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발생가능성을 높이는 4가지 요인

산포로 2022. 2. 3. 10:11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발생가능성을 높이는 4가지 요인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한 사람 3명 중 1명은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피로나 브레인 포그(집중력 저하), 호흡곤란 등이 가장 흔하다.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감염시 장기 후유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4가지를 알아냈다. '감염 초기부터 다량의 바이러스 유전물질', '자가항체', '과거에 감염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재활성화', '제2형 당뇨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한 사람 3명 중 1명은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피로나 브레인 포그(집중력 저하), 호흡곤란 등이 가장 흔하다.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감염시 장기 후유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4가지를 알아냈다.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와 스탠포드대, 워싱턴대 등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환자 309명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장기 후유증 증상 20가지를 겪는지 2~3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이들 중 약 61%가 장기 후유증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혈액검사 결과와 기저질환 유무를 알 수 있는 건강 데이터를 장기 후유증이 없는 사람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시 다른 사람에 비해 장기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는 4가지 요인을 찾아냈다. '감염 초기부터 다량의 바이러스 유전물질', '자가항체', '과거에 감염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재활성화', '제2형 당뇨병'이다. 장기 후유증 증상이 3가지 이상 나타난 환자의 약 95%는 이 4가지 요인들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자가항체를 가진 사람들이 장기 후유증을 겪을 위험이 컸다. 

 

연구팀은 이 4가지 요인을 가진 사람은 코로나19 감염 동안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도 완치 후 장기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이 요인들을 가졌는지 확인하고, 감염자가 감염 증상 자체가 가볍더라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향후 장기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24일자에 실렸다. 

 

① 감염 초기부터 바이러스 부하량 높아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초기부터 혈액 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 장기 후유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혈중 바이러스 RNA가 많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증식해 부하량이 커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특히 초기부터 바이러스 부하량이 높은 사람은 증상 위중도와 관계 없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빨리 없애야 장기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② 자가면역질환 원인인 자가항체 보유

 

연구팀이 밝혀낸 4가지 요인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자가항체다. 항체는 외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들어오면 이를 막아내는 면역물질이다. 그런데 자가항체는 자기 세포나 조직을 외부 물질로 오인해 공격한다. 그 결과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장기후유증을 겪는 환자의 3분의 2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되는 자가항체를 갖고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중에는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도 자가항체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었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코로나19 감염자 3688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 결과, 4.79%(177명)이 자가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후에 생긴 자가항체는 6개월 가량 지속되며, 자가항체가 있는 사람은 감염 증상 자체가 가벼워도 완치 후 장기 후유증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중개의학'에 발표됐다.

 

③ 과거 걸렸던 특정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CDC 제공

 

연구팀은 또 과거 감염됐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가 코로나19 감염시 재활성화하는 현상도 장기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인간헤르페스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주로 구내염이나 인후염, 편도선염 등 가벼운 증상을 일으킨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간염이나 자가면역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입맞춤(타액)으로도 전염이 가능해 국내 성인 중 90%가 이 바이러스를 가졌을 만큼 흔하다. 대부분은 어렸을 때 감염돼 바이러스가 휴면 상태다.

 

연구팀은 휴면 상태였던 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감염 후 재활성화하면서 후유증을 일으킨다고 봤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증상 중에는 만성피로나 피부발진, 혈관운동신경장애 중 하나인 레이노증후군 등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증상과 비슷한 것이 많다. 

 

④ 제2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됐다. 제2형 당뇨병은 체내 혈당을 정상 수치(공복시 100mg/dL 미만)로 유지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세포에 잘 작용하지 못하는 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은 체내 혈당을 정상 수치(공복시 100mg/dL 미만)로 유지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세포에 잘 작용하지 못하는 병이다. 

 

그간 제2형 당뇨병이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여럿 나왔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 감염시 중증화할 위험이 높고, 당뇨병이 없었던 사람도 코로나19 감염 후 제2형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슐린이 만들어지는 장기인 췌장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붙을 수 있는 수용체가 상대적으로 많아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화 위험이 크고, 건강했던 사람도 췌장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 26만여 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시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최대 2.67배나 커진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2022.01.3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