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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산소 환경서 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핵심 인자 찾았다

산포로 2023. 12. 27. 14:07

저산소 환경서 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핵심 인자 찾았다

생명연 연구진,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에 연구 발표

 
김정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연구원과 김정애 생명연 연구원 연구진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가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왼쪽부터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 김정애 연구원, 연구책임자 김정훈 연구원, 제1저자 박성렬 생명연 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저산소 환경에서 생명력이 강한 암세포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향후 혁신 항암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김정훈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연구원과 김정애 노화융합연구단 연구원 등 연구진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가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10일 공개됐다.

 

세포의 생존과 성장에서 산소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일반 대기 중 산소 농도인 약 21%보다 낮은 저산소 환경에 노출된 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분자 수준에서 리프로그래밍을 진행하며, 환경 적응에 실패한 세포는 사멸된다. 특히 암세포는 조직 내에서 저산소 환경에 빈번히 노출되는 탓에 저산소 적응 리프로그래밍이 더 활발히 일어나 정상 세포보다 생존 확률이 높다.

 

현재 이런 암세포의 저산소 적응 메커니즘을 저해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 새로운 항암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세포는 세포 내에 있는 유전체가 물리적, 화학적으로 안정성에 훼손을 입으면 사멸하게 된다. 유전체의 안전성에 관여하는 요소 중 하나는 세포의 핵 내부에서 DNA를 감싸는 역할을 하는 ‘히스톤 단백질’의 메틸화이다. 메틸화가 일어나면 히스톤 단백질이 특정 효소로 인해 변형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저산소 환경에서 히스톤 메틸화 효소인 ‘SETDB1 단백질’이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하며, 이를 제어하면 유전체의 안정성이 깨져 세포 사멸이 유도됨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SETDB1 단백질이 종양 억제 유전자인 본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와 결합해 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SETDB1 단백질과 VHL의 결합이 약해지며 SETDB1 단백질이 증가하는데, SETDB1 단백질의 증가를 억제하면 SETDB1 단백질에 의한 히스톤 메틸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유전자 발현이나 DNA 손상이 발생했다. 동시에 유전체가 불안정해지고 세포 사멸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암과 같은 저산소 적응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분자 표적을 찾은 것”이라며 “향후 SETDB1을 억제하는 혁신 신약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ucleic Acids Research(2023), DOI: https://doi.org/10.1093/nar/gkad796

 

조선비즈(chosun.com)  홍아름 기자 입력 2023.12.27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