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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된 신경 ‘밴드로 감아서’ 1분 만에 치료한다

산포로 2024. 3. 11. 15:40

  절단된 신경 ‘밴드로 감아서’ 1분 만에 치료한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 바느질로 꿰맬 필요 없이, 절단된 신경을 1분 내로 연결할 수 있는 신경 봉합 패치가 개발됐다. 밴드처럼 감아주기만 하면 돼 봉합 성공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손동희 교수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신미경 교수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웅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해 강력한 조직 접착력을 보유한 패치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나 산업 현장, 일상생활에서 손가락 등 인체 일부가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기 위해 의료진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의료용 봉합사로 신경 외피를 바느질한다. 이런 신경봉합술은 숙련된 의사도 신경 1가닥을 연결하는 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정교한 작업이다. 피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봉합술이 필요한데, 이런 어려움은 수술 시간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최근 개발된 조직 접착제는 인체 신경조직에 사용하기에는 접착력이 낮아 신경봉합술은 여전히 1900년대 방식에 머물러 있다. 

 

공동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패치를 개발했다. 패치의 주요 소재로는 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자가치유고분자*와 우수한 조직 접착력을 가지고 있는 하이드로젤을 사용했다. 자가치유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해 탄성 고분자와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 점탄성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 자가치유고분자: 물리적 손상을 입은 고분자가 스스로 결함을 감지해 구조를 복구하는 지능형 재료

 

이렇게 개발된 패치는 밴드처럼 간단히 신경을 감아주는 방법으로 적용한다. 공동연구팀은 인체와 유사한 실험 모델을 통해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입증해냈다. 특히 영장류 모델 검증에서 손목 정중 신경을 절단 후 패치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봉합했고,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을 1년에 걸쳐 확인했다. 더불어 해당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하면 기존 바느질 봉합술보다 조직재생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음을 설치류 모델에서 검증했다. 

 

공동연구팀 손동희 교수는 “패치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과 근육의 기능성 회복 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신경봉합술은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4년 1월 26일 온라인 개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논문명

 

Sticky and Strain-Gradient Artificial Epineurium for Sutureless Nerve Repair in Rodents and Nonhuman Primates

 

저널명 

 

Advanced Materials

 

키워드 

 

Adhesive (조직 접착제), Nerve repair (신경 재생), Neurorrhaphy(신경봉합), Self-healing (자가치유), Stretchable (신축성)

 

DOI

 

10.1002/adma.202307810

 

저  자

 

손동희 교수(교신저자/성균관대학교), 신미경 교수(교신저자/성균관대학교), 박종웅 교수(교신저자/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성두환 학생(제1저자/성균관대학교), 최연선 석사(제1저자/성균관대학교), 최인철 교수(제1저자/고려대학교 의과대학)

 

1. 연구의 필요성

 

 ○ 교통사고나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영유아들이 문틈 등에 끼어 손가락이나 인체 일부가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외상성 절단 환자의 조직 재건을 위해서는 수술을 통해 뼈, 신경, 혈관 등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는 봉합술이 필요하다. 절단 조직의 재건을 위한 봉합술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최대한 빠른 조직 간의 연결이 필요하다.

 

 ○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기 위한 봉합술 중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는 신경봉합술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봉합사를 이용해 절단된 신경 표피를 직접 바느질하여 연결해야 하므로 많은 집중력과 수술 시간을 요구하게 된다. 정교한 수술 방법 때문에 조직의 재건율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 신경봉합술은 외상성 절단 환자의 조직 재건 이외에도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 과정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많은 수요가 있는 기술이다. 최근 절단된 조직을 붙이기 위한 수많은 조직 접착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기계적 탄성도가 매우 높은 신경 조직에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접착력을 보이고 있어, 신경 봉합술은 여전히 1900년대 방식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2. 연구내용 

 

 ○ 공동연구팀은 자가치유 고분자와 조직 접착 하이드로젤을 다중층 구조로 제조해 시술자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1분 내외로 절단된 신경을 안정적으로 봉합 가능한 신경 봉합 패치를 개발하였다.

 

 ○ 연구팀은 강한 접착력 구현을 위해 자가치유 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하여 탄성 고분자와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하여 응력이 발생 시 점탄성 자가치유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안정적인 접착력을 구현하였다.

 

 ○ 개발된 패치는 밴드처럼 간단히 신경을 감아주는 방법으로 적용하며, 숙련된 전문의도 10분 이상 걸리던 수술을 비전문가도 1분 내외로 가능하게 하였다. 패치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 및 근육의 기능성 회복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기존의 봉합사를 완전히 대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영장류 신경 절단 모델에서도 안정적으로 신경 봉합과 기능적 회복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 특히, 개발된 패치의 우수한 접착력 덕분에, 신경이 5 mm 가량 손실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더욱 강한 탄성 하에서도 신경 봉합이 가능하였다. 기존 봉합사를 이용하는 방법에서는 신경이 손실된 경우 이식술이 시행되곤 한다. 그러나 개발된 패치는 이식할 신경 조직이 없어도, 신경을 연결할 수 있었으며, 추후 손실된 길이에 따라 조직재생 또한 촉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향후 신경 봉합 패치가 상용화될 경우 절단된 신경의 빠른 봉합으로 손상 조직의 접합 수술의 성공률과 환자의 재활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나아가 연구팀은 개발된 패치를 기반으로 전기 자극 혹은 신경 재생 약물들을 함께 사용해, 보다 빠른 신경 재생을 위한 의료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당 패치는 외상으로 인한 손상 조직의 수복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 봉합술이 필요로 하는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수술 후 신경을 다시 연결할 때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추가적인 개발을 통해 신경과 유사한 원통형 장기나 조직의 봉합에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또한, 연구팀은 제안한 접착력 강화 구조를 이용하여 지금보다 더 접착력이 강한 접착제를 개발하면 향후 응급 상황이나 전시 등의 상황에서 출혈 환자를 위한 지혈 패치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림1) 신경 봉합 패치의 개념도 및 적용과정
(A) 신경 봉합 패치는 인체 피부를 모사한 3중 구조로 구성되며, 신경과 접착하는 접착증, 응력을 흡수하는 점탄성층, 복원력을 부여하는 탄성층으로 구성된다.
(B) 신경 봉합 패치는 외부는 발수특성, 내부는 친수성을 띄며(i), 투명하고(ii), 자가치유 특성(iii, iV)을 가진다.
(C) 전통적인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상부)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하부)을 보여주며,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해 소동물인 설치류부터 대동물인 영장류까지 신경 봉합이 가능하다. 우측 하단의 도식은 안정적인 접착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그림2) 신경 봉합 패치의 접착력과 신경 봉합 과정 및 성능
(A) 신경 봉합 패치와 기존 상용 접착제 간 조직 접착력 비교결과로 상용 접착제 대비 우수한 접착력을 보여준다.
(B)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신경 봉합 과정과 10일 후 재생 중인 신경의 모습, 12주 후 완전히 재생된 신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C)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 봉합 소요시간으로, 전문가 그룹과 비전문가 그룹의 신경 봉합 시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D)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간과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했을 때의 신경 재생 후 조직 분석결과로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 G-ratio: 신경 손상 후 재생될 때 수초화된 신경의 지름 대비 축색돌기의 지름으로, 정상적인 신경의 경우 G-ratio가 약 0.6 ~ 0.8의 값을 가진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그림3) 신경 봉합 패치를 이용한 영장류의 신경 봉합 결과
(A) 영장류의 절단된 정중 신경 봉합 전과 봉합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B) 절단된 영장류의 신경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 비교결과로 신경 봉합 패치 사용 시 약 80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C)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손가락 사용 기능 평가를 위한 과자 집기 실험 과정을 보여준다. 과자 집기 시간은 원숭이가 실험 상자에 손을 넣는 순간부터 과자를 집어 손을 빼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D) 원숭이의 신경을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과자 집기 시간을 측정한 결과로, 신경이 재생될수록 과자 집기 시간이 감소함을 보여준다.
(E) 신경 봉합 후 회복 기간에 따른 근전도 신호의 크기 비를 나타낸 그래프로, 봉합사로 신경을 봉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회복도와 경향성을 보여준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Copyright 2024, Wiley-VCH. 


연구 이야기

 

 <작성 : 성균관대 손동희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우연한 계기로 고대 의대 박종웅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미세재건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 의료 현장에서는 아직도 작은 혈관, 신경들을 하나하나 바느질로 잇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동료 연구자인 신미경 교수님의 접착물질을 자가치유 고분자에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처음에는 단순히 자가치유 고분자에 접착물질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접착 고분자와 자가치유 고분자의 계면 안정도가 좋지 못해 개선을 시도하였고, 마침내 고분자의 물성을 점진적으로 낮춘 계층형 응력 분산 구조를 개발하였습니다. 예상보다 접착력이 좋았고, 설치류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저희는 향후 임상의 가능성과 고등 동물의 복잡한 신경계에도 적용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하여 영장류에 적용하였고, 안정적인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확인하였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상용화된 조직 접착제의 경우 제형이 매우 무르거나 접착력이 약해 신경처럼 탄력적인 조직을 붙이거나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계층형 응력 분산 구조를 바탕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하여 절단된 신경을 쉽고 빠르게 연결 가능하였고, 이러한 결과를 영장류에서까지도 확인 가능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향후 상용화 시 외상으로 인해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응급환자들의 접합 수술을 위해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접착력을 더 높이면 신경 외에도 혈관이나 힘줄, 인대 등 다양한 장기나 조직의 봉합에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시나 응급 상황에 사용 가능한 지혈 패치 등으로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성과는 체내에 직접 삽입하는 의료용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체내 안전성 확인을 위한 비임상 및 임상 시험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장기나 조직의 생체 신호를 수집하고 치료 가능한 체내 삽입형 유연 전자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개발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신경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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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등록일202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