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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대사 조절 기전을 활용한 난치성 위암의 새로운 해법 제시

산포로 2023. 12. 21. 10:00

- 페로토시스 지방 대사 조절 메커니즘과 다라플라딥 약물 재창출을 통한 새로운 난치성 항암 치료 물질 발굴
- 항암 내성 위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암 치료에 대안으로 활용 기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 이은우‧한백수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양성광, 이하 기초지원연) 황금숙 박사 공동 연구팀은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활용해 난치성 위암의 새로운 치료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항암 내성 위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암 치료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2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위암은 2020년 전체 암 발생의 4위(10.8%)에 해당하며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러 항암제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암은 약물로 치료하기 어려워 수술이 우선시 되고 있으며, 특히 암이 위의 점막하층을 지나 근육층 이상을 뚫고 들어간 진행성 위암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진행성 위암이 쉽게 전이되는 특성과 함께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지며 재발하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최근 페로토시스(Ferroptosis)가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난치성 암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페로토시스는 세포 내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방질(phospholipid)이 활성산소에 의해 과산화(peroxidation)되어 세포 내 물질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세포막과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을 입혀 세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연구팀은 탁월한 세포사멸에 기전을 가진 페로토시스를 항암치료제로 이용하기 위해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403개의 대사 약물을 혼합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포스포라이페이스 A2(Phospholipase A2, 인지질 가수분해효소 A2) 억제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할 수 있음을 밝혀내었다.

 

특히, 페로토시스 유도제 RSL3(RAS-selective lethal 3, RAS 선택적 치사 3)와 다라플라딥(Darapladib)을 함께 사용했을 때 탁월한 사멸 효과가 나타났다.

 

다라플라딥은 혈관에 지방질이 들러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동맥경화증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다 중단된 신약후보 물질로 연구팀은 다라플라딥이 산화된 인지질인 PE를 리소포스파티딜에탄올아민(lysoPE, lysophosphatidyl ethanolamine)과 유리 지방산(FFA, free fatty acid)으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하여 페로토시스가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생명연 이은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출연연 간 협력 연구를 통해 세포의 지방질 재편성 경로를 밝혀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특히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다라플라딥과 같이 이미 허가받지 못한 후보물질을 재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기초지원연 황금숙 박사는 ”암세포의 빠른 지질 재편성 경로 규명에 활용된 질량분석기 기반의 지질체 분석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9월 15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Nature Communications (IF 16.6)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The lipoprotein-associated phospholipase A2 inhibitor Darapladib sensitises cancer cells to ferroptosis by remodelling lipid metabolism / 교신저자 : 생명연 이은우‧한백수‧이상철 박사, 기초지원연 황금숙 박사 / 제1저자 : 생명연 오미희‧이지윤 연구원, 기초지원연 장서영 연구원)

 

NST 창의형융합연구사업과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개발사업 및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기초지원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개요

 

□ 연구배경

 

○ 전체 암 발생 2위이자 남성 암 발생 1위를 차지한 ‘위암’. 그 중 위의 점막하층을 지나 근육층 및 그 이상의 단계로 진행되는 위암을 ‘진행성 위암’이라고 칭한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레지멘(regimen) 중 5-FU와 시스플라틴(Cisplatin)의 병용요법을 1차로 권장하고 있지만, 이 방법을 사용했을 때의 중앙생존 기간은 10개월 정도로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 그 때문에 대다수의 위암 환자들이 2차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위와 같이 항암제 단독투여보다 다른 약물과의 병용 투여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1, 2차 항암치료제는 기존의 약물들이 가지는 진부한 치료 효과나 혹은 약물 투여 후 치료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경우 그리고 진행성 위암에는 치료가 제한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조합이나 타겟이 필요로 한 상황이다.

 

○ 페로토시스는(Ferrotosis) 철 의존성 세포사멸이라는 의미로 비교적 최근에 명명된 세포사멸이다. 페로토시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세포막의 과도한 지질과산화(Lipid peroxidation)의 축적이며 지질과산화는 유리라디칼 연쇄반응을 통해 지질 활성산소(Lipid ROS)를 발생시켜 세포막을 직접 파괴함으로써 세포사멸을 유도하게 된다. 정상적인 세포 내에서는 글루타티온(GSH) 과산화효소인 Glutathione Peroxidase 4(GPX4)에 의해 과산화지질이 무독성 지질 알코올로 환원되어 세포의 생존을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다양한 불포화지방산 중에서 특히 포스파티딜에탄올아민(Phosphatidylethanolamine;PE)에 결합한 아라키돈산(AA)과 아드렌산(AdA)에서 과산화가 많이 발생하며,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최근, 암에서 페로토시스의 두드러진 역할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유형의 치료 저항성 암세포, 특히 중간엽 및 분화 특성이 있는 암세포는 페로토시스에 더 취약하다. 페로토시스에 대한 간엽 암세포 민감성의 기초가 되는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지식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페로토시스의 유도는 치료 저항성, 전이 경향이 있는 암세포를 사멸시키기 위한 유망한 치료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항암제 내성을 나타내는 암종의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페로토시스 기반의 암 치료용 조성물 개발 및 기전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PLA2는 인지질의 sn-2 위치의 지방산을 잘라내는 효소의 총칭으로 크게 sPLA2, cPLA2, iPLA2, lp-PLA2로 분류된다. 이중 Lp-PLA2는 주로 세포 외부에서 리포단백질과 결합하여 리포단백질에 있는 인지질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포단백질의 인지질을 분해하여 Lysophosphatidylethanolamine (Lyso)-PC를 생산함으로서, 간접적으로 세포 내 지방산의 함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연구내용

 

○ 항암 내성 군의 탁월한 세포사멸 기전인 페로토시스와 관련된 암 대사를 이해하기 위해, 403개의 대사 약물과 페로토시스 유도제 RSL3를 단독 혹은 병용 처리한 결과, 다라프라딥이 낮은 농도를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RSL3와의 병용처리 군에서 세포 대부분이 사멸하였고 페로토시스 저해제를 함께 처리하였을 때 세포사가 확연히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 다라프라딥과 다른 페로토시스 유도제를 병용 처리하였을 때에도 세포사가 크게 증가함을 알 수 있었고, 시스테인 결핍조건에서 다라프라딥 처리만으로 세포사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페로토시스의 가장 큰 특징인 지질과산화 비율의 RSL3와의 병용처리조건에서 높은 수준으로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 다라프라딥이 Lp-PLA2의존적 방식으로 세포를 페로토시스에 민감하게 만드는지 조사한 결과 혈청 안 리포단백질의 부재 혹은 무혈청 조건에서도 페로토시스를 촉진함을 확인하였다.

 

○ Lp-PLA2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하여 유전자 녹아웃(KO)을 진행하였고, 유전자가 결손된 위암 세포주가 페로토시스 유도 약물에 민감성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 지질대사체(Lipidome) 분석으로 녹아웃 세포에서 PE는 증가했지만 LysoPE와 LysoPC는 감소하였고 특히, PE-38:4(18:0_20:4)와 같은 pro-ferroptic 인지질이 풍부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로써 세포 내 Lp-PLA2가 인지질 구성을 조절함으로써 페로토시스를 억제함을 밝혀내었다. 또한, 정상 세포에 다라프라딥을 처리하여 Lp-PLA2활성을 억제한 후 지질대사체 분석을 하였을 때도 위의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다라플라딥이 산화된 인지질인 PE를 lysoPE와 FFA(free fatty acid, 유리 지방산)로 절단되는 것을 억제하여 페로토시스가 촉진되시키는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하였다.

 

○ 다라프라딥이 페로토시스를 가속하여 PACMA31의 항종양 활성을 향상함을 확인하였다. 이로써 Lp-PLA2와 GPX4 모두의 억제는 생체 내에서 종양 성장을 상승적으로 억제함을 밝혔다.

 

□ 연구성과의 의미

 

○ Lp-PLA2는 주로 세포 외부에서 리포단백질과 결합하여 리포단백질에 있는 인지질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연구에서는 유전자 결손 위암 세포주에서 지질대사체의 분석을 통해 세포 내 Lp-PLA2가 지방 대사를 조절함으로써 페로토시스의 음성조절자로 기여함을 새로이 규명하였다.

 

○ 페로토시스 세포사멸은 최근에 알려진 세포사멸 경로로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 분야이다.

 

○ 페로토시스는 다양한 암 모델에서 항암제 내성암을 더욱더 효과적으로 세포사멸을 유도함이 보고되고 있다.

 

○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병용처리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비하며, 특히 Lp-PLA2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예는 알려지지 않았다.

 

○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Lp-PLA2 저해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을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음을 밝혔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Lp-PLA2 저해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을 지니는 중간엽형 위암세포 및 다양한 암세포를 죽일수 있음을 발견 

 

2. Lp-PLA2가 세포내에서 지방대사를 조절하여 페로토시스의 음성조절자로 기여한다는 새로운 기전 발굴 

 

어디에 쓸 수 있나

 

페로토시스 유도제는 차세대 항암제로서 다양한 시도가 되고 있는데,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Lp-PLA2 저해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로 사용될 수 있음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본 연구에서 발굴한 Lp-PLA2저해제는 대규모 임상 3상을 시도했던 약물이므로 안전성이 확보된 만큼 임상 단계의 진입 시도와 속도에 따라 실용화 소요시간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위한 효율적인 페로토시스 유도제의 발굴이 필요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페로토시스가 다양한 대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사 약물 스크리닝을 진행하게 되었고 흥미로운 타겟들이 발굴되어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교정 단계에서 요구한 실험 양에 비해 기간이 길지 않아서 전전긍긍하며 논문이 게재되지 못할까 걱정했던 기억이 떠오름. 처음 시도하는 동물실험이 특히 까다로웠고 사육하던 동물이 죽는 경우가 생겨서 난감했던 일이 생각남.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페로토시스를 이용하여 암뿐만 아니라 관련 허혈성 질환, 대사질환들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고 싶음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본 연구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외에도 많은 분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음. 다양한 교류를 통하여 연구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음.

 

그림1. 페로토시스 유도제(RSL3)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A2)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위암 세포사멸 효과

2종의 위암 세포주(Hs746T, SNU-484)에 페로토시스 유도제(RSL3)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억제제)을 함께 사용한 경우, RSL3를 단독 사용한 경우보다 위암 세포의 사멸이 크게 증가함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림2. 실험동물 대상 페로토시스 유도제(PACMA31)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A2)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종양 사멸 효과

면역을 결핍시킨 쥐의 복강에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억제제)와 페로토시스 유도제(PACMA31)를 함께 투여한 결과 종양의 크기와 부피가 크게 감소함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림 3. 페로토시스 유도제(RSL3)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A2)을 함께 사용했을 때의 지질 과산화 정도 측정

2종의 위암 세포주(Hs746T, SNU-484)에 페로토시스 유도제(RSL3)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억제제)을 함께 사용한 경우, 페로토시스의 주요 특징인 지질 과산화 정도가 크게 증가함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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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록일202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