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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 '항생제 내성' 정복 위한 연구 속속 착수

산포로 2023. 12. 20. 09:31

제약바이오 업계, '항생제 내성' 정복 위한 연구 속속 착수

WHO, 10대 보건 위협으로 항생제 내성 뽑아
항생제 정확한 사용으로 '내성 예방' 우선 돼야

 

 
사진=셔터스톡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

 

WHO(세계보건기구)가 ‘항생제 내성’을 일컫는 말이다. WHO는 항생제 내성을 세계 공중보건 10대 위협 중 하나로 꼽으며,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전 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유행하면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제약바이오업계와 의료계가 향후 항생제 내성으로 생길 보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OECD 평균 이상으로, 미래 항생제 내성으로 생기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가 매우 중요하나 항생제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항생제 내성 ‘정복’ 위한 연구 본격화

 

표적 세균에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항생제가 전달이 안 되거나, 표적의 변이, 항생제의 불활성화 등으로 치료가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 사망까지 초래한다.

 

지난 11일 대웅제약은 미생물·바이오 벤처기업 노아바이오텍과 ‘내성극복 플랫폼 기반 항생물질’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항생제 신약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아바이오텍은 2만여 종의 미생물 균주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또 세균의 생존 시스템을 이용해 기존 항생제에 새로운 물질을 결합해 항생제가 표적 세균 내부로 잘 전달되도록 해 세균 내 항생제 농도를 높이는 기술인 ‘항생물질 효력 증대 및 내성 극복 플랫폼’을 개발했다.

 

대웅제약은 노아바이오텍의 해당 기술과 함께 항생제 내성 신약후보물질 도출을 위해 초기 평가연구를 시작하고, 이후 검증된 물질에 대해 임상시험 등 중장기적으로 감염증 치료 신약 연구에 몰두할 예정이다.

 

또 최근 아주대의료원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팀은 상급종합병원 275만명의 공통데이터모델(CDM)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항생제 내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연구했다. 해당 연구는 항생제 내성의 원인 중 하나인 ‘부적절하게 투여된 항생제’를 막고 정확한 항생제 처방을 목표로 진행됐다.

 

항생제 사용 OECD 평균 ‘이상’...“용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

 

하지만 연구와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사진=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이 수행한 ‘2022년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74%의 국민이 세균 감염질환이 아닌 경우도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등 대다수 국민이 항생제 용도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

 

또 의사가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하게 되는 경우는 2차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하는 경우가 40.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을 구분하기 어려워 처방하는 경우가 22.2%, 환자의 요구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15.8%였다.

 

이어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평균보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4일 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16.0DDD(의약품 소비량 측정하는 표준단위)로 38개국 평균 13.1보다 높았다. 2011년 24.3DDD에서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처방량이 많은 편이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항생제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서는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콧물이나 기침 등 상기도 감염에서는 굳이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꼭 항생제를 써야만 하는 환자에게만 처방해야 한다”며 적절한 사용법을 강조했다.

 

이코노믹리뷰(econovill.com)  권혜지 기자 입력 2023.12.19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