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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증 확대②] '암종 불문 항암제' 암 치료의 새 기준 제시

산포로 2024. 7. 16. 08:58
[적응증 확대②] '암종 불문 항암제' 암 치료의 새 기준 제시

 

키트루다, 적응증 38개로 면역항암제 역사 새로 써
엔허투, 대체 치료옵션 없는 HER2 양성 고형암 전반으로 FDA 가속승인 획득
신라젠, 'BAL0891'· 유한양행의 'YH42946' 등 적응증 확대 박차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바이오산업이 '멀티 인디케이션(Multi-indication)'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신약 개발 자체가 목표였던 제약사는 어느새 100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속속 등장시키고 있으며, 하나의 약물로 다양한 질환과 증세를 치료하는 적응증 확대로 ‘만병통치약’ 시대를 기대케 하고 있다(편집자 주).

 

ⓒ게티이미지뱅크

 

◇ '키트루다'·'엔허투' 멀티 적응증으로 '기적의 항암제' 평가

 

[바이오타임즈] 의학계의 영원한 숙제인 암 정복이 적응증 확대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면역항암제와 자가면역 염증 질환 치료제 영역에서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신체 면역 체계를 이용하는 의약품 기전 특성상, 적응증을 무궁무진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응증 확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들 수 있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 약물이다. 다양한 암종에 치료제로 쓸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도 불린다.

 

키트루다는 항PD-1 면역관문억제제로, 활성화된 면역 T세포 표면에 있는 PD-1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성을 지닌 항체다. PD-1과 결합해 면역 T세포 등이 암세포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 항암 작용을 일으키는 기전이다. MSD는 키트루다에 대해 적응증 확대를 목표로 계속해서 다양한 임상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흑색종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키트루다는 여러 임상을 통해 18개 암종에 대한 38개 적응증에서 항암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폐암과 두경부암, 요로상피암, 식도암, 자궁내막암, 위암, 소장암, 난소암, 췌장암, 담도암 등 키트루다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암종도 상당하다.

 

적응증 확대는 곧 매출 급상승으로 이어졌고, 키트루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250억 달러(약 34조 7,250억 원)를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 됐다. 시장 점유율은 54.6%였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엔허투'는 한 가지 적응증이 아닌 고형암 전반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성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사멸하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엔허투는 글로벌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항암제로, 지난 4월 미국 FDA로부터 모든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 최초 '암종 불문' 치료제의 등장을 가시화했다.

 

그동안 위암, 폐암, 유방암 치료에 사용돼 왔으나 이번 가속 승인에 따라 대체 치료 옵션이 없었던 절제 불가능 및 전이성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 수용체 2형) 양성 고형암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방광암, 담도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해졌다.

 

그간 노바티스의 라핀나, 매큐셀 등 항암제가 BRAF 변이에서 암종 불문 치료제로 허가된 적은 있었지만, HER2 변이에서 허가된 건 엔허투가 처음이다. 엔허투는 2026년까지 7가지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엔허투의 지난해 매출은 약 27억 2,800만 달러(약 3조 7,673억 원)로 파악됐다.

 

그 외 '옵디보' 등 주요 면역항암제들이 여러 고형암에서 추가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이는 등 향후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항암 분야 적응증 확대 현황은?

 

국내에선 신라젠과 유한양행 등이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 진행 중이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과 위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인 항암 후보물질 'BAL0891'을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BAL0891은 신라젠이 2022년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도입한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계열 항암제다. 2023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의 HER2 TKI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 'YH42946'가 국내 개발에 들어간다. YH42946은 지난해 유하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이상 및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20 삽입을 동반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YH42946의 최초 인간 대상 제1/2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국내 임상시험 승인에 앞서 미국 FDA는 YH42946의 임상1/2상을 승인한 바 있다.

 

YH42946은 HER2를 표적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비소세포폐암에서 자주 발생하는 엑손 20 삽입을 비롯해 HER2의 티로신 키나제 도메인(TKD)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에 대한 항종양 효과를 전임상 시험에서 보이고 있다.

 

업계는 YH42946이 적응증 확대를 고려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임상시험에서 YH42946 유방암과 대장암 등 주요 고형암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 아형 등에 대해서도 항종양 효과를 보여 향후 적응증 확대를 기대케 한다.

 

국내 제약사는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의 적응증을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대하기 위한 R&D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앱클론이 고형암 CAR-T 치료제로 개발 중인 'AT501'은 암 단백질만을 추적하는 HER2(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기반으로 위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앱클론은 HER2를 CAR-T 치료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강력한 항암 활성 효능이 지속됨을 동물 모델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첫 CAR-T 치료제 품목허가에 도전하는 큐로셀은 PSMA, B7-H3 단백질을 타깃해 전립선암과 폐암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HLB의 미국 자회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고형암 CAR-T 치료제 후보물질 SynKIR-110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적응증은 난소암, 중피종, 담도암이다.

 

박셀바이오는 위암, 간세포암 등을 적응증으로 고형암의 대표적 암 표지자인 PD-L1과 EphA2 두 가지를 동시에 표적하는 CAR-T 치료제 특허를 출원하며 본격 연구에 나섰다.

 

[바이오타임즈(biotimes.co.kr)=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2024.07.1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