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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거부반응 인공혈관으로 미리 예측한다

산포로 2021. 7. 8. 16:00

장기이식 거부반응 인공혈관으로 미리 예측한다

 

<KIST 김태희 박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엄희정 교수,  서울대병원 양재석 교수, KIST  정영미 박사>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하기 위해 기증자로부터 장기를 이식하는 장기 이식 치료법은 수요에 비해 기증되는 장기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의 장기를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면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돼지는 침팬지나 원숭이의 장기를 이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이 발견되지 않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돼지 심장 판막이나 각막은 실제로 임상에서 장기 이식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다른 동물의 장기가 이식되면 해당 조직을 파괴하는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다양한 인자들을 유전적으로 조작하여 장기이식용 돼지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개발한 돼지의 장기가 인체에 적합한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영미 박사연구팀이 서울대학교 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팀과 함께 인체 이식형 인공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기 전에 성공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혈관의 기능과 물성을 모사한 바이오 인공혈관을 개발하고, 여기에 인간의 혈액 순환계를 그대로 재현시킨 순환계 혈관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 장기나 의료기기를 신체에 이식하게 되면 발생하는 대표적 면역 거부반응은 장기와 수여자의 혈관이 연결된 이후 혈액이 응고되어 혈관이 막히는 문제인데, 바로 이 부분에서 장기 이식의 성패가 갈리게 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장기를 이식해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으며, 특히 혈액이 굳는 반응은 실제 혈액이 흐르는 혈관과 유사한 환경이 아니면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

정영미 박사는 혈액 응고를 이식 전에 검증하기 위해 혈관을 구성하는 주요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을 베이스로 제작한 튜브 형태의 틀에 액체 상태인 하이드로겔을 넣고 37°C에서 굳혀준 뒤 압축하는 간편한 방법으로 인공혈관을 개발하고, 실제 혈관에서처럼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게 했다. 기존의 인공혈관 구조에서는 혈관 제작을 위해 혈관내피세포를 7~21일간 배양해야 했던 반면, 새로운 인공혈관은 혈관내피세포가 빠른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부착되어 3일 이내 혈관 제작이 가능해져 분석툴로 적용시 실험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개발한 인공혈관 플랫폼은 체외 실험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실험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혈관 내피세포를 혈관 플랫폼의 혈관내막에 배양하여 인공 돼지 혈관을 제작한 후 사람의 혈액을 순환시켜 체외 시험을 진행하고,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생쥐 모델에 인공 돼지 혈관을 이식하여 체내 시험을 진행했다. 체내·외 실험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을 평가한 결과, 연구팀에서 조작한 특정 유전자로 제작한 혈관 샘플이 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잘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해당 유전자 조작돼지가 면역 거부반응이 적은 장기 기증 동물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KIST 정영미 박사는 “순환계 인공혈관 플랫폼은 실제 혈관과 구조적으로 유사할 뿐만 아니라 혈관의 물리적, 생물학적 특성 또한 모사했기 때문에 우리 몸의 순환계와 유사한 미세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라며, “제작법이 간단하여 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개발한 혈관관련 신약이나 면역치료법에 대한 전임상 툴로도 사용될 수 있어 상업적으로도 효용성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인 ‘Science Advances’(IF : 14.136, JCR분야 상위 4.93%)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Tissue-engineered vascular microphysiological platform to study immune modulation of xenograft rejection(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22/eabg2237)
    - (제 1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태희 박사후연구원
    - (제 1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엄희정 연구교수
    - (교신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양재석 교수
    - (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영미 책임연구원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질병이나 상해와 같은 여러 이유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는 데 반해 실제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의 수는 매우 적다. 이는 수요자에 비해 기증자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한적인 공급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인공 장기를 만들기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는데, 이들 중 현재 가장 임상에서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이종 장기의 이식이다. 특히 돼지의 경우는 침팬지나 원숭이의 장기를 이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결핵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이 발견되지 않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기 때문에 다양한 장기에 대해서 이종 장기 이식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판막이나 각막의 경우는 임상에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종장기이식이 활발하게 이용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체계에 의한 이종 장기 이식 면역거부반응 때문이다. 특히 선천성 면역계인 대식세포는 급성 혈관성 거부반응의 주요 매개자일 뿐만 아니라 빠르게 침입자가 침투한 장소로 이동하여 활성화됨으로써 식균작용을 하며 T 세포가 매개하는 면역반응을 증폭시켜 이종장기이식 면역거부반응에 큰 기여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러한 대식세포의 활성을 억제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세포 내 조절자들을 유전적으로 조작하여 면역거부반응이 적은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을 진행할 때 거론되는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조작된 유전자가 실제로 면역거부반응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형질전환 돼지를 제작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작 전에 조작된 유전자의 효과를 명확하게 입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표적인 혈관성 거부반응인 혈액 응고 반응은 실제 혈액이 흐르는 혈관과 유사한 환경이 아니면 검증할 방법이 거의 없다. 이에 본 연구진은 실제 혈관과 유사한 물리적/생물학적 특성을 가지면서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제작 가능한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을 개발하여 체외 및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조작된 유전자의 효과를 명확하게 입증하였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이종장기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도록 조작된 유전자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 혈관과 유사한 특성을 갖는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혈관 플랫폼은 혈관을 구성하는 주요 세포외기질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으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로 제작되었으며, 압축을 통해 하이드로겔 내의 수분을 제거함으로써 기계적 강도를 높여 실제 혈관에서처럼 혈액순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발된 혈관 플랫폼을 이용한 면역거부반응 평가는 체외 시험과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시험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체외 시험을 위해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한 돼지 혈관내피 세포를 혈관 플랫폼에 도입하여 인공 돼지 혈관을 제작하고 이를 순환계를 모사할 수 있는 관류 시스템에 연결하여 사람의 혈액을 순환시켜주었다. 이후 인공 돼지 혈관 내에서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인 혈액 응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면역세포의 부착 및 활성을 분석하여 체외 평가를 진행하였다.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시험은 사람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인간화된 마우스 모델에 체외 평가에서와 동일한 방법으로 제작한 인공 돼지 혈관을 이식하여 진행되었다. 그 결과, 조작된 유전자가 체외 및 체내 평가에서 모두 유효하게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본 유전자를 도입한 유전자 이식 돼지가 면역거부반응이 적은 이종 장기 기증 동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본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이 이종 장기 면역거부반응뿐만 아니라 다양한 혈관 세포나 면역세포의 도입을 통해 혈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반응의 기작을 연구하기 위한 기초 연구 분야 및 관련된 신약 스크리닝을 위한 툴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급성 혈관성 거부반응을 비롯한 면역거부반응을 체외 및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시험을 통해 평가할 수 있는 분석툴로서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면역거부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기존 방법은 세포를 2차원적으로 배양하여 혈액이나 면역세포들을 처리하여 관련 인자들을 분석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실제 혈관에서 일어나는 혈액의 순환을 재현할 수 없어 혈액의 응고와 같은 급성 혈관성 거부반응을 분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물모델을 이용한 체내 평가에 적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진이 개발한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은 실제 혈관과 유사한 기계적, 생물학적 특성을 갖는 3차원적 구조이기때문에 혈액의 순환을 모사하는 시스템에 적용하여 체외 평가를 진행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동물모델에 인공 혈관으로써 이식가능하여 체내 평가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인공 혈관과 달리 제작 방법이 간편하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분석툴로 적용하기 적합하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본 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은 혈관성 면역거부반응 평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혈관 세포나 면역세포의 도입을 통해 혈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반응의 기작을 연구하기 위한 기초 연구 분야 및 관련된 신약 스크리닝을 위한 툴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제작법이 간단하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제약회사와 같은 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개발한 혈관과 관련된 신약이나 면역치료법에 대한 스크리닝을 위한 전임상적 툴로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효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된 혈관 플랫폼의 재현성 확인 및 대량 생산을 위한 방법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림 1]조직공학적 순환계 혈관 플랫폼의 체외/체내 혈관 면역반응 평가로의 도입 방법 모식도

 

[그림 2] 개발된 혈관 플랫폼에서 이종장기이식 면역 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된 돼지 혈관 내피세포의 혈관 내 면역반응 체외 및 동물 모델 체내 평가 결과

의학약학 KIST (2021-07-08)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