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잘 나가는 ‘의료AI’, 38조 시장으로…AI규제법은 걸림돌

산포로 2024. 7. 22. 08:56

잘 나가는 ‘의료AI’, 38조 시장으로…AI규제법은 걸림돌

관련 시장 1년새 40% 이상 성장 전망
‘트럼프 수혜주’ UNH 등 성장 기대감 고조

 

의료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의 위상과 체급이 달라지고 있다.

 

이달 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세계 의료AI 시장이 지난해 195억달러(약 27조원) 수준에서 올해 277억달러(38조원)로 1년만에 4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 부문에 대한 정부의 투자 등으로 인해 의료AI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기존 헬스케어 기업들도 의료AI에 뛰어들었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주요 10개사 가운데 3곳은 헬스케어 회사이고 나머진 공룡 IT 기업이다. 3개사는 미국 최대 건강보험 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과 독일 지멘스헬시니어스, 올스크립츠 헬스케어 솔루션스다.

 

이 중 UNH는 18일 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건강보험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다. 이에 더해 의료AI 사업을 맡고 있는 디지털 부문(Optum·옵텀)으로 인한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강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공화당 전당대회 최종일인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청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그가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UNH 등이 관련주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지멘스헬시니어스∙삼성메디슨, 각국 의료AI ‘대표 기업’

 

지멘스헬시니어스는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8일 그가 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 측은 AI가 임상 시험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고, 의료 서비스의 개인화와 정밀도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소개했다.

 

주요국들은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이 MOU, 대선 공약, 관련 업체 방문 등으로 의료AI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직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의료AI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지만 아직 존재감은 적다.

 

일례로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관련 보고서에서 아시아 의료AI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국∙일본∙인도와 달리 한국은 주요국이 아닌 ‘기타’로 분류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1487억원)의 91%가 초음파진단기기에서 나왔다. 여러 기기 중에서도 영상의학과용 기기인 ‘RS85 프레스티지’는 선명한 이미지로 정밀진단이 가능한 제품이다.

 

초음파검사 시 지방간과 간경화 정도를 알려주는 AI기능에 지난 2월 유방 병변 확인, 악성 여부까지 안내하는 AI기능도 더했다. 통증 부위 신경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AI기능도 적용돼 안전한 시술에 도움을 줄 수 있단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태아 성장 상태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여기에 주석을 달아 정리해 제공하는 AI기술과 분만 단계별 정량화 기술도 최근 출시했다. 또 성인과 태아의 심장 스캔 시 관련 항목을 자동 측정해 제공하는 AI기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뷰노 ‘딥카스’ 4만개 병상서 활용…JLK, 사업 지속 관건은 ‘증자 성공’

 

국내 의료AI업체 매출을 단일 품목 기준으로 보면 1위는 심정지 발생 위험 진단기기인 뷰노의 딥카스(작년 95억원)다. 지난해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국내 AI의료기기 중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에 선정했다.

 

이처럼 기술력을 인정받은 뷰노의 딥카스는 의료계에서 활용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측은 “딥카스가 상급종합병원 17개 등 94개 병원(4일 기준)과 3만8000여개 병상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5월보다 병원 수는 5곳, 병상은 무려 3000여개가 증가했다.

 

뷰노의 의료 인공지능 뷰노메드 딥브레인. 사진 = 뷰노

 

물론 국내 기업들의 의료AI 사업이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이달 15일 480억원 규모 유·무상증자를 결정한 JLK는 이번 증자가 성공해야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무상증자(주식 배당) 신주 배정 기준일은 10월 8일이며 1주당 0.2주의 비율로 배정한다.

 

이처럼 대규모 증자계획이 발표된 후 주식의 가치 희석 우려가 불거졌다. 이 회사가 증자 계획 발표 직전인 이달 14일 ‘미국 진출 계획’ 보도자료를 배포한데 대해서는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내달 1일(현지시간) 유럽 집행위원회(EC)가 시행하는 AI규제법도 국내 의료AI기업들에게 걸림돌이다. AI 기술 위험도 4단계 중 두번째인 ‘고위험’ 업체로 분류돼서다. 법안은 생체정보 수집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데 AI기업들의 사업 기반이 생체정보다.

 

지식재산권(IP) 기업 글로벌IP카운셀러의 파트너인 웬시에 변리사는 18일 미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 법으로 인해서 대부분의 기업은 법을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믹리뷰(econovill.com) 이혜진 기자 입력 2024.07.20 18:11