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코로나 걸리면 슈퍼면역?… 전문가 “변이 생기면 효과 없어”

산포로 2022. 3. 23. 10:27

코로나 걸리면 슈퍼면역?… 전문가 “변이 생기면 효과 없어”

감염 후 회복하면 다양한 항체 생겨
하지만 변이 있는 한 안심할 수 없어
슈퍼면역, 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개인위생 수칙 철저히 지킬 수밖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에 육박했다.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이날 발표된 코로나19 신규 확진과 누적 확진자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퍼항체’는 실제로 존재할까?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30% 더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중에선 백신접종 만으로도 한번도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된 돌파감염자까지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연면역이 원래부터 강한 경우가 있겠지만, 코로나에 감염돼 회복하는 과정에서 혈액뿐 아니라 코점막에서도 이중으로 항체가 생겨 10~14배까지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적할 면역력이 생기는 것으로 봤다. 의학적 용어는 없지만 현실에서 이른바 ‘슈퍼면역자’가 생기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22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120만명을 대상으로 감염위험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에 걸린 적도 없는 사람의 코로나 감염 발생률은 최대 12.85%로 가장 높았다. 백신을 1번이라도 맞았을 경우 감염 위험은 1.55~1.82%로 급격히 떨어졌는데 자연감염이 된 적이 있는 사람은 0.5~0.62%로 더 낮았다. 특히 백신도 맞고 자연 감염이 된 경우, 추후 코로나 감염 위험은 0.36~0.49%로 가장 적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과 자연감염을 통해 얻는 면역 사이에 다른 종류의 항체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혈액에만 항체가 생기지만, 코로나(오미크론)에 감염되면 회복하는 과정에서 코점막 등에도 관련 항체가 생기면서 1, 2차 방어막이 생긴다”면서 “인위적으로 높여준 면역에 자연면역력까지 더해지면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슈퍼면역 체계’를 갖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백신을 맞고 감염 후 회복된다면, 인위적으로 높여준 면역에 자연면역력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강력한 면역체계가 생길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으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늘리고, 자연 감염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막 단백질 등 다채로운 면역 반응을 더 유도하게 된다”며 “돌파감염을 통해 얻은 중화항체가 부스터샷(3차 접종)으로 얻는 중화항체만큼이나 효과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다시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천은미 교수는 “개인 컨디션과 면역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델타의 주요 증상은 근육통·발열 등 전신반응이 오는데 따로 코, 목 점막에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상기도감염(인후통)을 일으키는 오미크론에도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감염은 코, 입, 목구멍, 후두 등 상기도와 기관, 기관지, 허파 등 하기도 어디에나 일어날 수 있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서 항체를 얻는 종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변이가 있는 한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슈퍼면역이라는 용어는 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백신을 맞은 뒤 감염될 경우 항체 수준이 높다는 얘기일 뿐 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특히 앞으로의 유행 과정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오면 아무 소용 없는 얘기다”라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어느 정도 항체가 형성돼야 감염을 예방하는지 기준 자체도 없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hosun.com) 전효진 기자 입력 2022.03.22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