 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주점 등을 중심으로 전파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파는 이후 비수도권 지역으로 다시 전파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어 결국 이를 통해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발생한 20~30대 확진자 수는 2081명으로 같은 기간 40~50대 확진자 수인 1746명보다 많았다. 직전 주인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는 20~30대 확진자가 1393명으로 40~50대 확진자 1414명보다 적었다. 그 전주인 지난달 13일부터 19일도 20~30대 확진자가 1127명으로 40~50대 1185명보다 적었다. 최근 20~30대 확진자 수가 늘어나며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하루 확진자 중 연령별 비율을 보면 20~30대의 확진 비율은 7월 들어 하루 확진자의 40%를 넘겼다. 가장 많은 비율을 주로 보였던 40~50대의 비율을 6월 말부터 역전해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연령대가 됐다. 반면 백신 접종을 시작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확진자 비율은 6월 초 15~20%에서 7월 들어 10% 이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에 델타 변이의 확산이 더해진다면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 부본부장은 “델타 변이는 전파력 자체가 기존의 코로나19보다도 40% 내지 60%가 높다고 판단했던 알파 바이러스의 1.5배의 전파력”이라며 “전파력을 볼 때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앞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com)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021.07.04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