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으로 단백질 뭉침 막는 기술 개발… “희귀병 치료 전자약 개발 기대”
김민석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 연구진

국내 연구진이 전기 자극으로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단백질 뭉침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희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석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유전성 난치 질환인 탈수초화 신경병증(CMT)을 전기 자극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CMT는 말초 신경 손상으로 근육위축, 무감각, 발의 기형, 마비를 유발하는 질병이다. 약 2500명 중 1명에게 발병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고통을 받는 유전 질환이지만, 현재까지도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CMT의 일종인 CMT1A는 말초 신경 세포의 돌기를 감싸는 세포가 손상돼 나타나는데, 신경 물질 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 ‘PMP22′의 이상 발현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PMP22가 정상보다 많이 발현되면 세포에서 뭉치게 되고, 세포에 손상이 생기게 된다.
DGIST 연구진은 PMP22의 뭉침을 막기 위해 전기 자극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CMT1A 질병과 비슷한 특징을 갖는 세포를 만들어 전기 자극으로 단백질이 뭉치지 않는 조건을 찾았다. 이 세포는 전기 자극을 받지 않았을 때 PMP22 단백질이 세포 내부에서 뭉쳐지면서 손상이 생겼지만, 전기 자극을 줬을 때는 PMP22 단백질이 세포막으로 이동하면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했다.
또 전기 자극으로 말초 신경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늘면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신경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기 자극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분포를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치료법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고통받는 질병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자약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바이오전자’에 3월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