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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 어린이가 성인보다 훨씬 높다

산포로 2021. 10. 8. 09:57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 어린이가 성인보다 훨씬 높다

확진자수 늘어나면 중증화율 높아질 가능성도

 

강원 춘천시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성인보다 어린이 집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높으며 이로 인해 가족 등 n차 전파로 이어질 위험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어린이 코로나19 확진자도 늘어나는 만큼 중환자도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무증상, 경증에 그쳐 간과하기 쉽지만 다른 연령층으로의 전파원이 되거나 일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점차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방역 조치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령층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질병관리청 충청권질병대응센터 감염병대응과 연구팀은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사례를 토대로 역학조사 결과 성인집단(26%)에 비해 어린이 집단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37.2%)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고 지난달 30일 '주간건강과질병'에 발표했다. 지난 7~8월 대전의 한 태권도장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된 뒤 n차 전파를 통해 총 26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역학 조사 결과 집단감염 위험은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순으로 나이가 어린 집단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가정 내에서는 형제자매>엄마>아빠 순으로 전염이 많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성인과 달리 어린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데다 활동량이 많은 데 비해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봤다. 특히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가족에게 2차적으로 전염시킬 위험이 44.1%나 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어린이가 코로나19로 중증화를 겪을 위험이 0.3%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과 10대 대부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탓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아지면서 이로 인한 중환자도 많아질 것을 경고하기도 한다.

 

지난 2일 세계 최대 감염병학술대회 'ID위크2021'에서 미국 아칸소 보건부 연구팀은 델타 유행 후 더 많은 어린이가 감염되면서 중증화 위험도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1월과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시기인 7월 코로나19 감염 어린이 환자에 대한 의료기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체 확진자 수는 1월이 31.6%나 더 많았지만 중증화 비율은 7월이 훨씬 많았다. 1월에 비해 7월 소아 코로나19 감염자가 입원한 비율은 41.9%, 중환자실에 입원한 비율은 68.6%,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비율은 3배나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전까지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를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며 코로나19와 공존하기 시작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교내에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같은 물리적 조치를 앞으로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10대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통계학과 공동 연구팀은 연령층에 따라 사회활동량이 다르다는 사실을 토대로, 델타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R값)를 6~8로 가정하고 접촉 빈도를 고려한 면역인구(접촉면역 수준)를 계산했다. 그 결과 접촉면역 수준이 50~67%를 넘어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국내 20세 이상 성인이 100% 백신을 맞더라도 접촉면역 수준은 28.1%에 그쳤다. 연구팀은 접종 대상을 10대로 확대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 이론상 10세 이상 인구의 80%만 맞아도 접촉면역 수준이 58.2%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어린이보다 고령층에게 코로나19가 훨씬 위험하고 코로나19 백신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당장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물리적인 방역 조치로 R값을 떨어뜨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대한의학회지(JKMS)'에 실렸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2021.10.07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