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환자들, 코로나19 백신 항체생성률 ‘17.4%’에 그쳐
美 연구진, 장기이식 436명 백신 1차접종 후 면역원성 분석
“화이자 백신보다 모더나 백신에서 항체 반응 더 높아”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코로나19 백신 투여 후 항체생성률이 17.4%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장기이식 후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면역억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에 ‘장기이식 환자에서 코로나19 백신 단일 용량의 면역 원성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지난 15일(현지시간) 게재했다.(doi: 10.1001/jama.2021.4385)
연구진은 미국 내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들 중에 지난 2020년 12월 16일부터 2021년 2월 5일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환자 436명의 혈액을 수집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원성 반응을 분석했다.
우선, 이들의 중위 연령은 55.9세(41.3~67.4세)였으며 여성이 61% 남성이 39%를 차지했다. 인종에 따른 구분을 살펴보면 백인이 89%, 비(非)백인이 11%였다. 또한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지는 평균적으로 6.2년(median time since transplant)이 지난 후였다.
이식 수술 후 사용된 면역 억제 요법에는 타크로리무스가 83%로 가장 높았고 마이코페놀레이트(66%), 코르티코스테로이드(54%), 아자티오프린(9%), 시롤리무스(4%), 에베로리무스(2%)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약물은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들이다.
또한 전체의 52%가 화이자 백신(BNT162b2)을 맞았고 48%는 모더나 백신(mRNA-1273)을 투여받았다.
분석 결과, 체내에서 코로나19 항체(antibody)가 발견된 환자의 비율은 전체의 17%(7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항체가 생성된 사람이 10명 중 2명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이 항체 생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장기이식 수술 후에는 기존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수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장기간에 걸쳐 복용하게 되면 신장기능이 저하되거나 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신체의 전반적인 면역력이 저하되므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할 수 있고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진 역시 “mRNA 코로나19 백신을 투여받은 장기이식 환자들의 면역원성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다수는 눈에 띌만한 항체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이들 백신이 접종 후 15일~21일 사이에 강력한 초기 면역원성을 형성한다는 기존의 연구와 대조를 이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장기이식 환자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항체생성률이 더 높았고, 대사길항 유지 면역요법(anti-metabolite maintenance immunosuppression)을 받지 않은 환자들, 그리고 모더나 백신을 맞은 환자들이 항체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투여받더라도 (일반인들에 비해) 초기 위험성이 더 높을 수 있으며, 새로운 항원에 처음 감염될 때 생성되는 기억 B세포(memory B-cell) 및 T세포 특성 등을 더 면밀하게 고려해 2차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팜뉴스 (pharmnews.com) 김응민 기자 yesmin@pharmnews.com 2021.03.2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