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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비만치료제가 최대 화두 중 하나로 전망되면서 비만신약 개발 기업과 비만치료제를 메가 트렌드로 이끈 장기 지속형 기술 보유 기업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양증권 오병용, 이준석 연구원은 2일 “올해 바이오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기준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바이오 주가가 많이 하락해 있는 만큼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투자의견을 Overweight(비중확대)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박재경 연구원도 올해 제약바이오 시장을 밝게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올해는 제약바이오 주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주가를 누르던 고금리가 완화되고, 신약개발 기대감이 숫자로 확인되는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오 연구원과 이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올해의 테마는 무엇일까?' 보고서에서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화두를 △비만 △MASH(비알콜성지방간염) △알츠하이머 △항암 백신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비만치료제는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많이 증가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신고점을 계속해서 경신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과 및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주가도 동반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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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비만치료제 관련주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펩트론의 주가는 2023년 6월 1일 종가 8190원에서 12월 28일 종가 4만250원으로 무려 391.45% 상승했다. 펩트론은 직접 비만치료제를 개발하지는 않지만,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장기 지속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
펩트론의 장기 지속형 플랫폼 'SmartDepot(스마트데포)'는 비만치료제와 이 모태가 되는 당뇨병치료제 등, 다양한 펩타이드 약물의 약효 지속성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 이 치료제들과 유사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2018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었으나, 1일 1회 투여에서 주 1회 투여로 개발된 위고비와 젭바운드가 비만치료제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일으켰다.
인벤티지랩과 한미약품도 각각 장기 지속형 플랫폼 기술 ‘IVL-DrugFluidic(IVL-드럭플루이딕)’과 ‘LAPSCOVERY(랩스커버리)’를 보유했다. 특히 한미약품의 LAPSCOVERY 플랫폼 기술은 이미 우수성이 검증됐다. 이 기술이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국내와 미국에서 허가돼 2021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 플랫폼이 적용된 'Efpeglenatide(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인벤티지랩과 한미약품 주가도 상승을 기록 중이다. 인벤티지랩 주가는 지난해 6월 1일 종가 1만140원에서 12월 28일 종가 1만7288원으로 70.49% 상승했다. 한미약품도 같은해 6월 1일 종가 30만4141원에서 15.90% 상승한 35만2500원으로 지난해 주식시장을 마감했다.
하나증권 박재경 연구원은 “올해 제약바이오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장기적인 관점은 필요하다”면서 “신약개발은 장기 프로젝트이므로 시장 기대에 따른 과도한 의미부여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양증권 오병용, 이준석 연구원은 MASH가 질환자는 많고 치료제는 없는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고,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의 FDA 승인 결정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약업신문](yakup.com)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입력 2024.01.0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