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90분만에 진단하는 마스크 나왔다
미국 과학자들이 일반 마스크처럼 얼굴에 쓰고 숨을 쉬면 1시간30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려주는 진단 마스크를 개발했다.
제임스 콜린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사한 정확도로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마스크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공학’에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가 유전물질(RNA)을 읽어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쓰는 단백질 분자를 추출한 뒤 동결건조하고 종이에 발랐다. 여기에 물을 주면 단백질 분자가 제 기능을 찾는데 물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와 같은 특정한 RNA가 있을 경우 색이 바뀌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종이 센서를 마스크 원료인 폴리에스터 섬유와 결합시켜 마스크를 만들었다. 또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마스크에 달린 센서 버튼을 누르면 장비에서 물이 흘러나와 센서를 적시고 센서가 활성화된다. 센서는 PCR처럼 적은 양의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쳐 RNA 존재 여부를 감지했다. 결과는 환자만 알 수 있도록 마스크 내부에 표시된다.
마스크는 PCR 검사와 비슷한 90분이 지나면 환자의 숨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담긴 숨을 내뱉을 수 있도록 설계된 마네킹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17아토몰(aM, 100경 분의 1몰) 농도의 유전자만 존재해도 감염 여부확인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PCR 검사 표준과 일치하는 정확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서 2014년 이 기술을 에볼라 바이러스에 처음 적용했다. 지난 2016년에는 북미와 남미를 강타한 지카바이러스에도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후 의료 종사자나 실험실 연구원들이 위험 요소에 노출됐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해오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연구팀은 이날 마스크를 공개하면서 다양한 유해물질에 반응하는 다양한 센서를 부착한 입는 옷 형태의 기술도 선보였다.
콜린스 교수는 “세포합성학 기술이 웨어러블 기술로 확장될 수 있고 마스크 진단을 포함한 새로운 진단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의료진이나 군인이 차세대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를 착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com)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021.06.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