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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전면 해제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제도를 제외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모임 인원제한 등 모든 방역조치를 없앴다. 2020년 3월 거리두기 도입 이후 2년 1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인한 방역조치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 같은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새로운 변이 등장 등으로 인한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회 전반의 감염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재유행 가능성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새로운 변이 등장으로 또 한번 코로나19 유행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이 일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다른 실내 방역 규제를 대거 해제한 점, 백신의 면역 효과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약화하는 점을 들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좋은 여건이 현재 미국에 있다”며 “가을에는 확산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점점 추워져 바이러스 확산이 쉬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실제 방역조치를 먼저 해제한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해제 후 재유행을 경험했다. 미국 역시 이 같은 추이를 따라갈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방역조치 해제 후 확진자 급증세를 경험했던 국가들에 우려를 지난 3월 표한 바 있다.
국내 방역당국도 올가을 재유행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5일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효과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약화 가능성도 있고 가을철 계절적 영향으로 다시 재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역시 거리두기 해제와 맞물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리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감염재생산지수는 1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하지만 언제든 감염재생산 지수가 급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에 회식과 술자리, 식사 등 사람 간 접촉이 늘면서 당연히 감염도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방역정책 완화나 해제가 주는 안도감을 경계해왔다. 안도감으로 인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방역당국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18일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거리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위험이 끝났거나 종식된 것이 아니란 점을 기억해 달라”며 “여전히 코로나19 위험성을 존재한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해제로 너무 지나치게 방역 긴장감이 이완되면 완전한 일상으로 가는 분위기가 강해질까 걱정이 있다”며 “이제는 개개인의 방역수칙이 중요해지는 시기임을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2.04.18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