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연구' 전세계 각축…美 날고 日 뛰고 한국은?
2015년까지 글로벌 Top 연구팀 5개 육성…30조원 시장 잡는다
교과부, 줄기세포 유망 6개 연구팀에 올해 60억원 지원
끝없는 생명윤리 논쟁에도 선진 국가들 앞다퉈 투자
생명의 존엄성을 두고 끊이지 않는 정치적·종교적· 윤리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30조원이 넘는 줄기세포 시장을 잡기 위해 우리나라 연구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국내에서 개발된 배아줄기세포 28종이 한국인 100명 중 최대 25명에게 면역거부반응 없이 이식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내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 개발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줄기세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임상시험이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서 실시된다. 지난 2일 국내 기업 메디포스트가 제대혈(탯줄혈액) 줄기세포로 만든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물질에 대한 1상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획득해 줄기세포 상용화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는 CHA 의과학대학교 이동률·강명서·정형민 교수팀은 2008년까지 차병원에서 확립된 28개의 인간배아줄기세포주와 6740명의 공여 제대혈의 면역 적합성 및 혈액형 관련유전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이식 대상자의 최대 25%에게 이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로 100~160주 정도의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보하면 대부분의 국민에게 세포치료용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로써 과학기술계는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 한국 줄기세포 연구,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전진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는 황우석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투자는 2008년 생명공학 전체 대비 3.8%, 2009년에는 3.4%로 점점 하락했다.
기술경쟁력 또한 수년째 세계 12~14위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는 더디게나마 지속적으로 진전을 거듭했다. 2009년에 247명의 관련 분야 석·박사가 배출됐고, 특허 출원건수는 116건(국내 82건/국외 34건), 등록건수는 23건(국내 16건/국외 7건)이다.
손영숙 경희대 교수팀은 골수 중배엽 줄기세포의 가동화 촉진인자 'substance-P'의 새로운 역할과 상처치유 효과를 입증해 Nature Medicine지에 연구 성과가 게재됐다.
김광수 차의과대학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체세포에 단백질을 도입해 바이러스·유전자 도입 없는 안전한 역분화 줄기세포의 제작 기술을 확립해 주목받고 있다.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치료제 개발을 연구하는 강경선 서울대 교수팀은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로는 처음으로 프랑스-미국-한국 3개국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에 참여해 30만 유로에 달하는 연구비를 수주한 바 있다.
대체적으로 국내에서는 조혈모세포와 중간엽 줄기세포 이용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비용 최적화와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 개발과 임상도 진행돼 산업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정부, 줄기세포 연구 활성화 방안 발표
정부는 줄기세포 연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이 함께 줄기세포분야 글로벌 Top 5 진입을 목표로 한‘줄기세포 연구 활성화 방안’을 수립했다.
2009년 410억 원 수준인 연구비를 2015년까지 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세계 수준의 연구팀을 5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10년에는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분야 2개(고려대 유승권·생명연 조이숙), 줄기세포기능조절기술 2개(서울대 강경선·한양대 이상훈), 줄기세포응용기술 2개(경희대 손영숙·서울대 김효수) 총 6개의 유망 연구팀이 선정돼 7월부터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 연구팀에는 각각 10억씩 총 60억원을 지원하며 3년 후 단계평가를 통해 40%만을 선별, 15~2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2년 후 최종 평가를 통해 다시 그 중 최우수 25%만을 선별해 추가 3년 동안 30~50억원까지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연구팀에게는 최대 8년간 적극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 지원에서는 배아, 성체 등 타입별 줄기세포가 아닌 기술 분야별로 연구팀을 선정, 지원함으로써 줄기세포 연구가 통합적으로 긴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줄기세포 연구가 어느 한 분야로 한정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중간 평가를 통해 연구팀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레 연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트위터 : @ssebiU 2010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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