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항체 진단키트 표준화할 기준 수치 정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JR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항체 진단 키트 표준화를 위한 연구에 나섰다. 헬스케어 기업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참여하는 이번 연구는 항체 진단키트 제조사별 진단 방식과 결과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게 목적이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CDC와 EU JRC는 공동연구를 통해 항체 진단키트 표준화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이 쓰인다. 다른 진단 방식보다 민감도와 정확도가 높고 검증된 방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진단 결과가 나오는 데 보통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항체 신속진단키트 일부가 긴급사용승인을 얻으며 15분이면 결과가 나오는 항체 진단키트가 활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야당인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신속히 하기 위해 항체 진단키트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체 진단키트의 경우 위음성(가짜 음성) 사례가 나오거나 진단키트 제조사별 테스트 결과가 다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자칫 100명 중 10명의 환자를 놓칠 우려가 있고 감염 후 항체가 형성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항체 진단키트로는 선제적인 감염 차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CDC와 EU JRC,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항체 진단키트 제조사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이를 표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기능 수준을 정의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는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를 막을 수 있는 중화항체 수치를 지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감염 뒤에 생성되는 이뮤노글로불린G(IgG) 항체 기준 수치를 표준화된 단위로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약 일주일 뒤에는 환자의 몸에 바이러스 단백질 일부를 인지하는 면역 단백질인 이뮤노글로불린M(IgM)과 이뮤노글로불린G(IgG) 항체가 형성된다. 이 중에서 IgG 항체의 기준 수치를 표준화해 항체 테스트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표준화된 기준이 제시될 경우 각기 다른 제조사의 항원 표적에 대한 중화항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항체 농도를 정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환자 관리를 보다 쉽게 만들고 개발중인 백신의 효능도 입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디팍 나스 지멘스 헬시니어스 진단사업부문 글로벌 총괄 책임자는 “그동안 면역력 수준을 판단할 만한 기준을 수립하지 않아 항체 진단 도입에 큰 걸림돌이 됐다”며 “SARS-CoV-2 항체의 생성 여부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갖췄는지까지 판단하는 표준화된 키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모든 항체 진단키트 제조사들이 도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김민수 기자reborn@donga.com 2020.09.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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