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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에서 눈동자와 흰자위가 만나는 경계를 '윤부'라 부른다.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각막은 손상이 되더라도 윤부에 있는 줄기세포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된다. 윤부에 있는 줄기세포가 새로운 각막상피세포를 계속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은 윤부 줄기세포가 부족해 각막이 재생되지 않아 시력을 잃는 '윤부줄기세포 결핍증(LSCD)'를 앓는다. 최근 LSCD를 앓는 환자 4명이 줄기세포 치료법으로 시력을 크게 개선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일본 오사카대 의과대 연구팀은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랜싯에 LSCD 환자 4명에게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해 치료한 결과를 공개했다. 다 자란 체세포에 외래 유전자나 특정 단백질을 가해 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유도한 세포인 iPS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LSCD는 눈에 외상을 입거나 자가면역질환, 유전질환 등에 의해 발병한다. LSCD 환자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기증자의 눈에서 얻은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각막 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를 받는다. 문제는 환자의 면역 체계가 기증자의 면역 체계와 맞지 않아 부작용이 일어나는 등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오사카대 연구팀을 이끄는 코지 니시다 오사카대 교수는 iPS를 사용했다. 건강한 눈을 가진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혈액세포를 배아와 같은 상태로 재프로그래밍하고 조약돌 모양의 얇고 투명한 각막 조직으로 만들었다.
2019년 6월에서 2020년 11월 사이에 양쪽 눈에 LSCD가 있는 39세에서 72세 사이의 여성 2명과 남성 2명에게 이 각막 조직을 이식했다. 손상된 각막을 덮고 있는 조직을 긁어낸 다음 각막 조직을 이식하고 그 위에 부드러운 보호 콘택트렌즈를 얹었다.
연구팀은 4명 중 3명은 1년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시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명은 각막의 흐림 현상은 사라졌지만 시력 검사 결과가 엇갈려 평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식을 받은 지 2년이 지났음에도 환자 4명 모두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면역 체계에 의한 이식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iPS 치료법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징조로 알려진 종양도 형성하지 않았다.
내년 3월 연구팀은 좀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이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법의 효능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2024.11.10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