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기술에 쓰는 초음파로 암세포 죽이는 기술 개발!
초음파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기술을 한·미 연구진이 개발했다. 동물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암 조직을 괴사 시켜 주로 진단검사에 쓰이는 초음파의 항암의료용 기술로써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UNIST 도시환경공학과의 김건 교수는 美일리노이대학교(UIUC)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 있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기술을 개발했다. 초음파 진동으로 특수 설계한 화학분자(메카노포어)를 원격 자극해 암 조직 내에서 활성산소를 발생키는 원리다.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하면 암 조직이 괴사한다.
메카노포어가 포함된 하이드로겔을 쥐의 암 조직에 주입한 뒤, 개발한 고강도 집속 초음파에 노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됐으며, 72시간 내에서 암 조직이 괴사했다. 초음파 진동으로 메카노포어 분자 결합이 끊어져 자유 래디컬(Free Radical)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응성이 높은 자유 래디컬은 산소와 화학 반응해 산소를 활성산소로 바꾼다.
이 같은 성과는 초음파에 의해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원하는 부위에 필요한 시간만큼 보낼 수 있는 정밀 제어 기술 덕분이다. 특히 전달 시간을 짧게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달 시간이 길게 지속되면 초음파 진동이 마찰열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존의 HIFU기반 치료는 마찰열을 활용하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법은 초음파 진동을 활용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를 위해 메카노포어 분자도 열에는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또 초음파를 필요한 부위에 집중해 전달할 수 있어 암 조직을 괴사시킬만큼 충분한 활성산소를 발생 시킬 수 있다.
김건 교수는 “이번 연구로 초음파 기술이 기존 건축물의 안전 점검이나 의료영상 진단에만 국한되지 않고 암 조직 제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광역동 치료와 같은 기존 비수술 의료 기술과 병행해 개복 없이 암을 치료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동물의 체내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연구도 추가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20년 UNIST 도시환경공학과에 부임한 김 건 교수는 건축공학, 고분자화학, 초음파 기술 등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 건축물을 더 안전하게 지을 수 있는 스마트 재료 개발이나, 초음파를 이용한 건축물 안전 진단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일리노이대 제리프 무어(Jeffrey Moore), 킹리(King Li), 마이클 오지 (Michael Oelze) 교수 연구팀들과 함께한 이번 연구결과는 최상위 융복합 연구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1월 25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미국 국립 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UNIST 신임교원정착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Ultrasound controlled mechanophore activation in hydrogels for cancer therapy, https://www.pnas.org/content/119/4/e2109791119-0)
연구 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메카노포어는 기계적 힘에 의해 활성화되어 특정 화학반응을 우선적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분자이다. 이러한 메카노포어를 고분자 사슬과 결합시키면, 기계적 힘에 의해 원하는 화학반응 및 광학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색변화·발광 (mechanochromism, mechanoluminescence), 수소이온 (proton) 방출, 개환반응 (ring opening reaction), 전기전도성 변화 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생체 적합한 폴리머와의 결합을 통한 약물전달(drug release) 등과 같은 의학 분야로의 적용에 대한 가능성이 여러 차례 증명되었다. 하지만 의료분야로의 활용을 위해선 메카노포어 반응을 위한 기계적 힘을 원격으로 조절해야하고 시·공간적인 제어 (spatiotemporal control)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2. 연구내용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계적 힘에 반응하여 자유 래디컬3)을 발생시키는 메카노포어 개발과 함께 메카노포어의 활성화를 고강도집속초음파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4)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플랫폼 (mechanochemical dynamic therapy, MDT)을 개발하였다. 이 방식은 기존 초음파처리 (sonication)5) 방식과 달리 기계적 힘을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 시스템이다.
개발한 메카노포어를 생체 적합한 재료인 하이드로젤 (hydrogel)에 결합시켜 고강도집속초음파 기술로 원격 활성화하는데 성공했다. 자유래디컬과 활성산소6)를 원하는 지점에 발생시켜 해당 부분 내의 피부암세포 (melanoma, B16F10)와 유방암세포 (breast cancer, E0771)의 증식을 억제하고, 72시간 내에 괴사시켰다.
3. 기대효과
’시설물 안전 검사’ 및 ‘영상 촬영’에만 국한되어 있던 초음파 기술에 대한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세포 및 분자 활성화, 암세포 괴사 등 의료·바이오 분야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개발된 초음파-메카노포어 플랫폼 (mechanochemical dynamic therapy, MDT) 방법은 앞으로 생체내 (in vivo)7) 암세포 괴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자기공명 영상 (MRI), 광역학요법 (photodynamic therapy) 등과 같이 기존의 의료 기술들과의 결합을 통해 암세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의학약학 UNIST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